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이었습니다...
날씨도 후덥지근해서 나가기도 귀찮고 집에서 뒹굴뒹굴하며 영화를 보던중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043-***-****
충청도 지역번호죠...
한때 충북 제천에서 잠시 비비던 때가 있었던지라, 혹시나 아는 사람인가 하고 전화를 받았죠.
역시나, 당시 제천에서 생활하던 중, 알게된 형님이셨습니다...
하기사, 말이 형님이지, 그냥 얼굴만 익히고, 그러다가 밥도 같이 먹고, 술도 같이 한잔씩 하고, 그러다 조금씩 친해졌죠...
근 3년만에 연락이 닿아서 무척이나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전화통화중, 말씀하시길...
그동안 원양어선 탔는데, 일주일전에 들어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답니다. 저야 뭐, 모르는 처지도 아니고해서 반갑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통화가 끝나갈즈음에 얼굴이나 보러가도 되겠냐는겁니다...
집은 부산인데 충북 제천에서 일 보시고 부산 가시는 길에 대구 들렀다 가신다는겁니다...
저도 기쁜 마음에 들러서 얼굴이나 보자 그랬죠...
그러고나서 서너시간 후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하셔서 제가 한 20분정도 늦었습니다.주말이라 막히는 버스 안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숙소 잡아놓고 나오신다고 터미널 앞 커피숖에서 보자십니다
늦어서 죄송하기도 하고 허겁지겁 달려 커피숖으로 가서 이 형님을 만났죠
근 3년만의 만남이었습니다
전보다 살도 많이 빠지고 검게 그을린 모습이 그 동안의 생활을 함축적으로 나타내고 있었죠...
이 형님, 고향은 전라도인데 생활은 집안 어른들은 부산에 계시고, 현재 이혼한걸로 알고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타는 갈증, 시원한 음료수로 달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뭐 역시나 한잔 하러 나섰죠...
대구시내 모 호프집에서 간단하게 생맥주로 시작했습니다...
수다는 여자들만 떠는거라지만, 남자들의 수다도 만만치않죠^^;;;
그러다보니 시간은 어느세 자정 가까이를 달리고 있고,,,
뒤늦게 합류한 제 여친과, 이렇게 셋이서 근처 칵테일바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냥 들어가긴 뭐하고 해서, 간단하게 칵테일 한잔씩 하고 들어갈 요량이었죠...
일단 자리를 잡고 칵테일을 주문할려니깐, 그 형님말씀이,"나중에 너 결혼하면 축의금도 못줄지 모르는데 지금 준다 생각하고 양주 사줄께..." 이러시는겁니다.
그래두 미안한 마음에 그냥 간단하게 한잔 하고 나가자니깐 끝까지 괜찮다는겁니다...그래서, 제 여친은 무알콜 칵테일을 마시고(여친이 술을 못마십니다^^;;) 형님과 전 양주 한병 시켜놓고 이런저런 이야길 하며 그 동안의 회포를 풀었죠...
그럭저럭 시간이 흘러 가게 마감시간을 1시간정도 남겼을때, 이 형님이 전화 한통 하자며 휴대전화기를 빌려달라더군요,,,사건은 여기서부터 시작입니다...ㅜㅜ
그래서 별 생각없이 전화기 드리고 전 여친과 이야길 나누고 있었죠...
그러다 옆자릴 보니깐 통장을 의자에 빠뜨려놓고 나간겁니다.
형님건가 싶어서 챙겨놓고 기다렸죠~
그런데 30분이 지나도 소식이 없는겁니다.
여친 전화기로 제 전화에 전화를 거니깐 계속 음성으로 넘어가버립니다...
제가 걱정하는게 보였는지 바 직원분이 나가서 한참을 돌아다니고 들어오셨는데도 못찾겠더랍니다...가게 문 닫을 시간은 다되가고, 어쩔수없이 술값 20만원정도 나온거 제가 계산하고 나왔습니다...저도 걱정이고, 여친도 걱정하고 해서, 그 주변을 서너바퀴 돌았습니다
사람이 그렇잖아요,,,맨정신이면 모르는데, 술도 한잔한 상태니까 은근히 잘못됐을까봐 걱정이 되더군요...
한시간정도 그렇게 길에서 헤메다가 않되겠다싶어서, 형님이 숙소로 잡아놨다는 호텔로 가보기로 했습니다...뭐 길을 잘 몰라 헤메다가 호텔로 들어갔겠거니...생각한거죠...
택시를 타고 달려서 형님이 이야기한 숙소에 들어가 확인해봤지만 허탕이었습니다...
그런 사람은 아예 없다네요...
순간 삐질 ㅡㅡ;;;;;;;;
그렇게 한참 헤메다가 시간이 너무 늦어 여친 집에 바래다주고 저도 집에 들어왔죠...
