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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있는 이혼남과 결혼을 생각하는 여성분들께.

클라우드 |2007.08.06 18:24
조회 53,306 |추천 19

안녕하세요. 저는 10살짜리 딸이 있는 이혼남과 1년전 결혼한 여성입니다.

당시 저는 초혼이었구요.

결혼하기 전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 위해 너무 힘들었을 당시 이곳에 들어와

용기를 얻어보려 했으나 글들은 우울한게 대부분이어서

용기를 얻기는 커녕 그나마 있는 희망도 빼앗길 지경이었죠.

그래서 근 1년간 들어오지 않다 오늘 우연히 들어왔는데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시는 저와

비슷한 처지의 분들의 따뜻한 글들도 간간히 있고 해서 저도 용기를 내어 몇 자 적어보려 합니다.

 

우선 이혼남과 교제중이신 여성분들 그리고 이혼남과 결혼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

절대 결혼은 현실입니다. 사랑 하나 가지고 될 수 있는 문제 아니라는거

특히 님들같은 경우에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친구들에게 가족들에게 들으셨겠죠.

그거 정말 사실입니다.그렇지만 자기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 그 지긋지긋한 현실이

행복한 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제가 몇 개  조언드리는 것은 한시라도 먼저

님들이 가고자 하는 길을 간 사람으로 드리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이니 이런 상황과

상관없는 분들의 가볍게 날리는 " 더 살아보고 얘기해라" "너도 못난게 있으니까 결혼한거

아니겠어" 등등의 무책임한 리플은 정중히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첫째 결혼하시기 전 친정 부모님의 허락. 이거 정말 중요합니다.

어떤 분들은 특히 어린 분들 같은 경우 부모님의 허락을 받기전 먼저

동거를 시작한다거나 친정부모님의 허락없이 덜컥 결혼먼저 하는 분들이 있는데.

물론 이해 안가는 거 아닙니다. 저도 친정부모님 허락받으려 할 때 우리 엄마

"그냥 부모자식 인연을 끊자"부터 시작해서 "내가 죽으면 그때 해라"등등

이건 정말 양호한 거구요.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들도 하시면서 힘들어 하시는데

그거 보는 저의 맘 역시 너무 힘들더군요. 그래서 한때 그냥 이렇게 힘든 방법 택하지 말고

결혼해서 애라도 하나 낳아서 부모님께 데려가면 받아주시지 않을까 저도 그런

생각 했습니다.

전화도 안받으시고 절대 집에는 오지도 말라고 얼굴도 안보신다는 부모님께

신랑이랑 함께 가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그 때 신랑이 그러더군요.

니네 부모님이 나한테 똥물을 끼얹든 칼로 찌르던 절대 말리려고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요. 니네 부모님 허락없이는 이 결혼 못하는 거라고...물론 문전박대 당했죠.

이혼한게 뭐 죄라고 신랑도 남의집 귀한 자식인데 너무 미안한 마음에 훌쩍이는 내게 신랑

그럽디다. 이제 시작인데 똥물 안 맞은 건만 해도 어디냐구. 그리곤 전의를 다지며

밥을 먹었더랬습니다. ^^ 그렇게 스물세번 찾아갔습니다.    

스물세번째  되는 날 엄마가 신랑을 받아 주셨는데. 비가 오는 날 우산도 없이 혼자 집앞에 찾아간

신랑이 벨 누르고 그냥 무릎 꿇었답니다. 그렇게 비 맞고 한 30분쯤 있으려니까 엄마가 우산 가지고

나와서는 우산 씌워 주시면서 들어와서 밥먹으라고 딱 한마디 했답니다.

지나고 나서 신랑한테 그때 기분이 어땠냐고 물으니 우스갯 소리 하듯 최대한 불쌍하게 보이려고

다 컨셉이었다고는 하는데 본인도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문전박대 당하고 욕들으면서도 부모님 허락 받으려고 힘들었던 시간들. 그거 다 약이 되고 힘이 됩니다. 이제 우리 엄마는 완전 신랑팬이

되었답니다. 힘들다고 뒤로 숨지 마시고 진심을 가지고 정면으로 부딪치세요.

부모님들께 죄를 짓는건 이혼남과 결혼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허락없이 결혼했을 때

그분들에게 드리는 배신감입니다. 간단하게 정리해 놔서 그렇지 허락받는데 2년 걸렸습니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세요. 지금 부모님 설득 시작하셨다면 최소 1년 어쩌면 2년 3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정도 각오와 배짱없는 분이 이혼남과 결혼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거겠죠?

 

둘째. 전처의 존재. 그리고 전처와의 아이문제입니다.

