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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이야기- 미친 여자?

히에온 |2003.06.17 02:42
조회 24,812 |추천 0

이곳에 와서 참 많은 교민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그 중에서 너무나 가슴아픈 이야기를 듣고 조국을 위하여 희생하신 분들이나

외국에 나가서 사는 분들을 좀 사랑해 달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그 분이 제게 하신 말씀 그대로 적겠습니다.

 

내가 이곳에 온지도 35년이 다 되어 간다

처음에 왔을 때는 한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노랑머리의 사람들과 

같이 지내니 정말 내 조국이 그렇게 사랑스러운지, 얼마나 보고 싶은지 ,

밤이면 밤마다 눈물로 지새웠다.

우선 말이 통하지 않으니 일이 끝나도 끝난 줄 모르고 계속 남아서 일을 했다.

그러기를 1년, 벙어리가 되면 눈치가 빨라 지듯이

말은 통하지 않지만 눈치가 빨라지는 덕에 '한국간호사' 하면 누구나 인정 해 줄 수 있는 위치까지 갔다.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기니 먹고 싶은 것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그 중에 제일 먹고 싶은 것이 김치였지만 그 중에 깍두기가 제일 먹고 싶었다.

그것만 먹으면 천하제일의 인삼보다도 더한 약효(?)가 있을 것 만 같았다 .

한국에 있는 식구들에게 전화를 하였다.

깍두기가 제일 먹싶어요

깍두기좀 보내 주세요

 

가족들에게 연락이 왔다

배로 보내니 좀 있으면 받아 볼 것이라고....

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온갖 약을 다 써보아도 증세는 좀처럼 호전 되지 않았다.

증세가 더해가면 갈 수록 깍두기에 대한 나의 마음은 더해만 갔다.

그것만 먹으면 난 괜찮아 질 것 같은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날 세관에서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 화물이 왔으니 찾아가라는 것이다.

난 죽은 사람이 살아난 듯 너무  기뻤다.

그래 깍두기가 왔구나 ..

 

아침이 되기도 전에 부산하게 준비를 하였다.

도착하자마자 나의 화물이 어디 있는지 물어 보았다 .

하지만 그 세관원의 대답은

그것이 썩은 것 같아서 버렸다 는 한마디..

하늘이 노래지는 것을 느끼면서

어디다 버렸냐고 물어 보았다.

난 그곳을 찾아서 미친듯이 달려 갔다.

그곳엔 정말 시어터진 깍두기가 있었다

뜯지도 않은 채...

 

난 시어서 꼬부라진 깍두기를 정신 없이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한참을 먹고 나니 좀 여유가 생겼다.

주위를 둘러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그들의 한결같은 눈길은

'저 여자 미쳤나봐...'

 

엉엉 소리내지도 않았는데..

작은 눈을 부릅떴는데도

하염없는 눈물이 얼마나 흐르는지

아, 이것이 타향살이로구나

 

뼈에 사무치는 ,

피가 마르도록 보고싶은

  나의 조국, 나의 가족, 나의 형제들...

 

세월이 지나니 많이 잊혀져 간다

그 동안 나도 많이 늙어 지면서

연금탈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나라가 되었다.

 

부디 나의 조국

부강한 나라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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