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자소리가 들렸다. 나는 무의식 그의 문자일꺼라 감지했다. 너무나 평온한듯 고요한 공기가 내가 핸드폰방향으로 손을 뻗으면서 그 건조함과 정지함이 와르르 크게 무너져 버렸다. 순간 애처로움이였을까? 심장이 미친듯 빠르게 달리기 시작했고 이미 핸드폰 폴더를 열었을때 나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고 그가 적었을 문자내용을 살핀다.
[ 우리 밥먹자. 델러 간다. 너 집에 있다고 알아. ]
나는 그 상태로 정지해 있었다. 왜 그는 아무렇지 않게 저런식의 문자를 보냈을까? 오분정도 흘렀을까? 그에게 바로 전화가 왔다. 꾸역꾸역 눈물을 목아래로 깊이 침과 함께 삼켰다. 그리고 나는 통화키를 눌렀다. 하지만 나는 그 순간 먼저 아무말도 할수도 하지도 못했다.
" ... "
" 여보세요? "
그의 음성은 차분하지만 평소와 다른 분위기였다.
나는 휴대폰 마이크를 손으로 지긋이 누른체 휴대폰 멀리에서 헛기침을 했다.
" 응.. "
" 밥먹었니? "
" 아니, 생각없어. "
" 나 외로워. 그러니까 밥 같이 먹자. 데릴러 갈께. "
" .. "
그는 무턱대고 외롭다고 이야기 했다. 나는 그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 무턱대고 외롭다 하였고, 무턱대고 밥먹자 하였고, 무턱대고 데릴러 온다고 했다. 내 상황을 그는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내 대답도 듣지 않고는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렸다. 다행인걸까? 라는 생각이 들어버렸다. 어쩌면 그가 내 곁에 있는 것 만으로도 다행스러운건지 어쩌면 괴로운건지 혼란스러웠다.
정확히 15분만에 그는 우리집앞에서 나를 부른다. 나는 창문끝으로 그를 보았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을 15분에 나는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에게 계속 전화가 오고 나는 결국 나가야만했다. 그는 평소보다 더 밝은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처럼 나에게 너무 잘해주고 있었다. 나는 언제나 처럼 그의 물방개 안으로 들어간다. 동글동글한 자가용, 그의 향기. 모든게 다 정지 되어있고 단지 꿈을꾸고 있는거라고 생각할즈음 그가 내 운전석으로 탑승하자 그 꿈은 무참히도 깨지고 말았다. 그와 내가 있는 공간의 분위기를 무어라 설명해야할지 나는 막막했기 때문이다.
" 우리집으로 갈꺼야. "
" 응? "
" 밥해놨어. 같이 밥먹어 줄꺼지? "
" .. "
아무 말도 할수 없었다. 자꾸 목이 매여와서 나는 카오디오에 CD를 밀어 넣었다. 꾸역꾸역 다삼켜진 CD안에서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고개는 창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눈물이 흐를때마다 나는 그가 모르도록 눈물을 흠치고 있었다. 그 역시 묵묵히 운전만 하고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집풍경사이로 얼마 가지 않아 그가 차를 멈추었다. 그의 집근처의 한적한 공터였다. 그 담뱃불이 꺼져들어가던 그곳이였다.
" 채민아, "
" ... "
" ... "
" 말해. 왜? 할말있어? "
" 난 너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난 너가 너무 좋다. "
" 나도 오빠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
" 고마워. 우리 다시 웃으면서 이야기 할수 있는거지? 맞지? "
사실 나는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내가 원하는 사랑은 얄팍한 이런 사랑이 아닌데, 자꾸만 나는 괴로움을 참을수 없었다. 모든 사람들은 나와 같은 나약함으로 사랑하며 사는 걸까? 물음은 던지지만 그 누구도 대답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 얄팍함이 너무 싫어서 그의 대답에 한탬포 느리게 고개를 끄떡이고 있었다. 그는 기분이 좋아진듯 운전대를 힘있게 돌려서 그의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알수없는 슬픔이 가득했다. 그가 차문을 열고 내리고 그는 내쪽으로 와 차문을 열어주었다. 나는 작은 목소리로 " 고마워 " 라고 이야기 했다. 그러자 그는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너무 밝아서 슬플정도로 웃고 있었다. 집문을 열자 밥냄새가 났다. 그리고 어느때처럼 그의 그림이 가득한 방으로 들어서자 그녀가 그려진 그림과 눈이 마주쳤다. 모두 찟겨졌던 그림은 스스로 붙은것처럼 원상복귀가 되어있었다. 원래 있던 그림인지, 혹은 그가 다시 그린그림인지 알수는 없었지만 순간 나는 얼어붙은듯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고, 싸늘한 공기에 가방을 들고 그냥 나와버렸다. 거실의 식탁에 앉아 옆에다가 가방을 내려놓았다. 무슨정신으로 밥을 했는지 몰라도 밥은 무척 맛있어 보였고 정성이 어려있었다. 그리고 밥을 한입 입에 떻어 넣자 마자 나는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 채민아. "
그의 다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나는 씹지도 못한 밥을 입에 문체 말했다.
