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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 강남 집값, 제가 올렸습니다!

swott |2007.08.23 11:49
조회 1,033 |추천 0

제가 바로 강남 집값 상승의 주범입니다.
글에 들어가기에 앞서 집값 때문에 힘들어하고, 부담을 느끼는 많은 분들께 사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강남 집값이 오른 것은 제가 해온 일들의 부수적인 효과였을 뿐, 제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강남 집값이 저 때문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9남매 중 6째로 나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숲과 농지밖에 없던 시골 중의 시골이었고, 저희 집은 많이 가난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장남인 첫째 형에게 복숭아 팔아 한푼 두푼 모으신 돈을 들여, 형을 중앙대학교에 보내는 데에 성공했지만, 형은 형제들을 뒷바라지하지 않고 도망가 버렸습니다.

부모님의 뒷바라지도 기대할 수 없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광주로 가서 고학하며 중학교를 다녔고, 서럽고 서럽게, 말 그대로 뼈가 빠지도록 공부했습니다.
신문 배달과 잡일까지 해가면서, 매 끼니를 라면으로 연명하면서, 칫솔 살 돈과 버스 탈 돈이 없어서 버린 칫솔로 이빨을 닦고, 친구들에게 신세를 져가면서.

한이 맺히고 죽도록 서러웠습니다.
한 달 내내 라면만 먹은 적도 있었고, 일주일동안 6시간을 자기도 하면서 고학했습니다.
건강은 날로 나빠졌고, 어금니가 썩다 못해 부서졌어도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했던 때는 너무 아파서 진통제를 하루에 3개씩 먹어가며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공부해서 강남으로 이전한 평준화된 경기고등학교에 82년에 입학하게 되었고, 몰래 중학생 과외를 해가며 학교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3학년 때는 강남으로 이사를 할 수 있었고요.

그 때는 강남이 한참 개발되던 시기였고, 저처럼 시골에서 고학해 경기고에 진학한 친구들이 여럿 있었는데, 그 친구들은 고민을 털어놓고 토론을 하기에 좋은 친구들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제일 친한 한 친구가 그 때 사귄 친구인데, 그 친구에게 많은 것들을 배웠죠.

평준화가 되었어도 80년대 초 강남의 학구열은 뜨거웠습니다.
지금은 정년퇴임하신 독일어선생님의 회상을 빌리자면, 은마아파트 앞에 당구장이 하나 있어 선생님들끼리 당구를 치러 자주 가셨는데, 차를 타고 그 쪽을 지나가다 보면 학생들이 모두 책을 읽고 있었고, 심지어 길가에 앉아 공부를 하던 학생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경기고, 휘문고, 숙명여고 학생들 정말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친구들과 동경대 수학시험 문제집을 돌려가며 풀었고, 정석과 성문영어를 10번 이상씩 보고 외우는 은 기본 중의 기본이었습니다.

뒤늦게 합류한 중동고 학생들은 운동도 잘했고, 공부할 땐 마치 괴물처럼 공부했었죠.

친구를 따라서 교회에 갔었는데, 착하고 성실한 친구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그리고 무엇보다 힘들 때 절대자에게 기도하고 의지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죠.
그 동안 쌓아온 서러움들도 그 때 풀 수 있었고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연세대에 합격하고, 등록금 문제로 재수를 해서 서울대에 합격하고, 서울대에서 고등학교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하고, 모두 사회에서도 성공한 것이죠.

 

물론 당시에 강남은 알아줄 정도로 명성이 높은 것까지는 아니었기 때문에, 서울대 동기들 중에 상문고, 대성고, 충암고, 명지고, 예일/선일여고, 숭실고 등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중동고, 단대부고, 휘문고, 경기고 출신들도 많았습니다.

자식들에게도 제 서러움 때문이라도 공부를 열심히 시키다 보니, 자식들도 우등생이 되는 선순환 안에서, 강남의 학교와 학생들이 소문이 나게 되고, 학원들이 몰리고, 타지에서 자식 교육에 관심이 많은 부모들이 이사를 오려고 노력하다 보니 집값은 자연스레 오르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강남에서 공부를 하던 사람들이 환경 좋은 분당, 일산 등지로 이사하게 되고, 그 신도시들도 집값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결코 훌리건들이나 아줌마들이나 알바들이 열심히 떠든다고 쉽게 올라가는 게 집값은 아니지요.

 

저는 집값에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어디로 가서 살든 상관이 없습니다.

제가 강남이나 분당에 사는 이유는 집값 때문이 아닙니다.

그 이유는 강남이 제 청춘의 열정이 묻어있는 추억의 도시이기 때문이고, 환경이 좋은 도시이고, 제가 사랑하는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어찌됐건, 강남과 분당의 집값을 올리는 데에 저를 비롯한 80년대를 공부로 불태웠던 학생들이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고, 그 사람들이 지금은 사회 고위층이 되기까지 해서 그 집단이 몰리는 곳은 집값이 오르는 자연스러운 결과를 낳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저를 포함한 그 집단의 많은 사람들이 강남을 떠나 분당에 살고 있고, 분당의 집값이 자연스레 오르게 된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제 집을 팔 생각도 없고, 집으로 돈을 벌 생각도 전혀 없기 때문에 집값이 내려가도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정부가 아무리 강남, 분당 집값을 내리려고 해도 내려갈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이미 탄탄하게 올라간 집값을 꾹꾹 눌러봤자 별 소용이 없을 것이고, 오히려 엉뚱한 사람들만 피해를 보게 될 것입니다.

조만간 '페트라 건설'이라는 회사에서 연희동에 분양하는 베버리 힐스 빌리아라는 집으로 이사를 갈 생각입니다. 강남, 분당 집과 이천에 사놓은 땅을 거의 다 팔고 갈 생각입니다.

정부는 괜히 부동산 가격을 억눌러서 엄한 사람들, 부동산 중개업자, 인테리어 업자, 건설회사들 손해주지 말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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