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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우스의여자 (11)

써니 |2007.10.06 00:04
조회 867 |추천 0
 


# 11. 거짓과 진실의 중간 선

 


지금 이 남자가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가

 

 


“죄송해요 커피 옷에 튀기셨어요?”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은 썩 좋지 않았다

 

 


“우리를 다룬 기사가 나온다니 무슨 말 이예요?”

“말 그대로입니다 홍성미 기자가 내 얼굴을 알아보고 우리가 그날 함께 저녁을 먹을 때

몰래 사진을 찍었나 봅니다“

“그래서 .. 그게 지금 기사로 나온다는 말이예요? 밥 한번 같이 먹은 걸로 사귄다니

그게 말이 되냐고요“

“원래 사람들은 보이는 것만 믿으니 어쩔 수 없죠”

 


나도 그랬다

홍성미 기자는 스캔들 기사를 특히 많이 다루었다

연애스캔들 기사가 나간 뒤 10쌍 중 4쌍은 결혼에 골인했으니 그 신빙성도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다 나 또한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의 스캔들에 관심이 많았으며 사람들은

유독 연애스캔들에 민감하고 관심을 가진다

보이는 것만 믿는 이 세상이 지금 대한민국이다

 

 


“그래도 제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 되겠죠?”

 

치사하다고 욕해도 어쩔 수 없다

난 당신처럼 유명인이 아니니깐 얼굴이 알려지면 손해보는게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이런 걸 묻는 내가 나도 창피하지만 이 정도는 강민한씨가 이해를 해야한다

 

 


(띠띠띠-) 핸드폰 액정에 뜬 수신자이름 ‘지금 집에 간다’


“엄마 또 왜”

“너 언제 들어와”

“곧 가요 이번엔 용건이 무엇입니까”

“아까 말했던 그 남자 말인데”

“그남자?”

“그래 너 한테 선 자리 들어왔다는 남자 그 남자가 니 사진 보고 마음에 들어했데

그러니까 너도 집에 빨리 와서 사진이나 보라고“

“또 선 타령이야? 알았어 이따가 가서 볼께 끊어요”

“기집애 성격하고는 알았어 일찍들어와”

 

 


내가 결혼을 하는 건지 엄마가 결혼을 하는 건지

나는 지금 결혼을 하고 싶은 생각이 죽어도 없단 말이야

이제 사랑이면 토가 나오고 결혼은 먼 나라 이야기 같은 게 지금 내가 느끼는 마음이라고

왜 나이가 되면 다 결혼을 해야해?

이런 사고방식은 없어져야한다

 

 


"죄송해요 전화가 와서 어디까지 얘기했죠?“

“일시적인 스캔들이니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원래 대한민국 사람들 금방 끓었다가

금방 식으니깐 금방 잊혀 질 겁니다“

 

 


금방 잊혀진다고?

그게 지금 중요한게 아니잖아

난 너랑 달라요

난 당신하고는 다른 사람이라고요

난 아직 27살에 난 먼 훗날 결혼을 할 수도 있고요

난 사람들 시선이 부담스러운 그냥 평범한 여자란 말이예요

 

 

 


“강민한씨는 이런 기사 신경 안 쓰이나 보네요”

 

“남이 모르고 하는 말까지 신경 쓰고 살 수는 없잖습니까”

 

“강민한씨 인생 그렇게 만만한 거 아니예요

강민한씨 부모님이 이 기사를 보시면 얼마나 당황스러워 하실까요

그리고 강민한씨 회사 사람들이 수군수군 거리는 건 생각도 안하시나요?

그리고 강민한씨 여자친구는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나의 말을 듣고 있던 강민한이 말했다

 


“부모님은 내가 아니라고 설명해도 믿지 않으실 테고 회사 사람들이 수군수군 되는 건

별로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없습니다

그러니 전 이 기사에 대해 그다지 신경 쓰고 싶지 않습니다“


허우대가 이토록 멀쩡한 이 남자에게 애인이 없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강민한씨”

“........”

“저기요”

“말씀 하세요”

“나랑 사귈래요?”

 

내 인생 27년 살면서 남자에게 이런 말을 먼저 한 건 처음 이었다

남자는 나를 정신 나간 여자 보듯 쳐다보았다


“한지유씨”

“네”

“저 한테 관심있습니까?”

“아니요”

“그럼 저랑 지금 장난 하는 겁니까?”

“아니요”

“한지유씨 원래 아무한테나 작업 거는 스타일입니까”

“아니요”

 

 


이 남자 나를 멀로 보는 거야

하기사.. 나였더라도 이 상황에 이런 뜬금없는 말을 했다면 이상하게 봤을 것이다

날 쉬운 여자로 보는 건 아니겠지?

