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동이였던 핸드폰 문자벨을, 무음으로 바꿔버렸다. 그 남자는 조금 이상하다 싶을정도로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했다. 문자 내용은 하나같이 만나자는 이야기였고 나는 대꾸 하기도 어려웠다.
종로라면, 지금 이곳을 오고 있을꺼라 생각되어지고 그 공간이 내가 탔던 그의 자동차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나의 작은 행동은 금새 사무실 직원에 눈총때문에 공기의 무게가 무겁고 투덜투덜대보인다.
목구멍이 괜히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그래도 다행이였다. 직원중 한명이 나를 불렀다.
" 채민씨, 미안한데 파일좀 정부장님께 드리고, 이거.. 복사좀 해줄래? "
" 네, 그럴께요. "
" 응, 고마워. "
표정은 무뚝뚝하나 입꼬리는 항상 밝다. 그냥 텁텁한 공기의 흐름안에서 탈출할수 있는 순간이라 나는 심부름이 좋았다. 한층더 올라가 정부장님을 뵈고 파일을 건내 드렸다. 정부장님은 한껏 기쁜 목소리로 이야기 한다.
" 채민씨, 요즘 일은 어때? 회사사람들하고도 많이 친해지고? "
사실 1층 2층을 쓰지만, 모두 오래된 가족같은 직원들이라 사소한 일상도 비밀이 없다.
그래서 나의 존재도 알지만, 내가 약간 외토리 같은 것도 모두들 알고 있었다. 넌지시 물어보는데 걱정스러워 하는 느낌에 말을 건내 보이는게 느껴진다.
" 감사해요. 그럼여.. 모두 좋으신 분인데요. "
" 다행이네, 그나저나 POPO에 실린 글 자네 글이 맞나? "
" 아. 네. 맞아요.. 보신거에요? "
" 아무래도 편집하는 과정에서 다른 출판사쪽도 보게되는게 다연하지 않겠어? 여기저기서 샘플로 한두권 정도는 책들을 신청해놓지. "
" 그렇군요. "
" 응, 여욱환군도 이곳에 자주 오지 않나. 하기사 요즘은 이곳에 아래층 보다 윗층으로 와서 볼수 있는 기회가 없던 것 같구만. 욱환씨 알지? "
" 아, 네.. 삽화가이시다고 들었어요. "
" 자네글에 그림도 그렸지. "
" 네.. 그림 좋더라구요. "
" 사실, 그 글이 자네인지 몰랐는데 사진을 보니까 알겠더라구, 욱환씨가 이번에 시작하는 원고 받아갈때 이번에 마감한 그 글에 대해 평을 어찌나 좋게 하던지. "
" 그래요? "
" 계속 만나고 싶다고 하더라구, 아마 그 글을 쓴 작가가 자네인지 모른 모양이야. "
" 사실 저도 아는 척 안했어요. 그림 감사하다고 문자했거든요. "
" 그렇군. POPO쪽에다가 아마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 물어본것 같았는데, 한번 MAIL주소 확인해봐. 러브레터라도 와있을지 알아? 허허. 나도 비밀로 해주고 있을께. "
" 네.. "
개구쟁이처럼 눈을 찡긋하며 즐거워 하셨다. 나는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왜 그 사람이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알수가 없었다. 나는 복사기 앞에서 복사를 하려고 섰다. 총 열장이였고, 한장을 다 복사하고 두번째 장을 확인하는데, 그곳에는 짧은 글이 하나 있었다.
[ 채민씨. 요즘 힘들지? 워낙 회사가 신입사원없이 지내오다가 처음으로 새로 오는 사람에게 짤릴까봐 두렵나봐. 사실 우리 회사가 그렇게 야박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자들이 많아서 그런지 질투나나봐. 괜히 채민씨한테 살갑게 굴기도 뭐해서 몰래 글 남겨. 하지만 어쩌면 다들 용기가 없을지도 몰라. 그러니 쉽게 그만두면 안돼? 다들 쉽게 그만두고 나갔거든. 이 분위기 힘들꺼라 알아. 하지만 곧 괜찮아 질것도 믿어. 그래도 항상 웃으면서 있어주니까 너무 고맙다. 맛있는 점심으로 챙겨먹도록해. 글도 멋지더라. 수고해 -현정]
어른같은 글씨였다. 어렸을때 어른들이 쓰는 혹은 선생님이 써주는 성숙한 글씨 같았다. 순간 눈물이 나버렸다. 동글동글한 눈물이 눈가에 고이자 볼을 타고 내렸다. 편지에 눈물이 떨어지자 글씨는 번지고 누군가 뒤에서 어깨를 치자 나는 놀래서 두번째 장을 뒤로 넘겨버렸다. 현정선배였다. 그녀는 그렇게 어깨를 두들기고는 아무렇지 않은듯 평소처럼 걷는다. 아마도 뒤에서 나를 주시했으리라, 생각이 되어지고 마지막장까지 눈물을 참아가며 복사를 했다. 웃음이 나온다. 이겨낼수 있을것만 같았다. 그리고 감사했다. 아홉장을 현정선배 챙상에 올려두고 한장은 고이접어서 주머니에 넣었다. 내 자리에 돌아왔을때 조금더 다른시각으로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었다. 그리고는 부장님 말이 귀에 남아 e-mail 을 확인하는데 너무 많은 mail이 와있었다. 설마 스팸mail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양이였고, 나는 하나씩 읽어보았다. 스팸도 간간히 섞여있었지만 팬이라며 온 글, 그리고 다음편에 대해 알려달라는 사람까지 여러명이였다. 그리고 그 사람의 편지도 있었다.
