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을 다녀왔어요
이런 저런 핑게로 일년만에요
저희 친정은 참 아름다운 산골입니다
야트막한 산도 있고, 이름모를 온갖 산새들도 우짖고, 산열매도 가득한 곳이죠
차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숨이 턱에 닿을 무렵이면
엄마의 문패가 어렴풋이 보인답니다
"평산 신씨 재홍 지묘"
버선발로 뛰어나오시기는 커녕
사위가 왔다고 씨암탉 잡아주시기는 커녕
뙤약볕에 허덕거리며 왔건만 시원한 냉수한컵 주시는 법 없네요
이렇게 인정 없는 분 아니셨는데 말이죠
세월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나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으셨던지
오가는 길가에 산열매 주렁 주렁 매달아 주셔서
입술이 까맣토록 따먹으면서 왔어요
버찌를 따 먹으며, 뻐꾸기소리 들으며
오랫만에 친정나들이 자랑좀 해버렸네요
"어머니 너무나 오랜 세월을
당신과 헤어져 살았습니다
지금도 그 산엔 뻐꾸기 울고
가을엔 단풍이 붉게 타나요
지금도 그 산엔 진달래 피고
겨울엔 흰눈이 내리겠지요"
어느 가수에 노래 한귀절 제 나름대로 "사모곡"으로 대신합니다
눈물 떨구어 컴퓨터 떠내려가기전에 이만 물러갑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