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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크아웃 커피 때문에 된장녀 취급 받았습니다.

내가 왜 된... |2007.07.28 03:01
조회 118,801 |추천 1

오늘 아침에 출근하다가 일어난 일입니다.

아침을 거른 탓에 감기약을 먹을 수가 없어서 버스를 기다리며 아침을 떼우기로 했습니다.

사실 마음 같아선 돈도 아낄 생각으로 편의점에서 파는 삼각 김밥이나 먹는 걸로 떼우고 싶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편의점까지 거리가 있다보니 하는 수 없이 버스 정류장 바로 뒤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아침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맥모닝 세트를 사서 맥머핀과 해쉬 브라운은 매장 안에서 먹고, 세트에 함께 나오는 블랙 커피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먹고 있었습니다.

맥모닝세트 드셔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블랙커피가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나옵니다.

한쪽 어깨엔 가방을 맨 채로 한 손에는 맥도널드 테이크아웃 커피컵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교통카드가 들어있는 지갑을 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남자가 절 이상한 눈으로 한참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갑자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아가씨, 된장녀야?"

-_-;;;

당황해서 "저요?" 라고 반문했더니,

도리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여기에 아가씨 말고 된장녀가 어딨어?" 라는 그 남자. -_-

기가 막히더군요.

"제가 왜 된장녀인데요?" 라고 재차 반문했더니, 그남자 대답이 아주 가관이었습니다.

"비싼 커피 마시고 있고, 아가씨 손에 그거 명품 지갑 아냐? 나이도 어린데 벌써부터 그렇게 살지마"

-_-;;;

비싼 커피라 ...

그래요. 맥모닝 세트는 3800원인데, 맥모닝 세트 자체가 제 입에 안 맞기도 했고

삼각김밥이면 족하는 상황인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서도 쓸데없이 돈을 많이 쓴 것 같다고

3800원까지 줘가면서 다신 맥모닝 안 먹을거라고 생각했던 터라 커피가 비싼 건 어느 정도 인정합니다.

하지만 커피 한 잔 값이 3800원도 아니고,

맥모닝 세트의 일부에 포함된 커피이다보니 실질적인 커피값 자체는 얼마 안 하겠지요.

무엇보다 저, 커피 안 좋아해서 평소에도 커피 잘 안 마십니다.

그리고 명품 지갑.

명품 지갑 갖고 있는 거 맞습니다. (E로 시작하는 모 브랜드니까 명품 맞겠죠-_-)

그남자 참 눈도 좋네요.

손에 들고 있는 지갑을 보고 명품인지 아닌지 금방 파악해내기까지 하다니. 정말 대단하네요. -_-

근데 전 명품에 관심을 크게 안 두고 살아서, 굳이 명품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사람입니다.

그럼 그 명품 지갑은 어떻게 된 거냐고 하시겠죠?

제가 고등학생 때부터 쓰던 지갑이 다 닳고 닳아서 바꾸려던 차에,

아는 사람이 자기가 쓰던 지갑인데 쓸만큼 써서 질렸다고 저더러 쓰라고 해서 받게 된 지갑입니다.

그남자에게 아무 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된장녀라고 말하지 말라고 따졌더니,

변명하지 말고 된장녀인 걸 인정하고 고치라면서 지가 탈 버스가 왔는지 버스를 타고 가버리더군요.

정말 남의 사정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그저 테이크아웃 커피와 명품 지갑을 들고 있단 이유로

무조건적으로 된장녀로 매도를 하니 정말 어이가 없을 따름입니다.

솔직히 된장녀라는게 왜곡된 존재 아닌가요?

본질적으론 쥐뿔도 없는게 허영심만 많아서 분에 넘치는 행동을 하고,

지 이익만 챙기려드는 여자를 욕하는 말이잖아요.

저도 같은 여자로서 그런 여자는 상당히 짜증납니다.

맨날 없다 없다 소리해대가며 돈을 꼭 써야할 자리에선 요만큼도 돈 안 쓰려 들면서

자기 치장하는데엔 거침없이 돈쓰는 여자들을 보면 정말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짜증납니다.

심지어 생전가야 읽지도 않을 '표지만 예쁜 책' 을 사서 끼고 다니는 지적인 척하고 여자도 있습니다. 

테이크아웃 커피와 명품을 갖고있다고만 해서 모두 된장녀인 건 아니잖아요.

아직까지도 이런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울 따름입니다.

* - * - * - * - *

이야~ 저도 톡이란 걸 해보게 됐네요. ㅋㅋㅋ

하도 어이가 없는 일이라 푸념의 차원으로 적게 된 글인데,

이렇게 많은 분들께서 제 편이 되어주시니 정말 기분 좋습니다. (>ㅅ<)/

아참, 문제 (?) 의 제 지갑은 '에트로 (Etro)' 제품입니다.

사실 저도 예전엔 소위 말하는 '된장녀 유형' 에 속하는 사람들을 경멸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겪고 된장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니,

단편적인 모습만을 보고 된장녀라고 치부해버리는 건 마녀 사냥과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찌됐건 왜곡되고 비틀린 존재인 '된장녀' 라는 개념이 얼른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수1
반대수0
베플인생무상|2007.07.28 03:05
그런 찌질이 같은 놈이 있네여.. 명품은 알아보면서.. 맥모닝을 못알아봐..?
베플아저씨가|2007.07.28 20:31
그 전날 된장녀라는 말을 알아서 그날 한번 써보고싶엇을수도 잇음ㅋㅋㅋㅋㅋㅋㅋㅋ
베플ㅈㅇ|2007.07.28 12:08
E지갑 남이준거아니고 자기가 사서 들고, 맥모닝이 아닌 스탈벅스 들고 있었다고 해도 된장녀라고 물어보는 새퀴가 이상한 새퀴다. 글쓴이 구질구질하게 변명할 필요도 없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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