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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y to remember

티티카카 |2003.06.03 15:37
조회 398 |추천 0

어느새 6월...

한해를 봄과 여름 가을 겨울을 각기 맞춰 보냈던것도 이젠 어색한것 같다.

어느새 1년을 반으로 나누고 또 반으로 나누는 4분기로 생각하고 초조해 한다.

아침.. 친구와의 전화를 통해 부탁할 일을 하다 오늘이 6월 3일인 것을 알았다.

 

그새 그렇게 된거야? 6월이라니...

말두 안돼..6월인걸 몰랐단말야?

응...어떻게 그러네..

 

6월에 속해 있는 지난 2일동안 무슨생각을 했을까..

수화기를 내려 놓으면서 생각을 해보았다.

아니 5월 말일 부터 난 오늘의 숫잘 세질 못한것 같다.

그동안 무얼하며 보냈지? 어떻게 하루를 보냈지?

시간에 내모든걸을 묻어 보낸지가 꽤 되었지만 이렇게 6월을 맞이했다는것조차

생소할만큼 삶에 의미를 썩크게 두지 못한거 같다.

너무나 여유롭게...나른하게... 혼자서 그렇게 보내고 전혀 뒤돌아 보지 못했나 보다...

 

 

5월 31일..

그날은 토요일이었다. 지금 달력을 보니...

나와 같이 지냈던 언니가 결혼으로 집을 비운뒤 처음 혼자 맞는 주말이었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와의 저녁약속을 했었다. 2시간정도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내내

그 레스토랑엔 음식과 분위기가 맞지 않는 너무 발랄한 가요가 흘러나오고..가족들의 모음인지 계속 칭얼대는 어린아이소리와 그것에 연연해 하지 않고 큰 웃음소리를 내는 어른들...

 

공통된 화제 없이 과거의 기억을 억지로 캐네어 친구와 겉도는 얘기로 간신히 시간을 떼우고

우린 헤어졌다. 피곤한 마음에 서둘러 집으로 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집근처 편의점으로 발을 돌려 맥주 한캔과 팝콘을 사들고 집으로 들어왔다.

 

옷을 갈아 입고 씻고 팝콘을 튀기는 내내 한 사람이 움직이는 소리가 이렇게 큰건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용한 공간에서  캔을 테이블에 내려놓는 소리, 목으로 맥주가 넘어가는 소리, 이런 소리에 재미를 느껴하며 귀를 귀울였다. 그리고 처음 거실의 벽시계의 초침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6월 1일...

겨우2틀전인데...기억나는건 오후에 미용실에서 머리스타일을 바꾼것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아..그리고 파마하는 내내 기다려준 친구에게 저녁을 샀구나...

두발 자유였던 고등학교때부터 대학교내내..난 어깨 에서도 훨씬 아래로 내려오는 긴머리를 유지했었다.

가끔 어깨 정도로 잘랐었지만 그리 오래가진 못하고 어느새 자라 치렁거리는 긴머리가 되었다.

그런 머리를 어깨 조금 아래까지 자르고 굵은 웨이브를 주었다. 그 덕에 머리는 좀더 짧아졌다.

 

친구는 분위기 있어 보인다며 어색해 거울앞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나에게 칭찬을 해주었다.

 

이 큰 돈을 주고 나이들어보임을 추가시켰어~

나이들어보이진 않아..

내가 왜 머릴 그동안 못잘랐나 생각해 보니 그건 나이들어보일까봐였던거 같아

근데 왜 갑자기 자르고 파마를 한거야?

촌스러워 보여서...

 

몇일전 같이 살던 언니가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었다. 신혼 여행을 갔다 오는 길이란다. 언닌 얘기를 중간중간 끊으며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웃음 소리 사이로 전해주었다.

 

잘 안들려~뭐라고?

있잖아~꺄르르~오빠가 가만 안두네 아이 저리가~

언니~쿡..알았어..여하튼 즐거웠다니 다행이구 내선물 기대할께~그럼 끊는다

 

전화를 끊고 나서  한남자에게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오랬동안 울던 언니..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사랑을 하고 결혼을 한 그 변화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거울에 웃으며 수화기를 내려놓는 나의 모습에선 변화의 필요성을 못느끼며 너무 여유로움에 익숙한 자신이 비춰져 있는걸 알수 있었다.

 

머리를 자를까..? 마냥 어려보인다 여겨대며 머리를 자르지 못했던 지난 긴 시간이 웃겼다.

 

 6월 2일..

어제의 일..

