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부모님은 경기도에서 농사를 지으십니다.
신랑이랑 시동생을 서울에서 학교를 다녔고, 직장 생활을 하고요
그래서 서울에 작은 빌라를 하나 사서
그곳에서 시할머니가 울신랑과 시동생 챙겨주면서 함께 사셨습니다.
신랑이 결혼할 나이가 되면서
시부모님께서는 결혼하면 할머니는 시골로 모시고 내려가고
시동생은 방얻어서 내보낼거니 어여 장가가라고 말씀하곤 하셨답니다.
그 집은 울신랑 신혼집이 될거란게 기정 사실이었죠.
물론 할머님이나 시동생도 그리 알고 있었구요
우리나라에서 남자는 집만 있으면 결혼준비 다된거잖아요
8년이나 나랑 친구로 지내던 울신랑
내가 전에 남친하고 헤어지기가 무섭게 작업들어와서는
죽어라고 내 머리에 결혼해야 한다고 세뇌시켜서는
연애 6개월만에 나에게 결혼 승낙을 받아내더니
1달만에 양가 허락받고, 상견례에 예식장 예약까지 끝내버렸습니다.
울신랑의 엄청난 추진력... 정신 하나도 없었습니다.![]()
근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울시부모님 아들이 장가가니 할머니 모셔가겠다고
시골 밭근처에 새로 집 지으신다고 땅보러 다니시는데
할머니가 않내려 가겠다고 하시는 겁니다.
이유도 말씀 않하시고 그냥 싫다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하고 싶으시냐고 물으면 그냥 당신이 알아서 하시겠답니다.![]()
결국 저희는 전세를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시골에 땅사서 집지을 수 있는 돈인데도
서울에서는 옥탑방 얻기고 힘들었습니다.
2달을 여기저기 고생하고 다녔더니...
당신은 알아서 하신다고 그 집에 들어와 살랍니다.![]()
여전히 시골에는 않내려 가시겠다고...
서울 사는 다른 자식 집으로 가시겠답니다.
어디로 가실거냐고 물으면 그냥 당신이 알아서 하시겠답니다.
할머니 덕분에 저희 집구하러 다니다 멈추다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결혼하신분 아실거예요...
집문제가 자꾸 번복되는게 얼마나 큰 스트레스 인지를...
참고로 울시할머니 울신랑 무지 예뻐하십니다.
울시어머니께서 울신랑 낳을때 할머니 당신께서 직접 받으셨답니다.
덕분에 편애가 심해서 함께 살면서도 혹여 울시동생이 맛있는 반찬 먹으면
형 줘야 한다고 그자리에서 뺏어서 냉장고에 넣던 분이랍니다.![]()
결국 그 집을 신혼집으로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가구와 가전을 버리고, 쓸만한건 시골 시부모댁으로 옮기고,
도배도 새로하고, 장판도 새로 깔고, 조명도 바꾸고, 칠도 새로 했습니다.
집안에 가구 하나도 않남아 있는데
할머니는 계속 그집에 계셨습니다.
어디로 가실거냐고 물으면 알아서 하신다고만 하시고...
결국 신혼 가구며, 가전은 제대로 들이지 못했습니다.
신혼 여행 다녀와서 들이기로 하고...
보통은 결혼전에 신혼집 꾸민다는데
저는 집이 어떻게 변했는지 결혼전에 딱 한번 가봤습니다.![]()
우리 시할머니...
우리 결혼식해서 신혼여행떠나고
돌아오기 전날에서야 그집에서 나오셨습니다.
저요...
신혼여행가서도 내내 불안해서 별로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결혼 전에 시할머니 모셔야 한다고 약속한것도 아니고
시부모님께서 내게 시할머니 부양을 시키시는 것도 아닌데
당신이 그냥 않나가고 계시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나가시라고 억지로 등떠밀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혼전에 할머니 때문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습니다.
보통은 신혼집 준비할 때 친정엄마가 도와주시잖아요?
할머니가 그 집 지키고 계시는 바람에
울엄마 딸이 살집이 어딘지도 모르고 계시다가
저 결혼하고 나서야 집구경 하셨습니다.
혹여 어린 딸이 나이 80이 다되가는 시할머니 부양까지 해야 할까봐
노심초사 하셔서 저희 부모님 말이 아니였습니다.![]()
저요 결혼 준비하면서 혼수나 예단, 예물 스트레스는 거의 않받았습니다.
혼수는 어차피 우리가 쓸 물건들이니 필요한거만 샀고,
예물은 둘이 돌아다니면서 신랑 반지하나, 저는 다이아 셋트 하나로 끝냈고,
시어머니께서 금가락지 하나 해주셨습니다.
근데 예단...
시어머니께서 당신들건 않해도 되니 할머니꺼는 꼭 하라고 하십니다.
울신랑 장남이라 시부모님에 시할머니까지 챙기느라 예단 스트레스 쬐금 받았습니다.
결국 제 결혼전 스트레스 원인은
90%이상이 할머님이셨던 거죠...![]()
근데요...
제가 이렇게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친정부모님, 신랑 그리고 친한 친구 한명밖에 없습니다.
누구한테 하소연을 하겠습니까...![]()
우여곡절 끝에 작년 11월에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설날...
할머니께 세배를 했습니다.
세배돈 않주십니다. 원래 그런 분인가보다 했습니다.
차례상 준비하다 보니
당신 손주들 하나하나 찾아다니시면서 몰래 주머니에 얼마씩 꽂아주고 계십니다.
난 정말 남이구나...
겨우 1,2만원에 엄청 상처 받았습니다.![]()
설 다음날...
시동생이 현관에 거울을 달아줍니다.
울집 현관인데 시동생이 못질하며 고생하는게 안쓰러워서
울신랑에게 "당신이 좀 해." 그랬습니다.
