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600만평 광활한 초원 대관령목장 여행

돈키호테 |2003.05.30 13:46
조회 1,076 |추천 0

600만평 광활한 초원 대관령목장 여행

 


살짝나와 안개뒤로 몸감추는 대초원 새침해서 아름다워

 

끝없이 펼쳐진 초록 구릉들, 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을 뜯는 소떼, 아스라이 이어진 비포장 일주도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산봉우리들 사이로 또렷이 잡히는 동해바다…. 이런 풍경을 머리속에 그리며 찾아간 강원도 대관령목장엔 안개와 구름이 잔뜩 끼었다. 소떼는 보이지 않고, 강릉쪽 동해바다는 어디쯤인지 짐작도 할 수 없다. 운이 안좋았다.

 

언듯언뜻 모습 보이는푸른언덕·풀밭·들꽃·소나무‥흐린날씨 위로하듯 그림같은 풍경 자아내

 

그러나 안개가 시야를 가린다 해도 600만평에 이르는, 동양 최대규모라는 대관령목장의 초원 전부를 덮지는 못했다. 오히려 안개 사이로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푸른 언덕들이 그림같은 풍경을 그려냈고, 안개로 촉촉해진 풀밭, 제철을 맞아 피어난 들꽃은 더욱 생기가 넘쳐 보인다.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구름이 걷히며 짙푸른 대초원의 면모가 시야에 잡혔다 사라지는 모습이, 답답했던 가슴을 그런대로 후련하게 해준다.

 

대관령 삼양축산목장은 1973년부터 가꿔지기 시작해 78년께 지금의 규모로 만들어진 남북 8㎞, 동서 3㎞에 이르는 대형 목초지다. 일반에 개방되기도 했으나 지난 2000년초 구제역 파동을 겪으면서 관광객 출입이 금지돼 오다, 지난해 여름부터 관광객을 위한 부대시설들을 갖춰 다시 문을 열었다. 평창군 도암면 횡계리. 동쪽으로 강릉시내와 맞닿아 있고, 북서쪽으론 오대산국립공원의 황병산까지 이어진, 백두대간 자락이다. 사육되는 소는 600여마리.

 

여의도 7배 넓이·600마리 소순환도로 따라 드라이브눈부신 동해바다 보려면맑은날 미리 골라 오세요

여의도 넓이의 7배가 넘는다는 전체면적 600만평중 초지면적만 450만평에 이른다. 이 광활한 풀밭을 둘러보는 방법은 차를 타고 22㎞의 순환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이다. 울퉁불퉁, 덜컹덜컹 풀밭 사이의 흙길을 오르내리며 ‘그림 좋은 곳’에 서서 몰아치는 바람을 맞으면 된다. 곳곳에 선 팻말에 써 있듯이 이 목장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가을동화> <연애소설> <바람의 파이터> 등. 그러나 그런 팻말들은 오히려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감상하는 데 거추장스러운 군더더기일 뿐이다. 붉은 흙길과 푸르른 풀밭의 조화, 그 위에 우뚝 솟은 몇그루 나무들은 영화 속 한 장면보다 훨씬 더 싱싱한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목장 건설 초기에 만들어졌다는 1단지를 올라 중동 초지와 선자령 갈림길을 지나면 해발 1165m라고 쓰여진 동해전망대가 나온다. 맑은 날이면 이곳에서 오른쪽 산자락 멀리로 주문진·강릉시내와, 착 가라앉은 푸르른 자태의 동해바다가 바라보인다고 한다. 이곳에서 간이매점을 하는 김홍현(26)씨는 “요즘은 안개가 잦아 바다를 또렷이 볼 수 없는 날이 많다”면서 “맑은 날이면 바다뿐 아니라 활짝 열린 푸른 초원이 눈이 부실 정도”라고 말했다.

 

전망대에서 내리막길을 타고 함지목을 지나 매봉 자락을 거쳐 일부 소들이 풀을 뜯는 2단지에 이른다. 소황병산 갈림길을 지나 삼정호 골짜기로 내려오면 올라온 길과 만나게 된다. 삼정호는 황병산에서 발원한 계곡물이 고인 자연호수였는데, 지난해 태풍 때 흙더미로 덮여버렸다고 한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원앙새 서식지이기도 하다. 순환로를 차로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30분~3시간 가량. 비포장길인데다 굴곡이 심해 천천히 모는 게 좋다. 목초지 진입 금지.

 

안내소에서 네바퀴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돌아볼 수도 있는데 가격은 좀 비싼 편. 1시간에 1만6000원이다. 10분 초과 때는 2000원을 더 받으므로 순환도로를 돌아오기보다는 1시간 가량 즐긴 뒤 자동차로 드라이브를 즐기는 편이 낫다. 산악자전거는 하루에 1만원이다. 오프로드 마니아를 위해 네바퀴 지프 차량을 빌려주기도 한다. 1시간 4만원.

 

목장 입장료 어른 5000원, 어린이 3만5000원(#3500#). 평일 아침 8시~오후 5시 개방. 주말엔 오후 6시까지. 소떼는 오전 10시~오후 4시에 풀어놓는다. 목장쪽에 미리 현지 날씨 사정을 알아보고 가는 게 좋겠다. (033)336-0885. 대관령/글·사진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

 

※여행정보

 

가는길= 영동고속도로 횡계나들목을 나와 우회전, 횡계리에서 시내(왼쪽길)로 들어가다 번화가 끝에서 만나는 다리앞 네거리에서 좌회전한다. 곧 다시 우회전해 다리를 건너 횡계초등학교쪽으로 좌회전, 고속도로 밑을 통과해 직진한다.

 

한일목장과 갈리는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1.6㎞ 들어가면 삼양목장 정문이 나온다. 횡계나들목에서 정문까지 9.3㎞. 중간에 공사중인 구간이 많으니 조심.

 

먹을거리= 대관령 삼양목장 안의 풀밭가든(033-335-5971)에서 황태국(6000원), 산채비빔밥(7000원), 오삼불고기(8000원) 등을 먹을 수 있다. 오대산 월정사 들머리의 오대산식당(033-332-6888)은 이름난 산나물 음식점이다. 비빔밥 6000원, 산채 보통 9000원, 정식 1만3000원.

 

묵을곳= 목장 안에 숙박시설이 있다. 숲속산장 1박 6만~8만원. 별장민박 1박 15만~20만원. 영동고속도로 장평나들목에서 3분 거리에 있는 국립청소년수련원의 통나무집도 이용할 만하다. 최근 지어 깨끗한 편이다. 다락방이 있는 18평형 7만~9만원(6월말까지). 수련원 일반실은 2만~6만원. (02)3462-1318. ⓒ 한겨레(http://www.hani.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   2003-05-28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