" 있잖아. 내가 오빠가 외로워서 밥을 같이 먹어주고 싶은데 머리는 계속 그냥 먹어주라고 하는데, 나 아무래도 이 밥 다 못먹겠다. 미안해. "
내가 급하게 일어서자, 식탁의 의자가 밀리는 둔탁한 소음이 났다. 그리고 가방의 끈을 손으로 잡고 몸을 돌렸는데, 그가 내 손목을 잡았다.
" 채민아, 가지마. "
" ... "
" 내가 미안해. 가지마.. "
나는 입안의 밥을 삼키고 침을 삼키고 마음을 삼키고 있었다. 이미 눈물이 가득 고여서 또로로 굴러 떨어질일만 남은 상태였다. 그리고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 나.. 이런 얄팍한 사랑 하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데 오빠도 내 맘 알잖아. 내 마음 다 보이잖아? 근데 나는 눈에 안보여? 지금 내 맘이 당신맘이 아픈듯 이렇게 찌져지도록 괴로워하는거 안보여? 나 있잖아. 나 혼자 미련하게 당신 슬픈눈 보며 밥먹고 내 맘 눌러 담아두고 당신 모른척 하기에는 너무 큰거 같아. 어떻게 그러니.. 내가 이렇게 아파하는데.."
고개를 떨구자 눈물이 방울방울 거실바닦을 적시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잡은 내 손목이 그의 품으로 그의 힘에 의해 이미 나는 안겨있었다.
" 미안해. " 그가 말했지만 나는 이미 그의 사랑을 받을수 없다면 더이상 그와 마주하는게 너무 괴로워질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에 나를 위해서 그를 버릴 준비가 이미 되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안긴체로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고 그의 목을 감싸 안고 키스를 했다. 키스는 짭짤한 눈물맛도 났다, 그도 내 허리를 깊이 있게 안았다. 뭐엔가 홀린듯 그를 내 맘 깊숙이 묻기 위해 나는 온 맘을 다해 입을 마추었고 그 역시 내 사랑에 반응하듯 심장이 터질듯이 꽉 안은체 내 사랑에 반응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그와 입술을 떨어트리고 조금도 나약하지 않은척을 하면서 말했다.
" 마지막이야. 그리고 이제 끝이야. 너무 사랑하고 곧 지워지겠지. "
조근조근한 목소리가 방방을 울리고 나는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사람 앞에서 그의 번호를 삭제했다. 그리고 그의 휴대폰도 역시 뺏어들어 내 번호를 삭제했다.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나를 잡거나 나에게 다행히도 그 어떤 미련도 남겨 주지 않았다.
그리곤 기쁘게 인사를 했다.
" 안녕. "
나는 그곳을 빠져 나가면서 바람에 눈물과 그 맘을 다 날려 버리고 우리의 이별은 얄팍한 사랑이 되어 서로의 존재를 잊은체 1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사실 간간히 현정선배한테 그의 소식을 들었다. 그때마다 나는 심장이 터질꺼 같았지만, 티 낼수 없었다. 그는 여전히 어느 시골동네에서 그림을 그린다 하였고, 언젠가 마주칠뻔했지만 그가 피한건지 내가 피했던 건지 매 순간 그를 떠올릴수 있는 곳에서 더이상 마주칠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1년이 넘은후엔 간간히 문자를 보냈지만 나는 문자를 무시하고 있었다. 아니 무시할수 밖에 없었다. 다시 그 끔찍한 1년을 반복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어쨌든 박선배와 현정선배의 추천으로 나는 그 이후에 2007년 1월 생일 선물처럼 H출판사에 입사하게 되었다. 그 해의 7월 뱀의 성교장면에 관한 꿈을 꾸고 내 주위엔 신기하게도 여러명의 남자들이 관심과 흥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남자 뿐만 아니라 귀차니즘이 함께 동반되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