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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시작되다 08

새코미 |2007.07.12 10:58
조회 1,526 |추천 0

상황에 대한 적응 능력이 누구보다도 뛰어난 것이 진홍이라는 사람이다.

이미 시원이 피앙세를 홍이라고 밝혀버린 상황이 화가 나긴 하지만,

이제 바뀔 수도 무를 수도 없는 일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의연히 받아들이는 편이다.

 

 

홍이와 마주 앉아 있는 시원은 홍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계속 딴청중이다.

예정에 없던 사고를 쳐버린 후에 노발대발하며 화를 낼 줄 알았던 홍이가,

오히려 표정 없는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뚫어지게 시원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을 다 살아버린 듯한 사람의 눈빛...

나이에 맞지 않게 가끔 진홍은 그런 눈빛을 하고 있다.

무슨 말이라도 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삼십분이 넘는 시간을 바라만 보고 앉아 있는 홍이다.

 

 

“그게 말이지...”

 

 

길어지는 침묵의 무거움을 견디지 못하게 먼저 말문을 연 것은 시원이었다.

자신이 왜 그래야만 했는지 솔직하게 홍이에게 이야기를 하리라... 내 마음이 어떤 것인지... 진심이라는 것은 통한다 하지 않았는가?

용기내어 말을 꺼내는 시원의 이야기를 단호하게 자르며 홍이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우선, 벌려 논 일 먼저 수습하자. 제대로 된 알리바이도 필요할 것 같고...”

 

 

담단한 홍이의 말투...

 

 

“너.. 화 안 났어?”

 

 

찌릿...

날카로운 홍이의 눈빛이 그에게 와서 박힌다.

 

 

“아니.. 화 아주 많이 났어. 장시원.. 잘 들어,. 나 아주 화 많이 났는데, 근데 그 화난 것이 아무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아. 이미 벌어진 일이고, 벌어진 일에 대해 따지기 보다는 수습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더 현명한 것 같아.”

 

 

홍이는 언제나 단호하게 자신의 선택을 믿어 왔었다.

이 일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역경이 그녀에게도 찾아왔었던가?

하지만, 오늘이야말로 자신이 진정 잘 하고 있었던 것인지에 대한 회의감이 슬슬 밀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 사건의 당사자인 장시원 이 녀석은 뭐가 그리 즐거운지 실실 웃으면서 홍이의 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그래... 진홍 너 잘났다. 너 잘난거 그렇게 톡톡 쏴대며 이야기 안해도 잘 알거든..”

 

 

너무 똑 부러지게 이야기하는 홍이가 얄미워서 시원은 투정 아닌 투정을 부려본다.

 

 

“우선은 너가 말한 것처럼 나는 공식석상에 안 나타 날거야. 기존에 내가 했던 일과 나의 태도는 그렇게 많이 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우선 연인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자연스런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긴 해야 하지 않을까?”

 

 

“알았어... 그런 사소한 것은 너가 벌인 일이니까, 너가 해결할 수 있잖아.”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과 그 결과는 두통을 가져다준다.

이러한 상황에 갑작스럽게 예민해진 신경이 콕콕 두통으로 머릿속을 두드린다.

이런 복잡한 상황에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신경 쓰는 것이 귀찮아져 시원에게 맡겨버리는 홍이다.

 

 

하지만, 이 홍이의 한 마디는 시원에게는 홍이를 맘껏 볼 수 있고,

맘껏 곁에 둘 수도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맘껏 만질 수도 있는 면죄부가 형성된 것이다.

 

 

‘하하하... 진홍... 이제 너는 완전히 걸려들었어...’

 

 

 

========================★

 

 

“쪽~”

 

 

 

다른 사람들의 시선은 상관없다는 듯이 시원이 홍이의 볼에 들리라는 듯이 큰 소리로 뽀뽀를 하고 지나간다.

주변 여자들의 시기어린 질투의 시선이 느껴진다.

홍이의 입꼬리만 살짝 올려 짓는 미소가 어색하다. 

그 날 이후 틈만 날 때마다 시원은 홍이의 손을 잡고,

홍이를 쓰다듬고,

홍이에게 뽀뽀해댄다.

누가 보면 정말 죽고 못 사는 사이처럼 보일정도로...

화를 낼라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 때문이라는,

자연스러운 연인의 모습을 연출해 내야 한다는 뻔뻔한 대답으로 홍이의 말문을 막아버리는 시원이다.

그래서인지 항상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더 홍이를 끌어안는 시원이다.

 

 

‘영악학 놈..’

 

 

홍이가 화도 내지 못하고,

가만히 그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아는 시원이 하는 행동이다.

이 녀석 이제 나랑 해보자는 이야기인 것이다.

여기서 말려들면 안 된다,

홍이는 속으로 자신을 다잡았다.

 

 

방송국 안에서는 다음씬을 위해 한참 셋트 준비가 한참이었다.

