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20살 된 처자랍니다.
저희 집은, 아빠와 따로 살아요.
이혼 한건 아니구, 그냥 아빠가 일 때문에 타지에 계셔요.
엄마와 동생과 저는 원래 살던 대전에.. 아빠는 일산에..
아빠가 타지 생활 하신진 이제 한 5년?이 다 되가네요..
작년까지만 해도 제가 고등학생이고 해서, 아빠를 찾아 뵐 일이
많이 없었어요. 그냥 아빠가 집으로 오면 보는거고, 아니면 마는거고..
그렇게 아빠가 있는 둥 없는 둥 살았지요.
그러다 성인이 된 지금, 어쩌다보니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리고 제 남자친구 역시 일산 사람이고 지금은 학교덕에 평택에 내려와있죠.
엄마가 심하게 엄한 저희 집 덕에, 외박이 안 되요..
그래서 평택에서 놀다가, 대전갔다가 그 다음날 또 평택에 오느니
아빠도 볼겸.. 겸사겸사해서 아빠가 있는 일산에 갔습니다.
딸이 늦은 시각에 일산까지 오는게 걱정 되셨는지, 차도 없으시면서
영등포까지 데릴러 나오셨더군요. (평택에서 영등포까지 기차를 탔기에;)
그래서 영등포에서 일산까지 버스를 타구 아빠네 집까지 왔죠..
아빠가 편하게 택시타자고 했지만.. 영등포에서 일산까지 택시타면
요금이 장난 아니기에......
집에 오자마자 씻구 컴퓨터를 하고있는데 갑자기 아빠가
'니 돈 받으러왔지? 아빠 요즘 돈 별로없어. 서랍에서 10만원만 꺼내가'
하시는 겁니다.. 저희 아빤 항상 절 보면 돈을 주세요..
근데 이번엔 정말 돈 받으러 온거 아니였는데..
너무 죄송했습니다. 꼭 제가 돈 때문에 집에 안가고 일산까지 온게 되버렸으니..
물론 꼭 아빠를 보려고 일산에 온건 아니지만..
집까지 가는것보다 일산에 있다 평택가는게 더 나을 것 같아
겸사겸사 해서 온거였는데.. 너무 죄송하더라구요.
내가 아빠 눈에는 그렇게 밖에 안 보였구나 싶어서..
눈물이 나려는걸 꾹 참았습니다.
저희 아빠.. 정말 착하세요.
제가 뭐 하나 잘 못하면 소리부터 지르시는..사사껀껀 참견하는 엄마에 비하면..
저희 아빠는 제 얘기도 많이 들어주고, 최대한 제가 원하는 대로..
제 하고싶은 대로 해주시구.. 저한테 욕 한 번 안 하셨구..
저한테 손찌검 하나 하신적 없는 아빠예요.
그런 아빠의 눈에 제가 그렇게 보였다니, 정말 죄송할 뿐이였죠.
이제부터라도 아빠 자주 찾아뵙고 그래야겠어요.
아빠 정말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