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현재 저랑 동거중인 초특급 게으름뱅이에 엽기적 개성으로 무장하고 있는
제 친구를 한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요즘 톡에 친구소개하는게 유행이더군요.. ㅋㅋ)
일단 일화소개를 하기전에 친구소개를 잠깐 하자면,
겉보기에는 그냥 멀쩡해 보입니다.
표준보다 약간 큰 키에 통통한 몸매, 착하게 생긴 인상,
안암동에 있는 K사립대를 나왔더랬죠.
일화1. <게으름>
투룸을 구해서 지금 집에서 같이 살기시작한게 이제 꼭 4년이
되었습니다. 제 친구 아주 게으릅니다. 정말 스타킹에 나가도 될
정도입니다.
4년동안 자기방을 한번도 안 닦았습니다.
청소기는 6개월에 한번정도 돌립니다.
(각종 부스러기 및 머리카락 제거용입니다. 6개월이면 누워잘 수 없을 정도의
방상태가 되거든요)
바닥 수건질은 한번도 안 했습니다. 4년간 단 한번도..!!
이불? 이사오고 첫날 펼쳐논 이후로 지금까지 4년째 바닥에 펼쳐져 있습니다.
물론 세탁도 안합니다. 베게도 4년째 세탁않고 쓰고 있습니다.
(베게 커버는 머릿기름으로 인해 이미 다 분해된 상태입니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
작년 2월 졸업식겸해서 친구 부모님께서 올라오셨습니다.
친구 어머님께서 친구방을 쉭 보더니 바로 나오십니다.
그리고 제 손을 잡고,
"어떻게 우리아들이랑 같이 사노, 진짜 대단하다. 난 못산다"
하십니다.
저정도이니 4년간 세탁기 한번 돌린적 없습니다.
속옷 및 수건 등등은 제가 대신 돌려줍니다. 옷도 한달에 한번정도
제가 돌려줍니다. (제가 냄새나서 못 참기 때문에..)
화장실 청소, 부엌 청소 당연히 한번도 한적 없습니다.
제가 다 합니다.
음식먹고 설겆이도 잘 안 합니다.
전 직장에 다니고 친구는 대학원생이라 보통 혼자서 뭔가를 해 먹는데
먹고는 쌓아둡니다. 그리고 잊어버립니다.
1주일씩 묵혀두면 온갖 냄새에 결국 제가 대신 합니다.
혹자는 니가 대신 해주니깐 그러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테스트 해 본적 있습니다.
안해줘도 안 합니다. 그냥 놔둡니다.
제가 한번은 묵힌 설겆이 그릇들을 보고 열받아서 그걸 그대로 친구방으로
옮겨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 곰팡이 덩어리들을 보면 지도 무슨 생각이
있겠지 하구요.
근데, 저녁에 퇴근하고 와서 보니 다시 그대로 싱크대로 들어가 있더군요.
여전히 안 씻긴 채로요. ㅎ
일화2. <학창시절>
제 친구는 학부를 10학기 다녔습니다.
그리고 1년간 대학원 재수를 했습니다.
지금은 대학원 2학기를 마쳤죠.
학부 10학기 동안
3점대 - 학사경고 - 학사경고 - (군입대)
- 2점대 - 학사경고 - 학사경고 - 1.75
- 학사경고 - 학사경고 - 학사경고
(졸업학기는 3고 제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에 따라 겨우 졸업)
10학기 동안 7학기 학사경고와 1학기는 1.75로 간신히 면제..
신의 기록 아닌가요?
졸업당시에도 졸업요건인 토익 650점을 못 넘어서,
(토익 2번을 봤는데 500을 못 넘더군요. 고교 졸업이후 영어랑
담 쌓고 지낸놈이고, 토익시험 접수해 놓고도 무슨 배짱인지
공부도 안합니다.) 학교 졸업시험을 보고서 간신히 졸업했습니다.
이 자식 수학은 무지 잘합니다. K대 수학과를 나왔는데, 조교나
교수님 다 인정할 정도입니다. 소위말하는 천재급이죠.
그러나 다른 과목은 완전 젬병입니다. 노력도 안합니다.
10학기중 7학기 학사경고가 나오게된 계기도..
10학기 다니면서 학교간날을 정말 손에 꼽습니다.
1학기동안 5~10여일 정도 출석합니다. 그나마 출석하는 날들은
중간-기말 시험볼 때 입니다. 수업? 하나도 안 듣습니다.
혼자 공부하는게 더 좋다고 합니다. 물론 공부 안 합니다.
지금은 대학로에 있는 S대학교의 교육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대학원을 1년 재수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상반기는 원서접수마감일도 모르고 탱자탱자 하더군요.
결국 제가 마감일날 막 독촉해서 서류 받아서 제출도 제가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이자식 왈...