(전처가 기르고 있는 경우 말고 함께 살아야 하는 경우입니다)

여기 글들 읽다보면 전처보다는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전 조금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이는 아이일 뿐입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들 행동들에 너무 상처받지 마세요. 항상 자신을 바로 세우세요.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결혼식 끝나고 시댁에 다 함께 가서 결혼사진을 보고 있었습니다.

분위기 정말 화기애애 했죠. 그런데 아이가 다른 앨범 하나를 들고 오는 겁니다.

세상에...전처와 남편의 신혼앨범이었습니다. 그걸 떡 하니 펼치는데...당황한 건 내가 아니라

오히려 시댁 식구들이었죠. 시어머니는 어쩔줄을 몰라 하시고 시아버지는 기침만 해 대시고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괜찮다고...어디 한번 볼까? 그리곤 전처의 웨딩드레스 사진 보면서

'와...엄마 정말 예쁘다.'' 어머, 아빠 한복입으니까 멋지지?"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아이가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그 아이도 인간입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알수 있는게 있죠.

그 아이는 나란 존재에 대해 위기감을 느꼈을 겁니다. 상처를 주기 위해서 그 앨범을 들고 왔겠어요?

물론 그럴수도 있죠. 성인이 그런 행동을 했다면 상처받아 마땅 하겠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아이가 한 행동일 뿐입니다. 아이의 사소한 행동이나 말들에 너무 의미부여를 하지 마세요. 그 날 밤 신랑이 그러더라고요. 고맙다면서 아이가 그렇게 할때 그냥 내버려 두라고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 지도 모르고 하는 행동인데 그거 넓은 마음으로 받아주면 자기가 커서 내가 새엄마 한테 이랬었지 하면서 얼마나 미안하겠냐구...그 말 맞습니다. 아이는 이제 스스럼없이 저랑 친엄마 얘기도 하고 사진도 보고 그럽니다. 가끔 친엄마랑 만나기도 하는데 친엄마도 아이통해서 제 얘기 들었는지 한날은 "00엄마가 새엄마한테 고맙다고 전해달래요"이러더라고요. 정말 눈물을 흘려야 하는 순간은 아이가 주는 상처에 슬플때가 아니라

제 맘이 전달되었을 흘리는 눈물. 이런 기쁨의 순간이 아닐까 합니다.

 

셋째. 이혼남과 결혼한 나에게 이럴 수 있어? 이런 생각 정말 위험합니다.

내가 사랑한 남자라면 이혼을 했든 아이가 있던 동등한 출발에서 결혼하는 겁니다.

애딸린 이혼남 하고 결혼까지 한 내게 신랑은 나보다 애를 더 애지중지 하고

시댁식구들은 그만한 대접도 안해주고...이런 약한 생각 하실거라면 아예 결혼 접으십시오.

남편도 나도 그리고 아이도 누가 더 미안하고 누가 더 고맙고 그런거 없습니다.

자기의 위치에서 가족으로서 줄 수 있는 사랑 베풀면서 책임을 다할 때 온전한 가족이

이루어 지리라 믿습니다.

 

항상 마음은 넓게 가지되 이성적으로 판단하려는 노력을 하세요.

조금 덜 힘들려고 돌아가고 눈 감지 마시고 용기내세요.

 

쓰다보니 너무 많은 말을 한 것 같네요.

더 할말은 많은데 이만 줄일까 합니다.

남들보다 힘든 길 가시려는, 가고있는 모든 분들

남들보다 내가 더 사랑하며 살고 있는 거겠지 생각하시고

항상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추천수19
반대수2
베플성실한그대|2007.08.21 10:46
참 이글을 읽고 아직도 짐 세상에 이렇게 멋진 여자도 있구나했네요... 한권에 소설을 읽는 기분였답니다 남편이 부럽고 짐새딸과 태어날아이 역시 부럽네요 훌륭한와이프 그리고 현명한 어머니가 댈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다른 환경과 다른스토리에 있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분들도 이글보고 많은 용기와 힘을 얻엇을거라 믿고싶네요 전 아직 결혼도 안했지만 당신과 같은 그런 생각을 가진 아내를 만나고 싶네요... 님~ 행복한 가정을 이루시길 바랍니다^^*
베플...|2007.08.21 12:11
겨우 1년 살아보고... 적어도 10년은 살아보고 이런 글쓰길...
베플마인드게임|2007.08.21 09:13
누가 뭐라해도 나는 당신이 참 대단하고 멋진 여자같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격려와 도움과 사랑이 없었다면 힘들었겠져?? 이혼녀 이혼남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얼마나 서로 아끼고 존중하고 이해하느냐의 차이같네요. 행복한 가정생활 ~ 오래오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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