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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이렇게 밖에는...

임수현 |2003.06.15 14:53
조회 219 |추천 0

 저는 24살..아직은 대학 4학년...아주 얼릴적 얘기 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엄마 험담을 하시는 큰집, 아빠 험담을 하는 외갓댁. 어마어마하게 부자였던 외갓댁에선,  아르바이트로 겨우 홍익대에 다니는 우리 아빠가 성에 차지 않았겠지요. 미술하면 그렇잖아요. 미래가 확실하지 않으니.. 제가 태어나고 나서야 그나마 결혼을 인정 하셨다니까요. 저는 어릴때부터 큰집에가면 엄마 험담에 울고 , 외갓댁에 가면 아빠 험담에 울고, 암튼 악바리같이 "우리 엄마 욕하면 가만 안둘거야!" 하고 엉엉울기도 하고 "우리 아빠 욕하면 가만 안둘거야!" 하고 엉엉 울기도 했습니다. 물론 욕이라고 할것까지는 없구요, 음..."할머니 왈. "난 며느리가 차려주는 밥한번 못먹어 봤다" 느니,  외할머니 왈 "임서방은 도대체 돈을 버냐 안버냐." 이런식의....하지만 어린 나로서는 충격이지요..지금도 기억이 생생할 정도니까요. 내가 울때마다 친할머니나, 외할머니 표정이란...

  아빤 대학원까지 마치시고 외국에 주로 계셨고, 엄만 보내주시는 돈으로 우리를 여기서 키우셨구요.  물론 아빠 얼굴 보기란 하늘에 별따기 였지요. 일년에 한두번.. 그러면서 엄마 아빠 사이는 너무 서먹해 졌습니다. 이혼 같은걸 하신것은 아닌데요.  집에오셔도 두분은 거의 말을 안하시고, 아빤 제 동생 방에서 주무시고. 아틀 정도 지나면 다시 가시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렀구요. 제가 대학생이 될때까지도 비슷한 생활이었습니다. 대학생이 된다음에 일학년때 언젠가... 나름대로 힘들었던 나는 술을먹고 집에 들어가서 엄마한테 왜 이혼을 안 하느냐는둥. 눈치 보기도 지겹다는둥 술주정을 아주 심하게 한적두 있구요, 아빠 얘기가 어디서라도 나올때면 참 많이도 혼자 울었던것 같아요. 제가 보기로는 아빠 또한 여자가 있거나 하진 않으셨던것 같아요..왜, 예술한다 하는 사람들 그런거 있잖아요. 거기에 푹 빠져서 주쥐에 아무것도 신경 안쓰고 오로지 거기에만 빠져 지내는.....

 하지만, 언제 부턴가 엄만 나한테 툭툭 내뱉는 말로 얘길 하십니다. 내가 아빠 편드는게 서운하다는둥, 아빠가 집에 오는게 불편하다는둥, 그렇게 아빠가 좋으면 아빠랑 살으라는둥. 물론 그런얘기 순간적으로 하시고 후회하시는거 압니다만....제 남동생 한텐 한번도 그런말을 안하시는데, 유독 저한테만 그러십니다. 물론 엄마 입장에서야 저한테 서운하시겠지만, 저한테는 아빠잖아요, 그리운 아빠요...

 부부야 남남이 만나서 같이 지내다가 멀어지기 하고 헤어지기도 하는거 이해할수 있어요.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 둘이서 평생을 함께 한다는건 쉬운게 아닌거 저도 알 나이는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부모와 자식은 다릅니다. 왜,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는 말.. 아무리떨어져 살아도 끌리는게 부모 자식 사이, 형제간 사이라 잖아요. 분명이  눈에 보이지 않는게 있습니다. 저도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압니다. 남자가 책임감 없이 자기일에만 빠져서 아내와 아이를 그렇게 많은 시간 혼자 두었으니.. 하지만 그런거 다 제처두고도 저한테는 아빠잖아요..

  보름쯤 전엔가는 아빠가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물론 아빠는 되도록이면 저랑만 통화를 하세요.)  전주에 오신다고... 그 전화  끊자마자 뒤에서 들리는 말,  엄마가 짜증 내시는 말투로 " 또 집에 오신대?"  하시는 것이엇어요. 갑자기 뒷골이 저리면서 그 자리에서 눈물이 뚝뚝 흘렀습니다. 엄만 놀라시는 눈치 셨구요..지금까지 이십년 넘게 살면서 아빠일로 엄마 앞에서 운건 많지 않았는데,  아니, 엄마 마주하고 운건 거의 없었지요. 거의 제 방에서 책을 막 찢는다던가 아님 뭘 깬다던가 하면서 혼자 펑펑 운적은 많습니다만... 그날은 아주 눈이 떠지지 않을 정도로 울었어요..

 저도 이제 이렇게 아빠일로 엄마 눈치보고,  미칠것 같이 답답한 거 정말 싫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비상구는 보이지를 않구요.  매번 아빠가 오실 때마다 엄마 눈치 살피고 내 방에서 몰래 울고, 반복되면 반복될수록  엄마가 내밭는 말들은 하나 둘씩 늘어가구요..

 한시간 전쯤에 아빠 전화를 받았습니다.서울이시고,  전주 오신다구요, 제가 요즘 장염이 심하게 걸려서요. 백숙 해 주신다네요.. 마늘이랑 찹쌀좀 준비해 놓으라구요..엄만테 찹쌀있냐고 물었더니,  백숙 "나가서 사먹으면 안되냐" 네요.  그러고 짜증 내시면서,  방으로 들어가십니다. 그 뒷모습을 보고있던 난.. 갑자기 돌것같고 소름이 끼치네요. 이러다가 갑자기 돌것 같아서 갑자기 컴퓨터를 켜고 누구한테라도 얘길하고 싶어서 여기에다 적고 있는거구요.

 오늘 저녁 아빠가 오시면 또 시작 이겟네요. 엄마 짜증났나 눈치보고, 아빠가 눈치 채셧나 눈치보고.. 어떨 때는 돌것 같은때도 있고...어떨대는 막 울다가  "이러다가 미치기도 하겠구나" 싶습니다.  엄만 모르십니다.  제가 얼마나 힘든지... 친구랑 정신과에 간적도 있어요, 약만 세알씩 삼일분 주대요. 우울증 초기 증상이라구요,  아무것고 아닌 일엔 신경 예민하게 쓰지 말라면서요.. 

  엄만, 가끔씩 " 수현아~니가 아들이면 좋겠다" 하실 정도로  제일만은 절대 기대지 않고 저혼자 다 알아서 합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용돈 한번 타서 쓰지 않았구요. 안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습니다. 물론, 등록금도 제가 내야 직성이 플립니다. 도움을 받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엄만 제가 아주 강한 사람으로 보이시나봐요.  제가 얼마나 힘든지 내색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빠얘기를 엄만테 꺼낸 적도 있어요, 근데 제가 성질이 보통이 아니거든요. 꼭 마지막엔 싸움으로 끝이 납니다. 그래서 아예 얘기를 꺼내기가 싫어요.

 미칠것 같습니다.  이런 시간이 얼마나 많이 반복될까요.  답답합니다. 엄마도 안쓰럽고 아빠도 안쓰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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