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구월에 이곳 뉴질랜드로 왔으니..벌써 9 개월입니다.
여기는 최 남단의 우리나라로 말하면 시골같은 도시라 지금 목도리 두개를 하고 손을 호호 불어가며
이글을 씁니다. (남반구라 날씨가 반대에요. 한국이 덥다는 말을 들으면 가난한 유학생은 어찌나 부러운지)가끔 외국 생활의 외로움(?)을 이곳의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위로받곤 해서 저도 몇글자 써봅니다.
어제는 머리를 밀었습니다. 그냥 외국에 나오면 자꾸 머리를 밀게 되네요. 조금 약해지는 것 같은 기분도 싫고(머리를 밀면 왠지 투지가 생깁니다.), 왠지 동양 여자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선(참하게 보는?)도 싫고 해서 말이죠. 이 동네에는 한국사람은 제가 올때만 해도 열명 안되었는데 지금은 조금 된다지만, (전 거의 모르고 살고 있어요) 검은 머리 치렁하게 긴 중국 여자들이나 물들인 일본 여자들이 대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어쨌든..지금 무지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지가 시고니 위버처럼 보일줄 알았던 게지요.(키가 좀 크거든요) 그런데 볼살도 있고 해서.. 왠걸... 만화에서 웃긴 역활하는 애처럼 보이네요. 좀 추해 보이기도 하고..(인도에선 몰랐는데 머리밀고 이렇게 생긴줄..흑) 무엇보다 머리를 깎으면 이렇게 추운줄 몰랐답니다. 저와 같이 사는 남자(영)는 한국에서 부터 밀고 다녔는데 뭐 예술분야에 종사하니 한국에서도 용서가 되었고, 그 친구 오래보다 보니.. 저도 그정도는 어울릴 줄 알았답니다(영은 왜 안말린거지..라고 하고 싶지만..말리다 말리다 포기한거죠). 어쨌든 이제 부모님께 사진 보낼때 모자쓰고 보내야 겠어요..히히 . 아.. 위에 말한 두개의 목도리중 하나는 지금 머리에 터번처럼 추워서 얹고 있는 것이지요.
한국에서 유학은 저랑 관계없는 먼 일이겠거니..(돈이 없어서)하고 있다가 얼결에 짐싸들고 와서 보니.. 이런 시골에선 그런데로 살만합니다. 생활비도 서울에서 자취할때 보다 적게 들구요(저희 아주 비참하게 사는것은 아님에도). 저는 한국사람이 없는 곳으로 바로 직행하다 보니 오클랜드같은 곳은 제가 물정을 잘 모르는 탓일기에 싼.. 기분이 드는것도 같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처럼.. 반짝이는 맛은 없고.. 좀 둔한데가 있어서.. 가만히 있으면... 이곳 키위애들(뉴질랜드사람이 자신을 자칭하는 말) 멍청해지겠구나 하는 걱정에, 규칙적인 생활과..공부를(사는게 공부죠) 하려고 애쓰고 있죠.
사실 저는 처음의 원대한 뜻을 조금 전향하여 지난 2주전에 이곳으로 전과를 했는데, 이곳은 가끔 제도적인 면에서 놀랍습니다. (작고 멍한 나라같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전과를 하거나 편입을 하려면 엄청나게 힘든 (영어가 뛰어나지 못한 저로서는)것 같았는데, 이곳은 우리나라처럼 무슨 과를 가든 (영어가 최고지)라는 주의도 없고.. (네가 여기와서 공부할 수 있는)조건만 되면(실력?), 바로 옮겨주더군요.
그래서 이학기 중간으로 바로 점프했습니다. 처음엔.. 간호사가 부족한 나라이기에 제 예전 전공과 연관도 있고 해서 간호학과를 왔거든요(나중에 아프리카나 인도에서 의료봉사를 하겠다는 꿈을 품고) . 그런데 제 과거 제 전공이 너무 과학공부를 많이 했던...과라 간호학과는 제게 학문적으로는 좀 지겨운 면이 있더군요. 간호사는 학문을 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석박사 말고 학사과정 정도는...), 정말 환자를 대할 수 있는 마음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는것 같습니다(저는.. 좀..인간성이 안되나 봐요...). 지금은 원래 눈만 감으면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굶어죽는다고 어머니께서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셔서 이곳에 도망와서 몰래 하고 있는것이지요. 뉴질랜드라는 나라가 학문을 하기엔 좋은 나라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 비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장단점이 있으니까요. 우리나라보다 못한 환경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야 영주권이 없지만 영주권이 있는 이곳 애들에게 나라에서 공부하라고 제공해주는 환경을 보면 저처럼 돈없어서 공부 못하는 사람은 눈물나더군요..히
한국에서 강남역 사거리를 쏘다니던 때와 큰 책방에 서서 하루종일 굶어가며 책 몰래 보던..생각을 하면 한국이 정말 그립습니다. 한국에 있을땐..늘 외국에 나가고 싶어서 몸살을 앓았는데(한국에서 이해가 안되는 답답한 제도들에 눈물을 흘리며) 하지만, 나와보니 27년동안 길들여 진 곳이 편하고 따스한 것은 사실인것 같아요. 한국은 다른 아시아들처럼 살아있는 맛과, 아기자기한 맛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에 또 글 올리겠습니다(재미있게 읽어주셨다면...^^:).오늘 하루 ...한국에서 제 몫까지.. 행복해 주세요..히히
(아 추워..여긴 시골이라 우리나라처럼 이쁜 두건도 안파는데.. 이따 어머니가 반찬 싸서 보내주신 보자기라도 묶고 나가야 겠어요... -- 방금보니.. 모회사..체육대회란..한문 글씨가 박혀있어서.. 망설여지긴 합니다만.. 얘들은 모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