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쟁이 동호회 모임 약속이 있어 부리나케 서둘러 퇴근을 준비하던 차에
2팀장이 다가옵니다.
"퇴근 뒤에 시간되세요? 술이나 한잔 하죠?"
"에? 안 되겠는대. 오늘 선약이 있거든. 다음에 하지."
곧 바로 이어지는 한 마디.
"○○씨(어리버리 여직원)도 합석하기로 했는대 싫어요? 싫음 말고 ㅋㅋㅋ"
순간 갈등이 생기더라구요. (기회려나?)
"잠깐, X팀장 설마 아까 했던 얘기 때문에 일부러? 딴 사람한테 말한 겨?"
"얼래리 꼴래리~ 갈래요 말래요?"
결국 선약 취소하고 따라 나섰습니다.
2팀장, 어리버리, 나, 1팀장(남자), 2팀 주임 ... 이렇게 다섯 명이서
(조합이 참 이상하죠?)
자주가는 스넥 바에 자리를 잡았죠.
부장님을 안주 삼아 힐난한 욕의 페스티벌 분위기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나로써는 직속상사라서 대 놓고 뭐라 못 하겠더라구요.(소심모드)
그런데 어리버리 여직원은 말똥말똥 하게 재밌다는 듯이 경청하더군요.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ㅋㅋㅋ)
그런데 갑자기 2팀장이 어리버리 여직원을 빤히 쳐다보며 옛날 얘길 하는 겁니다.
"나 입사하고 처음 ○차장님(당시에는 사수, 부사수관계였음) 봤을 때
정말이지 쫄았거든. 그런데 알고보니 사람이 진짜 소심하다고 할까 예민하다고 할까?
완벽주의적인 사람이더라구. 재수없었어."
(대략 이런 내용의 말이었네요)
나를 쳐다보며 피씩하고 웃는 어리버리.
쪽 팔리더이다. (워메~ 난 왜 이렇게 일찍 태어난 겨)
내가 묻고 싶던 말을 대신 해 주던 2팀장.
"○○씨, 애인 있어요? 주말에 뭐 해?" 를 위시해서
"○차장님은 평일보다 주말(독거노인 봉사활동, 사회복지회관)이 더 바쁘거든요."
"이런 남자 정말 매력없죠? 그러니 아직까지 결혼을 못 하지."
"예전에 ... 어쩌구 저쩌구..."
잔인한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일단 어리버리가 애인이 없다는 대답에 흐믓해지더이다.
오늘 2팀장으로 덕을 봤네요.
결국 내가 어리버리한테 건넨 말이라고는
"2팀장 좋은 선배예요. 그건 내가 보장할께요. 배울 게 참 많은 친구랍니다."
였습니다.
말해 놓고나니, 날 째려보는 2팀장의 눈초리가 아직도 뇌리에 남네요.
암튼 어리버리 여직원에게 애인이 없다는 값진 정보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