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니나랑 폴이랑 카페 cafe.daum.net/nina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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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레슨 7
신랑이 몇 주에 한번씩은 꼭 긴장할 일이 생긴다....
바로 울 엄마, 아빠와 통화할 때다....
울 엄마, 아빠 영어 절대로 못하신다....
신랑 한국말.... 개판이다.....
수화기 붙들고 서로 무슨 말 할 줄 몰라 진땀 빼는 광경은 옆에서
보기에도 괴로울 때가 있다.....
Lesson 1
따르릉....
엄마 전화다......
니나: 엄마한테 장모님 하구 부르는 거 알지?
신랑: 응
우선 내가 통화하다가 신랑을 바꿔주었다......
신랑이 배운 대로 잘 하나 감독하기 위해 다른 무선 전화기를
통해서 대화를 감시했다....
신랑: 창모님!!!!!
엄마: 어머! 호호호호호호~ (예상 외로 크게 감격하며 좋아하신다)
신랑: ...............
엄마: 호호호호~
신랑: Hi........
엄마: Hi.........
신랑: ...............
엄마: ..............
보다 못해 신랑 귀에 대고 속삭였다.....
니나: 안녕하세요, 해야지....
신랑: 아, 그렇지......
다시 수화기를 든다.....
신랑: 안녕쎄요.....
엄마: 어머, 호호호호~ 안녕.....?
신랑: ..............
엄마: .............
신랑: H...How are you? (-_-)
엄마: ................
신랑: ...............
엄마: ............빠이.......... (-_-)
신랑: Bye.............. (-_-)
답답해서 미치겠다.....
이번에는 엄마한테 말했다....
니나: 엄마, 뭐라구 말 좀 해봐요.....
엄마: 글쎄, 얘가 나보구 장모님이래... 넘 귀여워..... (-_-)
니나: 귀여우면 뭐라구 한마디 해보라니까요.....
엄마: 뭐라구 그래?
니나: 한마디도 못해요?
엄마: 알았어, 바꿔봐....
신랑을 바꿔주었다......
신랑: Hello?
엄마: ..............
신랑: .......Yes?
엄마: 호호호호~
신랑: .......... -_-;;
엄마: I miss you!!!!!!!
신랑: .....(순간 멈춤....).......me, too........Thank you...
엄마: .............
신랑: ..............
엄마: 빠이.......... (-_-)
신랑: Bye............... (-_-)
Lesson 2
따르릉~ 전화가 또 울린다.....
이번에 아빠다......
아빠는 엄마보다는 영어가 좀 되신다.....
니나: 울 아빠는 뭐라구 하지?
신랑: 창올
니나: 엥? 장인 어른이라고 그랬쟎아
신랑: 창윈올......
확실히 장인어른은 발음하기가 힘들다......
우선은 아빠를 바꿔주었다.....
신랑: 창윈올......
아빠: ??????????
신랑: .................
아빠: Hi
신랑: Hi, 창윈올.......
아빠: ........... I don't understand! (당당하게 외치신다 -_-)
신랑이 화다닥 전화기를 나한테 내밀었다.
니나: 아빠? 뭐라구 그랬어요?
아빠: 저 녀석이 뭐라고 욕을 하는 거냐? (-_-)
니나: .,.......... (-_-) 장인어른 이라고 했잖아요.......
아빠: 원, 영언지 한국말인지...... 다시 바꿔봐....
신랑한테 다시 전화 받으라니까 사색을 한다.
신랑: 할 말 없어....
니나: 안녕하세요, 그런 담에 영어로 천천히 해봐, 그럼
신랑:............ 오케이
전화를 든다
신랑: 안녕쎄요.....
아빠: 오냐~ 그래, 잘 지내지?
신랑: ................
아빠: 왜 대답이 없어?
신랑이 수화기를 막더니 황급히 다시 구원을 청한다.....
신랑: 못 알아듣는 한국말로 막 말씀하셔..........
할 수 없이 내가 다시 받았다.....
니나: 아빠, 신랑이 못 알아듣나봐요
아빠: 안녕하세요는 잘 하길래.....
니나: 그건 알죠....
아빠: 어떻게 맨날 전화를 해도 안녕하세요 밖에 모르냐.....(-_-) 다시 바꿔봐.....
이 상태에서도 자꾸 바꾸라는 울 아빠, 끈질기다.
