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핑.....
나도 모르는 사이에 또 눈물이 흘렀다.
오늘따라 눈물이 유난히 뜨겁다.
주위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니 모두 행복해 보인다.
재수 친구들은 지금쯤 MT라는 걸 갔겠지?
삼수...내가 선택한 길인데...하면서도
집으로 걸어가는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부모님 뵙기도 부끄럽기만 하고...
힘겨운 싸움...
언제부턴가 이놈의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졌다.
집중력도 둔화되고 온갖 잡념들과의 싸움...
오늘도 책상앞에 몇 시간이나 앉아있었지만;;
무얼 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고2때 시작된 이 증상은;;
재수, 삼수하면서 극도로 심해진 듯 하다.
- 남들은 편안히 잘만 공부하던데...
나만 저주받았는지;; 귀신이 씌었는지;; 왜 그런지;;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
나에게는 컴플렉스가 있었다.
입시와 곤욕을 치르면서;; 말할 수 없는 나만의 고통을 느꼈다.
사람이 이러다 미치는 거구나;; 그런 생각도 했다.
- 나만이 이렇다는 생각...
남들에게는 말할 수 없다는 부끄러움...
나를 억누르는 자괴감과 자책들...
이런 것들이 결코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과,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컴플렉스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나를 눈물짓게 했던 문제들도 결국은;;
나의 일부분이라는 사실...나의 내면의 모습이라는 사실...
그걸 조금이나마 깨닫는 데 난 너무나 많은 길을 돌아와야 했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
- 나 자신을 위로하고 그 동안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데...
어릴 적 사고로 팔에 화상을 입은 한 여성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에겐 너무나 큰 상처이자 컴플렉스였고;;
대학을 들어가고 남자를 만나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처음엔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접근하다;;
팔의 화상을 보고는 그녀를 떠나간 남자도 있었다.
이것은 그녀에겐 더 큰 상처로 남아;;
이젠 무얼 하든지, 누구를 만나든지 모두 팔의 화상과 연관지어 생각했다.
찌는 듯한 더위에서도 긴 소매가 있는 옷을 입었고;;
행여나 목욕탕을 가서도 사람들의 시선이 그렇게 따가울 수 없었다.
- 난 정말 재수없는 여자야...
난 결혼도 못하겠지?
사람들은 항상 나의 팔을 보고는 비웃겠지?
그러던 중;;
그녀는 우연한 만남에서 한 남자를 알게 되었고,
서로 사랑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렇게 자신의 상처를 말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렀고,
결국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남자에게 말했다.
- 나... 사실은 팔에 흉터가 있어. 어릴 때 화상을 입어서...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흘렀고;;
이미 마음을 비우고 남자를 떠나 보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그 남자의 대답은 뜻밖이었다.
- 아...그랬구나. 그간 사귀면서 팔을 안 걷길래;;
무언가 말하지 못하는 비밀이 있을거라 생각했어.
지금 그걸 말해주는 건, 내가 그만큼 믿음직한 존재가
되어서겠지? ^^
그런데;; 흉터 별거 아냐...마음에 깊은 흉터를 지닌 사람도
얼마나 많은데... 그간 마음 고생이 얼마나 많았니?
이제부턴 너의 상처와 아픈 기억들을 내가 대신해줄께...
그 여잔 남자의 품에 안겨 하염없이 울고 또 울었다.
T.T
그 이후로 그 여잔 자신의 흉터에도 당당할 수 있었고;;
더운 여름날 짧은 옷도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주위 사람들이 처음엔 흉터를 보고 힐끔-힐끔 쳐다봤지만;;
이내 눈을 돌리더라는 것이다.
그랬다.
사람들은 나에게 별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동안 혼자만의 생각으로 나를 응시할 것이라;; 비웃을 것이라;;
자책하며 힘겨워 했던 것이다.
그녀는 또 다른 세상을 발견할 수 있었고;;
자신의 컴플렉스를 극복하게 해 준 남자에게 모든 사랑을 바쳤다. (from '좋은 생각')
오늘 신문을 보니 탤런트 이유진씨가 혼혈임을 밝혔다고 한다.
그런데 또 나를 안타깝게 한 것은 그녀가 고백한 이유가,
그녀의 동창이라는 한 네티즌의 폭로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학창 시절 가정환경 조사서 '아버지'란에 항상 외할아버지 이름을 썼다는 그녀..
아버지가 미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놀림받고 눈물 지어야 했던 그녀..
그런 아버지의 모습조차 볼 수 없는 그녀만의 아픔들..
왜 사람들은 상처받은 여린 양에게 돌팔매질을 하고 매도하는지..
왜 그동안의 눈물을 닦아주지는 못할 망정;;
그 눈물을 더하는지...
팔의 흉터가 별 것 아니라는 단순한 사실을 깨우쳐 준 남자처럼;;
상처받은 사람들에게 따스한 온정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 우리들도 나만의 컴플렉스로 그 손길을 필요로 하는데...
정작 잘못을 깨우쳐야 함에도 오히려 당당하게 한국으로 오려는 외국인도 있는데..
지가 어떤 크나큰 잘못을 했는지...
사람들이 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는지...
안중에도 없이 지가 버렸던 바로 그 땅으로 오려는 불쌍한 외국인도 있는데...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기만의 컴플렉스를
서로-서로 어루만져 주고, 위로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서로 실어주는 모습을 꿈꿔 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결코 삭막하고 냉정하기만 한 세상은 아니라 믿기에;;
이제 나의 컴플렉스도 이렇게 당당히 말할 수 있는게 아닐까?
- 그 외국인은 무슨 컴플렉스가 있는지 문득 궁금해진다-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