시원은 다음 컷을 위해 의상을 갈아입고,

주연배우들을 위해 준비된 의자에 앉아 바로 전 씬에 대한 모니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주변에는 그와 스캔들이 났던 진신혜와 정신영까지 주변에는 그와 스캔들이 났던 세 명이나 되는 여배우들과 함께 하는 씬인지라 여배우들끼리의 경쟁이 날카로웠다.

 

 

“감독님.. 저기 음료 좀 드시고 하세요.”

 

 

[하얀사랑]의 연출자에게 시원한 음료를 건네고 시원에게도 녹차한잔을 건넸다.

홍이가 시원의 곁으로 다가서자 주변 여배우들의 싸늘한 시선이 느껴져 오한이 들 지경이었다.

 

 

“어머.. 저 매니저 뭐야.. 웬일로 진홍이 남자 맡는다 했어.. 뭔가 속셈이 있었던 거지..”

 

 

“하긴.. 뭐 저 외모로 남자 하나 건질 수 있었겠어요. 이게 웬 떡이냐 하고 시원오빠 덮친 거겠죠.”

 

 

홍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서로 말조차 섞지 않던 여배우들이 진홍이 나타나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찰떡궁합으로 속닥거리고 있었다.

말이 속닥거리는 것이지 일부로 진홍에게 들으라고 내뱉는다는 표현이 더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 여배우들뿐만 아니라 그 여배우들의 비유를 맞춰줘야 하는 스텝들까지 거들어 그 속삭임은 이제 꽤 노골적인 이야기가 되어 가고 있었다.

 

 

“뭐.. 얼마나 가겠어. 요즘 시원씨가 심심해서 데리고 놀 애 하나 필요했나보지.”

 

 

역시 말 하나는 아주 예쁘게 하는 진신혜다.

홍이에게 들으라는 듯이 큰 소리로 말하고 진신혜는 홍으를 가로질러 시원의 옆에 가서 앉았다.

 

 

“잘마실께요...시원씨.. 내일 촬영 없는데, 내일은 뭐해?”

 

 

시원에게 건넨 녹차를 찻집 종업원에게 하듯 낚아채고는, 홍이가 옆에 있던 말던 턱을 괴고 시원에게 말을 거는 진신혜다.

덕분에 홍이는 앉을 자리도 찾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뻘춤스럽게 서있게 되었다.

홍이를 보고는 시원이 장난스럽게 무릎을 톡톡 두드린다.

 

 

“앉아.”

 

 

시원이 아무렇지 않은 듯이 홍이에게 말했다.

 

 

‘장시원...니 무릎에 앉으라구? 이제 아주 보자보자 하니까... 너가 그러면 내가 못할 것 같아?’

 

 

여기서 자신이 어리버리 평소처럼 당황해 버린다면,

저 주변에 득실한 여자들을 장시원에게 떼어 놓는 것은 이제 물 건너간 일이 되는 것이다.

홍이에게 슬슬 오기라는 것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장시원의 얼굴 표정이 해볼테면 해봐라는 도전을 담고 있는 것이 더욱 진홍을 자극하고 있었다.

 

 

홍이의 머릿속이 재빠르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번 기회를 잘 잡으면, 장시원 주변의 여자들도 한 번에 떼어 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홍이의 눈빛이 달라진다.

평소의 표정 없는 홍이가 아니었다.

지금 홍이의 눈에는 장난과 호기심과 도전이 가득 담겨 있었다.

 

 

“사람들이 보잖아...”

 

 

한 번의 튕김...

이것은 여자로서의 예의인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다는 듯이 살포시 시원의 목을 끌어안고 시원의 무릎에 가볍게 걸터앉았다.

 

 

경악하는 주변의 여자들...

진홍의 계획한대로 일이 착착 돌아가고 있었다.

 

 

“야... 진홍..”

 

 

하지만, 주변의 그 여자들보다 더 당황한 것은 시원이었다.

단지 장난이었을 뿐이었다.

시원이 그 말을 건넸을 때, 홍이의 눈빛이 도발적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동시에 홍이의 그 앙증맞은 엉덩이가 그의 허벅지에 밀착되어 온 것이다.

진홍의 얼굴이 시원에게로 가까워 온다.

순간 시원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으로 숨이 멎었다.

 

 

진홍의 입술이 그의 뺨에 닿는가 싶더니, 그의 귓가에 차가운 홍이의 목소리가 메아리쳤다.

 

 

“장시원... 있다가 보자..”

 

 

이를 악물고 하는 홍이의 목소리...

순간 바보처럼 무엇인가 기대했던 시원은 자신의 한심함에 웃음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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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신다는 몇몇 님들의 말씀에,

외근 나가기전 급히 서둘러 교정보고 올립니다...

에전과는 달리 별로 리플도 없고 그래서,

그냥 제 만족이다...하고 올리덩 중이었는데

몇몇 분들의 리플이 제 마음에 힘을 주네요..^^

어제 언제 비가 내렸냐는 듯이,

오늘은 햇살이 화창합니다...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새코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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