니나: 다시 바꾸래
신랑: 무써와...... (-_-)
니나: 나두 몰라. 귀찮어, 그냥 영어로 해.
신랑을 다시 바꿨다.....
신랑: ...Hi...... (통화한 지 몇 분 됐는데 아직까지 인사만 한다.... -_-)
아빠: Hi, how are you?
신랑: (얼굴이 펴지기 시작한다.....) Very good....^^
아빠: Learn Korean!
신랑: (얼굴 다시 수그러든다)........ I'll try......
아빠: Okay! Bye
신랑: Bye........ (-_-)
전화가 다시 나한테로 돌아왔다....
니나: 그 말 할려구 신랑 바꿨어요?
아빠: 그럼! 어떠냐, 내 영어 솜씨가.....? (-_-)
니나: .......좋아요...... (-_-)
흐뭇하게 전화를 끊으시는 우리 아빠....
미국 사신 지 11년 되셨다..... (-_-)
때로는 신랑의 엉터리 한국말보다도 아빠 엄마의 엉터리 영어가
더 경이롭다..... (-_-)
엉터리 영어로 외국에 와서 꿋꿋하게 살아가시고 다음 세대를
위해 길을 개척해주신 이민 1세 어른들....
말 그대로 인간 승리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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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레슨 8
Lesson 1
"크허허허허헉!!!!!! 뭘 보고 있는 거야, 대체!!!!!!"
신랑이 기함을 하고 넘어지는 소리에 달려가보니 며칠 전 친구한테
빌려와서 읽다가 만 만화책을 들고 있었다.......
혼비백산한 얼굴로 신랑이 들고 있는 만화책은 그 이름도 유명한
"짱구는 못말려".......... (-_-)
니나: 뭘 그렇게 놀래? 만화책 가지구.....
신랑: 너에게 이런 변태적인 취미가 있을 줄은.....
니나: ????????
신랑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만화책을 펼쳐 삽화 하나를
가리켰다
짱구가 바지를 벗어서 코끼리를 보여주고 있는 장면이 나왔다.......(-_-)
신랑: 뭐야, 이건..... 어린애를 대상으로.....
니나: 아냐, 아냐, .... 이거 그런 거 아냐.....
신랑: 내가 널 잘못 본 거야?
니나: 그게 아니구... 이 꼬마가 원래 이상한 녀석이라서.....
신랑: 이상해, 물론 이상해.... 이걸 읽으면서 뒹굴고 웃던 너도 이상해......
신랑은 도대체 짱구를 이해하지 못한다.....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성에 관한 문제,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성 문제라면 작은
일에도 호들갑을 떠는 미국인들의 의식 구조로 말이다......
짱구가 어떤 녀석인지 설명을 하려니까 나도 도저히 감이 잡히질
않았다....
한국말로도 설명이 안 되는 녀석을 영어로 ....... (-_-;;)
할 수 없이 신랑을 붙들고 만화책을 처음부터 번역해 나가면서
읽어주었다.....
조금 읽다 보니 이번에는 짱구가 엉덩이 귀신 놀이를 하고 있다 .... (-_-)
신랑: 크헉!!! 이 만화 정상인이 읽는 거 맞아?
니나: 주인공은 겨우 다섯 살이야.... 창피한 걸 모르는 애라구.....
신랑: 순진한 어린아이가 아무런 이유없이 이런 짓을.... (-_-)
신랑의 떨떠름해 하는 표정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읽어주었다.....
그동안 콩주, 엉덩기 키리, 놀푸, 왕점순이 등 해괴한 별명이
계속 붙어왔는데 변태라는 낙인까지 뒤집어 쓸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자 저절로 목에 핏대를 세우며 설명을 하게 되었다.....
그런 열성에 힘입어 신랑의 의혹은......
절대 안 풀렸다.... (-_-)
Lesson 2
며칠 뒤 또 한번의 기함 소리가 내 귀를 찔렀다.....
이번엔 멀리서도 아니고 바로 내 옆에서 지른 소리여서 귀청이
찢어지는 줄 알았다......
신랑: 뭐하는 거야, 지금!!!!! 변태 작가의 글을 읽으려는 게지!!!!!!!
니나: 밑도 끝도 없이 뭔 소리야, 대체??????
신랑: 코끼리 보여주던 녀석을 그린 만화가가 여기 글 올리는 거잖아!!!!!