 

 


“그럼 나 한테 왜 이런 말을 하는 겁니까”

“사실 강민한씨를 이용하고 싶어요”


그는 아무 말 하지 않고 나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당연히 지금 강민한씨는 저를 이상하게 생각 할 거예요 이제 겨우 4번 본 여자가

사귀자라는 말을 하고 이용을 하겠다는 말을 하니 저라도 이상하게 생각 할꺼예요

근데 전 지금 강민한씨가 필요해요


아까 전화 온 거 들으셨죠? 집에서는 결혼 해라고 선 봐라고 나를 너무 괴롭혀요

이 시대에 여자 나이 20대 후반으로 살아가는 거 얼마나 힘든지 모르시죠?

알 리가 없겠죠 강민한씨도 알다시피 전 얼마 전 까지 사랑한 사람에게 너무 큰 이별을 겪었어요

 

그래서 지금 저는 사랑이라는 단어에 현기증이 나고 결혼이라는 단어에 토가 나와요

그런데 오늘 강민한씨가 그러네요 우리를 바탕으로 스캔들이 나온다고

전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어쩌면 이 상황이 나의 엉망이 되 버린 생활을 바꿔 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우선 어색한 선을 안봐서 좋은 거죠 선을 본 사람은 알꺼예요 얼마나 지겹고 어색하고

서로를 저울질 하는 그 모습 ... 너무 가식적이고 싫어요

그리고 엄마의 잔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는거 또 커플들에게 당당히 맞서 싸울 수 있다는거

이 정도면 좋은 거 아닌가요?“

 

“그래서 저 보고 지금 한지유씨랑 연애라도 하자는 겁니까”

 

“연애라기보다 그냥 공식적으로 발표만 하자는 거죠”

 

“지금 설마 유치하게 저랑 계약연애 이런 걸 하자는 건 아니겠죠?”

 

“당연히 아니죠 저도 그런건 싫어요 그리고 계약을 하려면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야

성립이 되는데 우리는 서로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잖아요”

 

“그럼 진짜 연애라도 하자는 겁니까”

 

“애매한 답 일지도 모르겠지만 가짜연애랄까..”

 

“가짜 연애라면 어떤 겁니까”

 

“남에 눈을 속여 가면서 서로에게 필요 할 때 이용 하는 거죠 아까 말했듯

커플모임이나 선 자리에 나가기 싫을 때 애인이 있다며 자유를 누리는 거죠,

가상인물이 애인인 것 보단 낫지 않아요?“

 

“전 남에 눈을 속이면서 까지 한지유씨를 이용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은 생각 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지금 누군가를 만날 만큼 한가하지 않습니다 ”

 

“제가 필요해서 그래요 강민한씨에게도 손해보는 일은 없을 꺼예요 곧 스캔들도 터지겠다

그냥 한번 만 도와주는 샘 치고 연애 합시다”

 

“싫습니다”

 

“왜 계속 싫다고 하는 거예요”

 

“제가 한지유씨랑 가짜연애를 해야 할 이유도 필요성도 없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고 아무 감정도 없는 여자와 연애를 하자니 말이 됩니까“

 

“그게 포인트예요! 강민한씨는 저한테 아무 감정도 없으시죠? 저도 그래요

강민한씨는 앞으로도 저한테 아무 감정도 생기지 않을 테고요 저 또한 그래요“

 

“그래도 싫습니다”

 

“거참 앞뒤가 꽉 막힌 사람이시네 강민한씨”

 

“무슨 여자가 남자한테 그렇게 들이 됩니까”

 

“전 지금 남자 강민한씨가 아닌 인간 강민한씨 한테 말하고 있는 거예요”

 

“전 진짜 연애든 가짜 연애든 한지유씨랑 연애하고 싶은 생각 없습니다”

 

“누가 진짜 사귀제요? 그냥 서로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거지”

 

“그럼 그 가짜 연애는 언제 까지 하자는 겁니까”

 

“음 .. 상대방에게 사랑 할 마음이 생기거나 또는 사랑하는 사람이 생길때 잘됐다며

손 흔들어 주는 거죠 , 그리고 만나보다가 이용할 가치도 없고 만나기 싫으면

헤어지면 되는 거죠  이럴 일은 절대로 없겠지만 ....

우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좋아 할 경우 상대방에게 부담이 가지 않게

이별을 통보해야죠“

 

“한지유씨 의외로 개방적이시네요”

 

“강민한씨는 의외로 보수적이시네요”

 

“그리고 한지유씨 의외로 이기적이 시네요”

 

“.......”

 

“가짜 애인이건 계약 연애건 이유야 어찌됐던 간에 자기 필요에 따라 조건을 걸어

사람 마음 가지고 이러는 거 다 장난이고 이기심이예요”

 

“아까 말했듯이 조건 거는 건 없고 그냥 서로를 도와 주 잖...”

 

 


그는 나의 말을 끊었다 그리고 차가운 말투로 말하였다

 

 


“다시는 만나는 일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난 그의 말대로 나의 편의를 위해 이기적이고 무모한 짓을 한 건지도 모른다

그와 나를 위한 거였다고 말했지만 어쩌면 이건 순전히 나를 위한 거였고

그의 생각은 안중에도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가짜연애?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결혼에 일에 옛사랑에 스트레스를 받아 잠시 미쳤었나 보다

 

 


나는 지금 거짓과 진실의 중간 선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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