제목은 이랬다. [ 당신글에 그림을 그렸던 삽화가 입니다. ] 그냥 웃음이 났다. 제목이 조금 웃긴것도 재미있는건 아닌데 잘 모르겠다. 나는 제목을 클릭했다. 자신이 그린듯한 자신의 캐릭터와 그 사람의 글씨로 적힌 편짓글이 사진파일로 첨부가 되어있었다.
[안녕하세요. 한참 마무리 작업중입니다. 아. e-mail.주소는 POPO 편집장님께 물어봤구요. 제가 그린 그림 그리고 그 글 너무 좋아서 이렇게 팬으로서 그리고 삽화가로서 글을 씁니다. 어떤 분인지 궁금합니다. 뭐 글과 현실은 아무래도 차이가 있겠지만 정서적으로 심적으로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친구 안필요 하세요?]
그 역시도 나도 그렇겠지만, 직업적인 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사람들같았다. 쏟아지는 관심들이 너무 감사하고 신기하게 느껴지고 있었는데 주머니에서 진동이 느껴졌다. 문자는 무음이고 전화는 자주 안오기 때문에 나는 놀라서 움찔했다. 나는 급하게 지갑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전화를 받았다.
" 누구세요? "
" 네? 아, 저.. 여욱환 이라고 하는데요? "
" 네? "
" 아니 삽화가요.. 왜 문자를 그렇게 많이 보냈는데 말하마디 없으신겁니까? "
" 저기 .. 죄송해요. 조금 바빴어요. 심부름도 많았고 글도 써야하고.. 그러니까.. "
" 친구 안됩니까? "
그 목소리가 내가 있는 건물 1층이 다 울리도록 크게 들렸다. 그리고 나는 그 남자와 눈이 마추쳤다.
그 남자는 꾸벅 인사를 했다. 나도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나는 아무소리도 낼수 없었다. 그 남자는 계속 같은 공간에서 큰소리로 친구안되냐고 질문을 하고 나는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 했다.
" 시끄러워요. 건물이 모두다 울려요. "
" 네? "
" 당신 지금 내 앞에서 큰소리로 말하고 있잖아요.. 창피해요. 그만해요. "
" ... "
그 남자가 휴대폰을 끊고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도 그의 분위기에 놀라 전화를 슬그머니 끊고 주머니에 넣었다. 그 남자는 기분나쁘게 아래로 처다 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그는 키가 매우 컸다. 그의 어깨에 내 머리끝이였다. 전혀 그림을 그릴 분위기는 아닌데 싶지만 매우 멋진 그림을 그릴줄 아는 사람이였다.
그 사람은 한참을 나를 위에서 아래로 쳐다 보았다. 그러곤 " 점심 안먹었죠? " 라고 물었다. 나는 조금 이상한 기분에 고개를 끄떡이고 그 남자가 앞장서서 간다. 내 머리속에서는 별생각이 다들었다. 그 남자가 실망한걸까? 혹은 자기가 생각했던 이미지가 틀려서 저러나 싶었다. 괜히 불쾌해지고 있었다.
우리는 주차장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그 남자가 조수석 문을 열어준다.
" 타요~ "
" 아, 그런데.. 제가 근무중인데 "
" 그래도 점심시간엔 밥먹어야죠. "
그 남자는 웃는다. 어느정도 감정으로 내 존재를 인정한걸까? 잘 모르겠다. 나도 잘 모르겠다싶어서 그냥 그 남자가 가는데로 따라간다. 익숙한 자동차, 그리고 안정감. 그 남자와 나는 냉면집에 도착했다.
" 여기 냉면 맛있어요. "
" 네.. "
" 나랑 친구해줘요. "
" 네? 아직도 그소리.. "
" 아니, 왜요? 싫어요? "
" 아뇨.. 그래요. 친구해요. "
" 소설, 재미있다고 난리던데요. "
"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쓰는거니까 제가 재미있다고 읽으면서 ' 아 재미있구나 ' 할순 없잖아요. "
" 그런가. 전 그림그리면서 와, 내가 봐도 참 잘그렸다 하는데요? "
" 하하. "
" 이제야 좀 웃네.. 좀 웃어요. 내가 무서워요? 왜 그렇게 얼어 있었어요? "
" 아뇨.. 별거 없었어요. "
" 그래요? 혹시 궁금한게 있는데요.. 그 소설 정말이에요? "
" 하하, 아니에요. 아마도 아닐꺼같아요. "
" 왜 다른 사람처럼 이야기 해요..? "
" 그냥, 소설속인물이랑 저는 다른 인물이니깐요. "
" 하하,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
사실 나도 모르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하는건지 동문서답만 줄곳하고 그는 웃는다.
그리고 냉면은 너무 차갑고 맛있고,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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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점심시간에 딱 마춰서 글을 썼네요. 날이 너무 더워요. 선풍기도 에어컨도 없이
땀 뻘뻘 흘리면서 글을 쓰고 배가고파서 뭐 먹을지 고민하고 있네요. 멀 먹을까나~?
어쨌든, 맛난 식사 하시고 조금더 시원한 하루 되시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