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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건조증" 처방전

김정미 |2003.05.26 21:44
조회 9,071 |추천 0

"당신의 증세는 안구건조증이군요"

"말 그대로 눈에 물이 적어서 생기는 병으로서 눈이 뻑뻑하고 침침하게 되는거죠"

나같은 울보가 눈에 눈물이 모자라서 병이 생기다니요

"눈물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물이 모자란다는 거지요"

눈의 옹달샘이 말랐다는 내용이군요 한마디로...

옹달샘이 마르게 되니 이렇듯 눈이 아프고, 시야도 흐리고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 물약을 하루에 수회씩 눈에 투여하세요  인공으로 눈물을 만들어 주는 거지요"

 

안과 문을 밀고 나오면서,

잠시전에 넣은 물약으로 조금은 더 밝아진 듯한 세상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에 젖어본다

"마음 건조증"

그래 마음도 눈처럼 건조해질 수 있을거라는생각이 들었다

메말라 가는 마음에...건조해 질 대로 건조해져서 쩍쩍 갈라져 가는 마음에

물약이라도 처방하여 촉촉히 젖어들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미 마른지 오래 된 옹달샘처럼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생겨나지 않는 마음에

마음 건조증 처방물약으로  감정의 수분을 공급받게 하면 좋을텐데.

오랜 가뭄으로 말라 부서지기 직전인 마음에 단비처럼

마음 흠뻑 젖어들 수만 있다면...

 

나름대로 마음 건조증 치료약을 생각해 본다

 

 마음이 바싹 말라 숨쉬기 조차 힘들어지는 날,  몇잔의 술로 마음을 적셔봄이 어떨까

가물대로 가물어 마음밭이 쩍쩍  갈라져 버리는 날,  술 몇잔으로라도 그 밭을 기름지게 가꾼다면

마음밭은 서서히 부드러워지고 진실한 내가 살아나게 될 것도 같은데...

 

옛추억에 젖어서 친구에게 전화를 해 보면 어떨까

"우린 그 때 그랬었지"  갑자기 향수에 젖어들겠지

갈래머리 여고시절로 돌아가 장황한 수다속에서  마음은  사춘기 소녀가 되어 메마른 감정이 살아나고

그리움에 젖어들리라

 

산을 올라보는 것도 좋겠지

나무하나, 풀포기 하나와 속삭이며 나는 수도승마냥 모든것 초월한 자연의 일부가 될 것같다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낮추며 현실에 대함을 모두 버리고 나와 산만이 오직 하나가 되는 순간

물오른 나무처럼 내 마음도 그렇게 촉촉히 젖어감을 느끼게 되리라

 

분위기 있게 커피를 마셔보는 것도 좋을듯 싶다

기왕이면 예쁜잔에 커피한잔  서서히 음미하며 마셔보는 것도 좋으리라

단숨에 마시지 않고 향을 맡으며 서서히 목구멍을 적시는 커피.

처음엔 입술을 적시고, 내려가면서 마른 마음까지 적셔지게 되리라

비로소 마음 가득 커피향으로 피어나면 내 마음은 그리움으로 젖어들게 되겠지

 

미지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익숙한 것에서 잠시 결별을 하여 낯선 곳에 이방인이 되어보는것도 좋겠지

바라보는 모든 신기한 것들 속에서 나는 한 나그네가 되어 헤매어 보는 낭만의 순간들

현실은 저 만치 가 있고 오직 나 하나만이 존재하는 그 순간엔 마음은 기쁨으로 젖어들겠지

 

음악과 시를 감상해 보는 시간도 좋을 듯 싶은데...

마음에 투여되는 감미로운 음악이, 시의 운율이 순간 메마른 마음에 단비처럼 내려지리라 믿는다

음악은 빗물처럼 마음을 흘러내리고 아름다운 시는 감정을 적셔주기 충분할테지

 

현실을 살아가면서 이렇듯 어쩔 수 없이 메마르고 갈라지고 부서진 마음에 나름대로 치료약을

투여해 보면 어떨까

오늘 하루도 내 마음 내가 진단하고,  내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적절한 처방전을 내려본다

" 오늘의 처방전으로는 막걸리에 빈대떡이 어떻겠수"

"가라앉은 맑은 막걸리 두잔에 빈대떡 석점을 복용하시고 푹 주무시구려"

 

오늘밤, 저는 인공의 마음 치료약 두잔 마시고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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