다음날 아침,,,
눈뜨기가 무섭게 씻고 터미널 근처로 달려갔죠...
그러나 찾을리가 만무합니다....
한양에서 김서방 찾는거나 마찬가지죠...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형님이 흘려논 통장을 봤죠...
부산에 있는 모은행이더군요...
통장이 네개였는데 예금주 이름이 모두 같더군요...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은행으루 전화를 했죠...
역시나 전화번호는 알려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대강 상황을 둘러대고 그럼 그 분한테 전화 좀 부탁한다고 이야기를 하고 전화를 끊었죠...
술값 떼인게 문제가 아니고, 할부 막 끝난 짱짱한 휴대전화기 잃어버린게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사람한테 당한다는게 이런건가 싶었죠...
정말 그 상황에선 혈압이 오르는게 아니라 오히려 떨어지는거 같더군요...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한참이나 지난 후에 내린 결론은...
"아, 당했구나..." 였습니다
그러다 바로 통신사지점으로 가서 발신정지 시키고 통화내역을 뽑아봤습니다...
왠걸, 전화한통 쓴다고 나간 사람이 전화는 쓰지도 않고, 전화기로 인터넷의 바다에서 헤엄을 친 모양입니다...전화통화라도 했으면 쉽게 찾을줄 알았는데, 순간 주저앉았죠...
그러는차에 통장예금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전 혹시나 이 사람이 그 형님(이젠 형님이라고 부르기도 싫습니다...개호로잡놈의새퀴)의 와이프가 아닐까하고 통화를 했는데...허걱 ㅡㅡ;;;;;;;
전화를 주신 분은 부산에서 술집을 운영하신다는군요...
다짜고짜 저한테 욕을 막 하십니다...순간당황ㅋ
그래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드린거다...라고, 열은 받지만 최대한 예의있게 이야기를 했습니다...그러니깐 나중에 수긍을 하시더군요...
이 분, 하시는 말씀이 더 황당합니다...
일주일전에 자기네 가게에 술을 마시러 왔답니다...혼자 와서는 7만원어치 술을 마시고, 현금 7만원을 주고 가더랍니다.그런데 다음날 또 왔더랍니다...이번엔 양주 두병에 안주 이것저것...
그러다가 이 여자분이 화장실 간 사이에 카운터에서 돈 챙기고 지갑에 가방에 카드에,,,하여튼 돈되는건 다 챙겨서 날랐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저한테 한 이야기나 그 여자분한테 한 이야기 다 같은 이야깁니다...
원양어선 탄다, 차가 어찌되서 돈이 깨졌다, 이번 수요일날 다시 배타러 간다...등등
저도 그제서야 '100% 당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맘속으론 계속 아니길 바랬었죠,,,,막말로, 예수님 공자님 맹자님 부처님, 기타등등 알고있는 님들은 다 불렀습니다...역시나 신은 없습니다...ㅋㅋㅋ농담이고~~~
돈 20만원...물론 아깝습니다~
할부끝난 짱짱한 휴대전화기...물론 아깝습니다~(사실은 안에 저장된 전화번호가 더 아깝습니다)
하지만, 가장 안타깝고 마음이 아픈건,,,,
사람이 사람한테 속는다는 겁니다...
서로 힘들때 만나서,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되어주며, 서러움을 달래기위해 술잔을 기울이던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엔가 그런 믿음이 산산조각이 나 버렸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하고, 무더운 땡뼡에서 마음 졸이며 뛰어다닌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는것만큼 힘들고 무서운건 없는것 같습니다...
원래 제 성격이 낙천적(말이 좋아 낙천적이지, 나쁘게 말하면 자포자기?ㅋㅋ)이라 그냥 지나가다 똥밟았다~생각하지만 괜시리 서글프네요...
전, 사기는 멍청한 사람들이나 당하는줄로만 알고있었습니다...
(사기 당하신 분들한테는 죄송...ㅜㅜ)
사기란,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게 아니라 마음이 마음을 속이는것이더군요...
큰 공부 했다 생각하지만, 영 마음이 쓰리네요...
두서없이 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_)꾸벅~
p.s
주 본거지가 부산이면서 전라도 말투에(갠적으로 전라도 정말 좋게 생각합니다...제가 현제 대구 살지만, 지역감정을 떠나서 해남이랑 순천에서 밥 좀 먹었죠...ㅋ) 배탄다고 사기치고(지금와서 말이지만, 첨부터 끝까지 다 거짓말같습니다)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30후반에서 40초반의 검은 얼굴에 작은체구(한 160조금 넘을라나~)를 한 성질더러운...말투가 좀 그렇습니다...ㅋ
지 이름이 박영수라고 떠들고 다니는 개호로잡놈의새퀴를 발견하시면
현장에서 사살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