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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어머니 시집살이 하셨던 얘기좀 해드릴께요.

아들. |2007.10.04 20:12
조회 581 |추천 0

얼마전에 적적하신 외할머니께 인사드리러 갔던길에 들은 이야기 입니다.
저희 어머니 시집살이에 관한 이야기 였지요..
저희 친할머니는 허구헌날 저희 어머니에게 구타와 폭언을 일삼았답니다.

하루는 외할머니께서 저희집에 오신적이 있었는데 친할머니께 맞고 있었다고 합니다.

밥을 새로 하지 않고, 찬밥을 끓여서 저녁상을 차렸다고...;;

외할머니가 보고 계신데도 뺨을 때리고 폭언을 일삼으셨답니다.
그런 할머니 밑에서 시집살이 하시면서 저희 두형제 보란듯이 열심히 키우셨습니다.
저는 절대 몰랐죠. 친할머니께서 저희에게 정말 잘해주셨었거든요..

삼촌 둘까지 집에 얹혀살았었죠.. 돈버는 사람은 저희 아버지 뿐..

말그대로 찢어지게 가난했죠....

외할머니께서 마지막으로 한마디 덧붙이셨습니다.

아버지는 할머니가 어머니께 그렇게 모질게 해도 바른말 한번 하지 않으셨답니다.. 그런 아버지 모습이 바보같다고 느꼈지만 고지식한 아버지는 그러셨을 겁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그 힘든세월을 버티실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평생토록 단한번도 한눈팔지 않으시고 열심히 사신 든든한 버팀목인 아버지가 계셨답니다.

항상 서로를 아껴주시는 모습..  오로지 일과 가족밖에 몰랐고.  남들 한번씩은 다 피운다는 바람같은것도 피워본적 없고, 세상에 여자라곤 저희 어머니 한명 밖에 없는 줄 아시는 바보 같은 아버지 셨답니다.

 

얘기를 다 듣고 나니..

어머니가 10년 넘게 그토록 우울증으로 고생하셨던 이유를 알아버렸습니다.
왠지 우울해지고 분노가 치솟았습니다.
줄담배 3개비로 마음을 달래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갈때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인절미 하나 사갖고 들어가서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엄마 내가 결혼할때 어떤 여자 데려왔으면 좋겠어?'

'너 좋아해주고, 항상 밝은 여자였으면 좋겠구나.' 하십니다.

'엄마는 나중에 며느리 한테 잘해줄꺼야??'

'그럼 ~ 엄마는 딸이 없어서, 엄마랑 친구처럼 친하고 재밌게 지냈으면 좋겠구나~' 

왠지 눈물이 울컥해서 친구만나러 간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저희 어머니 아직까지 늙고 병들으신 저희 할머니 모시고 계십니다.

어머니는 매번 할머니 불쌍한 사람이라고 살아계실때 잘하라고 하십니다.

할머니가 밉지는 않습니다. 아니 미워하지 않을겁니다. 할머니한테 더 잘할 겁니다.

그전엔 할머니가 불쌍하고 저를 이뻐하셔서 잘해드렸지만.

앞으로 더 잘할겁니다.

우리 엄마가 얼마나 아들을 잘키웠는지 각인 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예전 저희집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두분이 열심히 사신덕에 지금은 남부럽지 않게 삽니다.
넉넉한 살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검소한 생활을 하고 계신 두분입니다.

정말 존경하고 사랑하지 않을수 없습니다.

꿋꿋하게 열심히 참으며 살아오신 어머니 .. 한눈팔지 않고 가족들만 위해서 열심히 살아오신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감히 칭찬을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도 나중에 결혼해서 암만 힘든 상황이 와도 부모님이 살아오셨던길을 거울삼아

참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여러분도 항상 본인의 상황이 최악이라 생각하지 마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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