얼마전까지 대기발령중인 난 계속 노는게 지루해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어젠 알람 소리에 깨어났다. 이른 아침에...

그동안 알바 뛴다고 맞춰놓은 핸펀의 알람을 지우지 못했구나..

그리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단한번도 이 알람으로 일어난적이 없었다는것도 생각났다.

매번 그 이전에 부엌에서 덜거덕 거리는 소리에 깼었다.

 

늦잠자두려고 어제3시정도까지 비디오를 보다 잔게 떠올랐다.

 

머리가 띵하고 졸린데 햇살을 이른시간 온 집안을 따사롭게 비쳐서 다시 잘수가 없었다.

쇼파에 앉았다. 뭘하며 보낼까..

오랫만에 다시 여유를 부리게 되었는데 계속 만나 같이 매일 변화없는 수다를 나누며 지루하단 감정을 감추지 못하겠는 친구와의 만남도 내키질 않는다.

 

어제 무슨생각으로 밥을 잔뜩 해놨는데 그대로다. 도통 밥을 먹을맛이 안나 빵집에서 빵을 잔뜩 사들고 왔다. 식탁위로 사온 빵을 풀어보는데 건조한 기분과 달리 내가 고른 빵들은 조금 오버다 싶을만큼 버터나 치즈, 생크림이 잔뜩 발라진 것들이었다.

조금 먹다보니  물려서 난 도로 냉장고에 박아두고 베란다로 나갔다. 창문을 열어보니 햇살에 비해 제법 시원한 바람이 들었다.

베란다 한켠에 두었던 화분을 햇빛쪽으로 내밀어 주었다.

 

화분에게 물주는것 만큼은 빠뜨리지 않았던게 신기했다. 이름을 알수 없는 푸른 생명들이 너무 이쁘게 잘자라 주어 고마운 생각도 들었다.

신비로운 생명감에 반해 난 이것들을 잔뜩 사왔었고 반은 휴지통으로 들어갔었다.

나머지 5개의 작은 화분을 보며 난 씁쓸한 기분과 동시에 절대로 죽이진 않을거란 다짐을 했었다.

내 손길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생명이기에...

 

난 바로 해야 할일을 정했다. 차를 끌고 외곽 쪽에서 언젠가 봐둔 농장으로 갔다. 비닐하우스 옆엔

가지각색의 화분들로 가득찼고 1시간을 소비해 화분 5개를 골랐고 또 1시간을 보내며 꽃들을 구경했다.

 

그리고 베란다에서 화분을 갈았다.

얼른 바꿔주어 물을 주고 햇빛을 쏘게 해줘야지..그렇지만 어느새 햇빛은 내 베란다에서 벗어나 있었다.

 

창밖이 누렇게 저녁이 다가 오고 있었다. 역시 저녁도 냉장고 안에 차가워진 빵으로 대신하고 쇼파에 누웠다.

잠시 눈을 감았을 뿐인데 잠에 빠졌고, 깨었을땐 밤 11시가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불을 켜놓고 잔게 아니라 온통 깜깜했다.

난 서둘러 불을 켰고 쌀쌀해진 거실의 기온에 창을 모조리 닫고 바로 리모콘을 찾아 티비를 켰다.

 

몸이 차가웠다. 아까 창문을 모조리 열어 놨는데..아직 여름인데 저녁기운이 쌀쌀한가보다...

잘잤다는 생각보단 새벽까지 잠을 못이룰게 덜컥 겁이 났다.

리모콘을 계속 돌려댔지만 볼거리가 없었다.

영화채널에서 예전에 몇번 봐두었던 영화를 보여주었다. 그것에 맞춰놓고 우유를 데워먹었다.

머리를 비우고 싶었고 빨리 잠이 다시 왔으면 하는 이루어 지지 못할 바램이 들었다.

 

그렇게 난 3시까지 잠에 다시 빠져들어주기만을 바래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이 다시왔다.

 

그렇게 5월말 6월의 하루이틀을 보냈구나...

오늘은 6월 3일이고 기억해둬야겠다. 오늘 생각했던것도 기억해 두어야 겠다.

사랑이라는 달콤함과 열정이 빠진...대기발령중인것만큼..졸업후 여기저기 꿈을 향해 달렸던걸

멈춘..너무나 나태해 지루하기 까지한...

무엇보다 중요한 문젠 ..지금의 단조로운 내가 너무나 익숙한 것...

다 버릴수가 있을까...

그래도 내 하루가 시간에 묻어 지나가지 않게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겠다.......

그렇게 시작을 하며 이번달을 보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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