할머니가 옆에서 대뜸 무어라 하십니다.
울신랑한테 일시킨다고...
어른 말씀이니 암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습니다.
할머니한테 울시동생은 일시켜도 되는 사람이고,
울신랑은 손가락 까닥하면 큰일나는 사람입니다.![]()
설선물로 홍삼 엑기스 사드렸습니다.
설다음날 돌아가시면서 그건 않가져가시겠답니다.
않드실거라고 울시아버지한테 강제로 안깁니다.
울시아버지도 똑같은거 받았다고 그냥 드시라는데
싫으시다고 가져가랍니다.
결국 시아버지가 두개 다 가져가셨습니다.![]()
(참고로 시골에 집을 새로 짓는 관계로 설명절을 우리 신혼집에서 치뤘습니다.
글구... 할머님은 원래 홍삼 잘 드시는 분입니다.)
우리 시할머니...
결국은 우리 신혼집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는 작은집에 계십니다.
울시어머니 표현대로 정말 울신랑한테서 떨어져있기 싫으신가 봅니다.
얼마전 할머님계시는 작은집 식구들이랑 외식을 했습니다.
고기집에서 모두 자리잡고 앉았는데
울시할머니 울신랑옆에 서서는 앉을 생각을 않하십니다.
저도 울신랑 손 꼭잡고 버티고 서있었습니다.
울신랑 옆자리 쟁탈전인거죠...![]()
보다못한 작은아버님이 "엄니는 내옆으로 오소." 합니다.
덕분에 신랑 옆에 앉았습니다.![]()
시부모님이랑 하는 식사였다면
저도 까짓거 신랑옆자리 할머니께 양보합니다.
시어머니 옆에 앉으면 되거든요 ^.^
근데 작은집 식구들이니... 어디 앉아야 할지 막막하더라구요...
이외에도 사소한 에피소드는 아직 무궁무진하지만
이미 너무 길게 써버린거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이제부터 결론...
제가 시할머니 얘기를 쓴건요...
제 하소연을 하기 위해서도, 시할머니 흉을 보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제게 시할머니는요...
단지 좀 어렵고, 불편한 상대이지 밉거나, 나쁜 분이란 생각은 않합니다.
할머니도 악의를 가지고 저를 미워하는건 아닐테니까요...
제가 여기서 얘기하고 싶은건요
사람에게는 누구나 다른 사람이 못느끼는 입장차이란게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할머니 때문에 이런저런 스트레스 받는다는걸 모르시는 울시어머니는요...
가끔 할머니 찾아가서는 "우리집에도 와계시고 그러세요."라고
인사치례라고 하라고 하십니다.
근데 저 무섭습니다.
할머니께서 저희집에 오셔서는
결혼전처럼 내가 알아서 하마 하시고 않가실까봐도 겁나구요
울신랑한테 뭐라도 시키면 저 그 잔소리에 질식할 지 모릅니다.![]()
(설명절에 시어머니가 저 설겆이 하는데 울신랑도 함께 설겆이를 시켰거든요
울시할머니... 울신랑 설겆이 끝날때까지 그거 시켰다고 울시어머니께 뭐라 하시는데
저 정말 놀랐습니다.)
할머니 계시는 동안은 전 울신랑 하녀로 살아야 합니다.
시어머니께 그랬습니다.
"저 할머니 무서워요."
울시어머니 깜짝 놀라십니다.
뭐가 무섭냐고
니 신랑 예뻐하니 너두 예뻐한다고...
너한테 뭐하나 나무라는거 없지 않는냐고...
사실 그렇습니다.
과일 먹을때면 꼭 너두 먹어라 한마디씩 해주시고
명절 담날 늦잠 잤는데도
그냥 웃어 넘기셧지 꾸중한마디 없으셨으니
다른 사람 보기에는 좋은 시할머니지요...![]()
저 그래서 그냥 시어머니 보고 배시시 웃었습니다.![]()
결혼 전부터 할머니 덕분에 스트레스 만빵이었다는 말도 할 수 없고,
그렇다고 결혼 후 에피소드를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여기 보면요...
가끔 울부모님은 너무 잘하는데 울올케는 너무 성의가 없다는
시누들 의견이 있는데요...
그런 글 볼때마다 올케 입장을 제대로 알고 섭섭해 하는건지 묻고 싶어집니다.
물론 그런 분들이 섭섭해 하시는게
나쁘거나 잘못 된거라는 의견은 아닙니다.
그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섭섭할 수 밖에 없으니까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요...![]()
저희 시댁 식구들 입장에서 보면
울 시할머니도 괜찮은 어머니고, 괜찮은 할머니시거든요
여기 시누님들에게 당신 부모님은 좋은 시부모님이라고 보이는 것처럼요
그냥 올케분들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 보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저처럼 작은 에피소드들이 가슴에 많이 쌓여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울시어머니가 저에게 "왜?"라고 물으셨듯이
올케의 그런 에피소드들을 시누님들이 모르고 계시는 걸 수도 있잖아요...
저요 그렇다고 할머니랑 사이 나쁜건 아니예요![]()
지금도 가끔씩 과일 사들고 인사드리고 가고요
할머니 생신이며, 어버이날 선물까지 챙겨 드렸어요.
뭐, 그때마다 맨날 돈쓴다고 꼬박꼬박 혼나기도 하구요![]()
근데 설마 돈쓰는고 혼내시는 거겠어요?
고마워서 하는 말씀이시겠지...
저도 그다지 잘하고 사는 딸이나 며느리는 아니지만
주제넘게 좀 길게 썼습니다.
서로서로 그럴수도 있겠다하고
조금씩만 이해하고 살 수 있었으면 해서요...
그럼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꾸벅(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