내가 보고 있던 인터넷 사이트........
푸하...... (-_-)
그 중에서도 유머게시판......
아닌 밤중에 갑자기 웬 변태......
신랑: 엉덩기 귀신이랑 코끼리 보여주던 녀석 이름이 뭐였더라?
니나: 짱구?
신랑: 그래, 맞어!!!! 바로 여기!!!!!
푸하 유머 게시판은 당연히 한글이다.....
짱구라는 말은 나와 있지도 않다....
나와 있다구 해도 신랑이 배워서 읽을 줄 아는 글자도 아니다......
그러나 무슨 헛소리냐고 쳐다보는 내 눈빛을 무시하고 신랑이
당당히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영어로 나오는 작성자 ID 칸.....
신랑: 여길 봐!!! 좡구!!!!!
바로 액션가면 님의 글이었다.....
작성자 ID는 zzangu...... (-_-)
니나: 아냐, 아냐, 이건 짱구 만화가의 ID가 아냐....
신랑: 그럼 왜 좡구야?
그걸 내가 어케 아나..... 액션가면 님 맘이지...... (-_-)
졸지에 액션가면 님이 변태 작가로 찍히게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글 제목 옆에는 빨갛게 cool 이라고 빛나고 있다.....
신랑: Cool 이라구? 뭐야, 이거.....??? 코끼리 소년 팬 페이지야?
푸하에서 내가 젤 좋아하는 작가 중의 한 사람이 액션 가면님이다....
특히 쪽바리와 맞장뜨기 읽으면서는 거의 실신할 뻔 했었다......
안돼....
변태작가, 변태 독자라는 오명은 피해야만 해.....
한달음에 달려가서 다시 짱구 만화책을 가져왔다.....
우선 코끼리나 엉덩이가 안 나오는 에피소드를 찾아보았다.....
찾기 무지 힘들었다..... (-_-)
새삼 짱구가 얼마나 잘 벗어 재끼는지 실감했다..... (-_-)
힘들게 겨우 하나를 찾아서 다시 핏대를 올리며 번역을 해주었다.
이번 에피소드는 신랑이 어느 정도 수긍을 한다.....
신랑: 그럼 이 책이 그냥 웃긴 유머란 말야?
니나: 당연하지.... 괴짜 꼬마가 어른들 골탕 먹이는 거야.... 안 웃겨?
신랑: 웃긴다기 보다는 그냥 엉뚱하네 ..... 변태 만화가 아니었나........
니나: 절대 변태 아냐.... 난 얘 넘 재밌어.......
신랑: 난 모르겠어..... 미국 사람들은 도저히 못 받아들일 거야.....
Lesson 3
다시 또 며칠이 지났다......
방에 있는데 거실에서 찢어지는 비명이 들려왔다......
"악! 이 만화책 누구 거야?"
신랑은 분명 내 옆에 있는데.....
그럼 이건 또 무슨 괴변인가......
후다닥 나와보니 이번에는 시누이가 만화책을 들고 팔짝 팔짝
뛰고 있다......
니나: 그거 내 껀데.....
당황한 건 오히려 신랑이다.....
식구들한테서 와이프가 변태 취급을 받을 거라는 생각에 기겁을
한다.....
신랑: 우선 설명을 들어봐..... 그건 절대 니나가 변태라서가 아니라......
시누: 이거 어디서 났어요?
신랑: 잠깐만.... 우린 이해 못하지만 한국에선 인기가 많은 ......
시누: 이거 영문판은 없어요? 일본 방송에서 나오던데 넘 재밌어!!!!!!
신랑: ????????????............. (-_-)
시누는 짱구 만화책을 들고 신나서 어쩔 줄을 모른다.....
알고 보니 일본 방송에서 짱구 만화가 영어 자막과 함께 나오는데
항상 본다는 것이다....
신랑: .... 진심이냐.... 이게 재밌다는 게.....
시누: 당연하지!!!! 아빠, 아빠, 이것 봐요!!!!!
시누가 단숨에 시아버지 방으로 달려간다......
시누: 아빠가 좋아하는 애가 만화책으로 나왔어요!!!!
시아버지: 어디, 어디?!!! (-_-)
신랑은 바나나 껍질 잘못 먹고 떨어지는 코코넛에 뒤통수 맞은
표정이다.....
니나는 .....
음하하하하하, 하고 호탕하게 한번 웃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