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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어처구니 없는 싸움

나원참 |2003.06.04 11:36
조회 3,477 |추천 0

우리는 밤에 한잔씩 곧잘 한다.

어제도 우린 동키치킨 한마리 튀기가 기분 좋게 상을 차렸다.

우린 주로 맥주를 마시는데 돈 쓰느니 있는 술 마시자고 기냥 산사춘을 꺼내왔다. 몇일전 홈플러스에서 네병이나 끼워서 파격적으로 팔길래 사 둔 거였다.

처음엔 딱 한병만 마실 생각이었다. 근데 우리 하늘 술도 그만 마실줄을 모른다.

내가 모르는게 아닌데도 매번 속는다. 어제도 속았다.

한병 두병.... 네병이나 마셨다. 그것도 혼자서. 난 솔직히 술이 싫다.

뒷날 후유증이 너무 심해서 한번씩 고생하고 나면 전혀 못마신다.

어제도 한잔 부어놓고 하늘 네병 다 마시는 동안 한잔으로 마무리했는데....

사건이 시작되었다. 술되면 나오는 표정 딱 짓더니만 어제는 갑작스레 드라마 이야기를 한다.

'아내' 염정아, 김희애, 유동근 나오는 드라마 아마 많이 알거다.

갑자기 우리가 그 입장이 되면 어떻게 할까? 나는 이런 질문 딱 질색이다.

나는 우리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는 재수없는 생각도 하기가 싫다. 게다가 전남편이냐 뒤에 남편이냐...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서 "넌 어떻게 할건데?" 난 두여자 다 못버릴거 같애. 세명 같이 살아야지.

이게 말이 되나? 무슨 조선시대도 아니고 남편 하나에 부인이 둘이 어떻게 같이 사노?

잔정이 많아서 사랑을 준 여자는 못버리겠다나? 조강지처를 못버리니 같이 사는 수밖에 없단다.

나원참 기가 맥혀서.

솔직히 이말 듣고 기분이 묘하게 나빴지만 어서 이 기분 나쁜 대화가 끝나기를 바랬다.

"니는 어짤낀데?" 저 집요함 뭐라고 대답은 하긴 해야겄는데 솔직히 한 7년동안 기억상실 되가 다른 남자 만나서 정키우고 살다가 옛날 남편 떡하니 나타나면 그 당사자 마음은 오죽 괴롭겠냐고!!!

에고 모르겠다. "나는 애 있는 남편 쪽으로 갈란다." 단순히 내 말은 전남편인 니한테 올낑께 걱정마라는 뜻이었는데 술된 남자가 곧이 받아들이기가 어렵당

나중에 생각 났는데~~우린 애를 안낳기로 했던 것이었다.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더니..... 방으로 가버린다

거봐라 내가 그런거 물어보지 말라했다이가?????!!!!!

"알겠다. 그럼 자식 낳고 정 붙인 놈하고 잘 먹고 잘 살아라~~~!!!"

히히 가방 싸고 나가까? 그럼 저 고집불통이 나를 잡을리가 엄따.

뒤따라 가서 침대에서 고마 껴안고 날 죽이라 하고 있을 수밖에ㅠㅠ

누워서 어깨에 팔을 얹히니까 "치아라"한다. 에고 민망해.

그래도 계속 그랬다. 고마 배째라.

갑자기 나를 살피더만 잠든척 하고 있으니까 살금살금 나간다.

이 인간 필시 괴로운척 함시롱 술마시러 간다고 또 으름장을 놓을 판이다.

다시는 저 인간하고 술잔을 기울이는 날 나는 고마 칵 죽어버릴끼다.

잽싸게 뒤따라 나왔다. 지 지갑 내 가방에 있는 줄 알고 쥐처럼 내 가방 뒤적이다 민망해 한다.

현관문 열고 나가는거 배째라 하면서 나도 따라 나선다. 춥다. 반바지에 나시 입고 있는데 오늘 따라 왜이래 춥노...

"어데 갈라고? 애 하나 낳아서 그놈한테 갈라꼬?" 미치겄네.

다시 방안으로 들어가더니 "좋아, 니 자면 내가 나가지뭐" 한다.

나는 절대 안잘끼다. 어딜 가나 따라갈거다. 내가 바보가? 오늘 이래 놔두면 절대 안된다.

누워서 또 어깨에 손을 얹으니까 손 대면 나간단다. 그럼 치아야지.

다소곳이 누워서 새벽에야 잠들었다.

아침에 인생 다 산 사람처럼 주섬주섬 옷입고 고양이 강아지 똥치우고 밥주고 대문을 나섰다.

출근해서 있으니까 문자가 와 있다. "니 진짜 내 놔두고 다른 놈하고 애낳고 살기가?" ㅋㅋ

대꾸도 안했다. 회사로 전화가 온다. "니 진짜 내 놔두고 다른 놈한테 갈기가?"  "아니"

"그럼 어젠 왜 그렇게 대답했노?" "니가 오해할 줄 몰랐다"

"그래? 그럼 딴놈 한테 안갈기제?" "어"

"알겠다. 그럼 나중에 보자" "끊어라"

풀렸다. 어찌나 어린애 같은지.... 미워서 꿀물도 안타주고 그냥 왔는데 지가 좀 타묵으면 좋으련만

이렇게 끝났다. 이젠 이런 유치한 싸움 좀 그만하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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