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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

설산 |2003.06.03 21:54
조회 103 |추천 0

그래 나는 온실 속에서 

별 바람 맞은 일 없이 살았다

모래알만큼이나 수 없는 창생들 가운데

고만고만한 중간쯤의 지붕 밑에서 바깥걸음을 시작한 지

만만찮은 세월, 지금도 내 울타리는 비교적 따스하다

그래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


내 심장이 지나치게 연하게 뛴다고,

내 입술이 지나치게 부드럽기만 하다고,

세상을 향하는 내 손짓 발짓이 밋밋하기만 하다고,

내 눈에 띄는 것이란 온통 애매모호한 빛깔의 화초들뿐이라고


내 다니는 길이 늘 그 길이라고 해서

내 하는 이야기가 늘 여름 한낮 포플라 잎처럼

흰구름 아래 가볍게 나불거린다고 해서

변함없는 가벼움으로 하품난다고 해서

그래... 어쨌다는 거냐?

 

고요가 숨죽이는 깊은 바닷속에

깊은 눈빛을 한 물고기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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