깜빡잊고 전형료를 안 냈답니다. 그리고는 천하태평입니다.
결국 제가 학교에 전화했습니다. 마감 지나면 안 된다네요.
그렇게 상반기는 날렸습니다.
하반기는 원서접수는 제대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 당일날 까먹었습니다.
그래서 시험보러 안 갔습니다.
그렇게 하반기도 날렸더랬죠.
집에다가는 다 시험 봤는데 어려워서 떨어졌다고 뻥쳤답니다.
일화3. <월드컵>
이 친구는 모든 스포츠를 싫어합니다.
하는것도 안 좋아하고 보는 것도 안 좋아합니다.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박지성 선수 정도는 이름 들어봐서 알지만.. 축구 선수 이름 아는
사람 대보라고 하면 박지성, 홍명보가 끝입니다.
이영표도 모릅니다. 황선홍도 모릅니다. 차범근도 누군지 모릅니다.
아... 이천수는 그래도 알더군요. (왜냐면 입학할때 같이 입학해서
시끄러웠거든요.)
2002년 월드컵 때였습니다.
이 친구는 월드컵을 한경기도 시청하지 않았습니다.
TV 안 봅니다. 밖에 시끄럽다고 나가지도 않더군요. 월드컵 기간내내
집에 있습니다.
(월드컵때 우리나라경기 축구시청율이 100%가 안 되서 신기해 하신 분이 있다면
제 친구의 예를 보면 이해가 가실 겁니다.)
안정환 선수의 역전 결승골로 이겼던 16강 이탈리아전...
광란의 응원을 끝내고 집에 갔더니 친구놈이 자고 있더군요.
깨웠습니다.
흥분된 목소리로 축구봤냐고 막 물어봤습니다.
친구왈
"오늘 축구했어? 이겼냐?"
딱 이 2마디 하고 관심을 끊더군요. --;;
일화4. 식탐
본인입으로 얘기합니다. 자기는 식탐이 있다고..
처음에는 마트에서 장봐서 냉장고에 넣어두었죠.
지금은? 딱 즉시 먹을 만큼만 삽니다.
냉장고에 먹을게 들어있으면 그냥 넘기지를 못합니다.
한번은,
미닛메이드 1.5리터 6병과 계란 2판(60알)을 사다놓은 적이 있습니다.
워크샵 갔다가 이틀후 들어갔더니 하나도 없더군요. --;;
다 어디갔냐고 했더니
미닛메이드는 하루에 3병씩 다 먹었고,
계란은 아침에 삶아먹고 점심때 찜해먹고, 저녁때 라면에 넣어먹고
이런식으로 이틀만에 2판을 다 먹었답니다.
이틀내내 계란과 미닛메이드만 먹었답니다.
집밖으로 나가기도 귀찮고 집안에 있는 걸로 해결하다보니 그랬다네요.
벙쩠죠..
피자시킬때도 1+1 Large로 2판 시킨다음에 한번에 다 먹습니다.
콜라 1.5리터까지 다 먹습니다.
혼자 있을 때도 중국집에서 탕수육+짜장2 세트를 시켜서 혼자서
다 먹습니다.
특별히 배고플때가 아니고 평상시 한끼가 저정도이니 말다했죠
일화5. 취업
이 친구도 졸업후 한때 취업을 해보겠다고 나선적이 있었습니다.
그 기간은 아주 짧습니다만.. 나선 이유도 그냥 남들 다 하니깐?
하고 싶은게 뭐냐고 물어보면 하고 싶은게 없답니다.
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데 만족하는 친굽니다.
(참 욕심이 없지요~)
소위 말하는 명문대를 나왔지만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엄청난 학점에,
엄청난 영어점수, 준비된거 전혀 없다보니 서류통과가 안되더군요.
그나마 대량으로 뽑는 S전자나 L전자는 서류심사가 형식적이다보니
넘어갔지만... 자기소개서를 보다가 뿜었습니다.
전형적인 "아버지, 어머니, 동생, 나 이렇게 화목한 4인 가정에서 태어나서..."
로 시작하는 최악의 자기소개서..
게다가 귀찮은지 자소서 항목이 많은 회사의 경우 1000자 이내로 쓰라고 했는데도
50자 쓰고 끝입니다.
진짜 붙고 싶은 생각이 있은 것지 싶어서 물어봤더니,
'요점만 명료하게 쓰는게 좋은거 아니냐' 고 반문하더군요. 자긴 그게 좋다고 ㅎ
결국 짧은 취업도전기는 실패로 끝났죠.
후일담으로.. 친구 아버지가 농협에서 꽤 높은 직급에 있었습니다.
농협에는 임원 추천이 있죠.
아버지께서 그랬답니다.
'아들아, 넌 일반 직장에서 일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다.
차마 내가 널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
....
혹시 주변에 이런 친구 있으신분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