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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에게 이 시를..

어린공주 |2003.05.23 23:05
조회 106 |추천 0

가버린 날들 / 이태수
 
 

밤이 길게 휜다. 잠은 오지 않고, 밤의 옷자락을 부여 잡는 손이 떨린다. 
  
가버린 날들은 가물거리는 밤하늘의 별로 뜨고, 별을 바라보는 마음, 시리다. 아프다.

창유리를 타고 내리는 어둠의 입자들 속에도 지나온 발자국들이 있다.

 

언제나 헛돌고 있을뿐인 길들이 숨어있다.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벗어나 떠돌던 바람 소리가,

그 소리를 빚는 공기들의 빠른 발동작들이 어둠 속에 깃들여 있다.


너는 가고, 나는 여기서 애타게 기다리지만  끊임없이 말한다.

밤은 길게 휘어지면서, 옷자락 부여잡고 귀를 곧추세워도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만 늘어놓는다.

눈을 들어 바라보면 볼수록 별들이 아득하게 가물거린다. 
  
손짓하며 부르면 더욱 멀어진다. 나직한 목소리로 나를 부르는 저 소리.....

앞을 봐도, 뒤를 돌아봐도 안 보이는 너의 희미지하지만 완강한 목소리.....

가버린 날들은 가물가물 산 넘고 강을 건넌다.
  
길이 끝난 곳에서 길은 다시 열린다는데,

길 끝에 서도 길은 보이지 않고, 너는 이토록 내 마음 붙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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