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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도 자유!***

질경이 |2003.06.03 09:05
조회 484 |추천 0

 

 

***착각도 자유!***

 

칠 팔월 염천(炎天)아래

나락논 매는 것 보다 더 힘든 것은

병든 닭이 대책없이 숨을 거두는 거였다.

 

계란 하나 손에 쥐고

아이들은 50원을 받아 들면

세상 제일 부자가 부럽지 않았다. 

그 돈으로 뽀빠이도 사먹었고

오리떼기도 하였었고

열 칸짜리 국어 공책도 샀다.

 

손님이라도 찾아 와

운수좋은 날에는

계란찜으로 밥상 위에도 올라 오던 그 마법의 닭들이

하나 둘 쓰러져 가는 날

엄마 몰래 쌀독 쌀 한 줌 쥐고

주둥이 앞에 놓아 주며

닭똥 같은 눈물 뚝뚝 떨구며

처음으로 서러움을 배워갔다.

 

근데

신새벽에 삐약이는 그렇게 가고 있었다.

 

병약하게 태어나 헐값에 팔려와서는

주인은 안스러워  아파트마당에 유기했나보다

 

아마도 아침이 오기전에

눈을 감겠지,

 

괜히  짜안한 날에도,

 

순박한 마음은,

조용하던 단독주택에 낑낑대던 강아지 모습이 보고 싶고

작은 텃밭을 낀 앉은뱅이 스레트집에서 매애~ 매애~ 울어 대던

새끼 흑염소가 그립고,

오동통한 볼때기 살짝 꼬집지 않고는

그냥 지나갈 수 없었던 아기가 그리운 날에도

발은 언제나 바쁘다.

 

검정 롱드레스의 아가씨가

핸드백을 메고는 출근을 한다.

 

장미 꽃 하나 들면

조문객이 따로 없겠건만,

 

히죽거리며 발은 바쁘나 마음은 태평인데

버스를 기다리는 중년남자의 눈빛이 예사롭잖다.

 

어제부터 벗을 새 없이 입고 있던

탄력있는 스판 청바지?

야했나?

멋있나?

 

교차하는 감정 재빠르게 검색하며

돌아보니,

아고,

뒤에는 글래머의 파란 눈에 금발미녀가

육감적인 몸매를 실룩이며 오고 있었다.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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