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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좀비물) 살기위해 뛰어라! (18) 다짐

Ruka |2009.08.10 20:31
조회 1,012 |추천 0

반갑습니다. '루카' 입니다 ^-^

 

읽어주시는 애독자 분이 생겼나보군요... ㅋㅋ 몇 명이 되던간에 감사합니다.

 

글은 같이 읽는 재미랍니다. 재밌게 읽으세요~

 

 

출처 : 웃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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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온 힘을 다해 무기를 휘두르며 손을 뻗는다. 하지만 닿지 않는다.


콰지지직


내 바로 눈앞에서, 목이 없는 윤호와 태완이의 몸이 쓰러진다. 그리고 녀석들의 시체 밑에는 다른 이들의 처참한 시체가 깔려있다.


지킬 수 없다.


그저, 바라만 볼 뿐.


"아아아아악!!"


나는 무기를 내팽겨치고 뒤로 도망가며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앞은 막혔다. 뒤도 막혔다. 양 옆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으.. 으아아! 저리가! 저리.. 끄아아악!!"


얼마 지나지 않아 내 목덜미가 뜯겨져나가는 걸 느끼며.. 나는 온몸이 썩은 시체들에게 둘러쌓여 쓰러진다. 다리를 몇 차례 떨고.. 코와 귀와 입에서 피를 흘리고.. 눈이 돌아가고.. 그리고.. 떨던 몸을 멈춘다.


그래.


나조차도..


먹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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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나는 숨을 삼키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순간 확 하며 차가운 새벽녘의 공기가 느껴지자 나는 눈을 부릅뜨고 주변을 미친듯이 둘러보았다. 나는 아까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어지러워하고 있다가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모포를 덮고 조용히 자고 있는 태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정신을 차렸다.


꿈이다.


"하아.. 하아.."


나는 숨을 몰아쉬면서 손을 땅에 대고 몸에서 힘을 뺐다. 얼굴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그대로 조금 쉬고 있다보니 몸이 살짝 떨리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나는 손을 얼굴 앞으로 들어서 쳐다보며 떨림이 멎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몸의 떨림은 그리 쉽게 가시지 않았다. 나는 그 손으로 주먹을 꾹 쥐었다.


젠장맞을 꿈이군.


여름이지만 새벽공기가 꽤 차가웠다. 잠이 싹 달아난 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걸 느끼며 모포를 걷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가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햇볕이 살짝 저편의 구름에 비치는 걸 보니 대략 새벽 4시 반 정도나 5시쯤 된 것 같았다. 늦게 잠들었기에 더 오래 자야 피곤이 풀릴 거라는 생각이 얼핏 들었지만 아까의 꿈 생각을 하니 다시 자리에 누울 엄두가 나질 않았다. 엉거주춤하게 일어난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위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깼냐?"


"..어."


보나마나 김윤호다. 태완와 재복이가 중간에 일어나서 망을 봤고, 아침까지 아무 일이 없으면 윤호 혼자서 망을 보기로 했으니.. 나는 기지개를 편 뒤 내 모포를 태완이 위에 덮어버리고 다리를 털며 몸을 풀었다.


"아무 일도 없지?"


"없으니까 니 목이 붙어있지."


"새끼.."


나는 자연스레 무기를 집어들었다. 어디 전쟁에 나갔던 군인도 아니면서, 요 사나흘간의 처절한 경험은 이미 내 몸을 이렇게까지나 길들여놓고 있었다.


나는 식칼창과 손도끼를 덜걱거리며 위로 올라가 윤호가 앉아있는 곳 아래에 걸터앉았다. 내가 녀석에게 말을 걸려는 순간 윤호가 나를 불렀다.


"야."


"뭠마."


내가 바로 대꾸하자 윤호는 발끝을 깔짝거리더니 말했다.


"뭐 먹고 싶냐?"


윤호는 뭔가 심각한 말이 있을 때 항상 뭐 먹고 싶냐라는 물음을 던지곤 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말했다.


"뼈해장국. 우거지 졸라 많이 넣고 들깨가루 한 바케스 쏟아서."


"나는 순대국. 밥 두공기랑 옆에 간 한접시 두고."


"..."


"..."


서로 그렇게 말을 교환한 뒤 잠시 우리는 침묵을 고수했다.


잠시 뒤, 윤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 중간고사 기말고사 끝나고 맨날 피시방 갔잖아."


"어."


"끝나면 길에서 튀김먹고."


"1000원어치. 니랑나랑 500원씩. 가끔 지열이 껴서."


"그리고 집에 갔다가도.. 몇시간 있다가 다시 모여서 순대국 먹고."


"가끔 주인할머니 오면 소주 먹고."


나는 윤호가 한 말에 하나하나 덤을 붙혀주었다. 윤호는 거기서 말을 끊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내 뒤통수에 녀석의 한숨이 느껴졌다.


"씨바."


윤호가 욕을 내뱉었다. 언제나같은 욕 한 마디였지만, 그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나는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살고 싶어."


윤호의 나지막한 한 마디를 듣자 아까 꾼 꿈이 기억나 순간 섬찟한 느낌을 받고 나는 녀석을 올려다보았다. 녀석은 몸을 축 늘어뜨린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내가 쳐다보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이 그대로 입을 열었다.


"우리 괜찮겠지."


나는 녀석을 쳐다보던 고개를 도로 돌리고 벽 너머로 보이는 길을 쳐다보았다. 한순간 머릿속에 머리가 잡아뜯겨 내 앞에 떨어진 뒤 좀비들에게 뜯어먹히는 윤호와 태완이의 모습이 스쳐지나갔다.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를 악물었다.


"괜찮아야지."


내 말은 확신이 아니었다.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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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다 쌌지?"


"어."


멍하니 계단에 앉아있던 윤호와 나는, 어느샌가 잠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싸기 시작하는 일행들 사이에 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불과 몇시간 전에 그런 꿈을 꾼지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하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일행들을 보니 그렇게 안심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 꿈은 현실과 반대라는 말도 있다. 꽁하고 있어봤자 혼자 수명만 줄일 뿐이다.


"진환아, 무슨 일 있어?"


내가 가방을 매지 않은 채 멍하니 있자 나영누님이 옆에 와서 말했다. 나는 퍼뜩 놀라 가방을 들쳐멘 뒤 웃으며 말했다.


"암것도 아녜요."


"흐응.. 그러면 됐어. 오늘 이사하는 거, 너희들만 믿을게."


누나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흔들며 내게서 멀어졌다.


"자~ 준비됐으면 가자구! 모두들 무기 점검해."


대문에서 태완이가 팔을 흔들며 모두에게 말했다. 나는 무기라는 말에 반사적으로 식칼창과 손도끼를 손으로 더듬었다. 혹시라도 저번같은 일이 다시 일어날까 해서 이번엔 비도까지 확실하게 준비해 두었다.


윤호와 태완이, 수정형은 언제나처럼 각자의 무기를 들고 있었다. 새로이 밖으로 나가는 재복이와 서영이는 각자 나와 윤호, 태완이가 우리 도장에 갔었을 때 만든 간이 나이프 창을 들고 있었고, 재복이는 특별히 목도를 가방에 끼워두고 있었다. 아름이 역시 내가 외출시 빌려주었던 식칼창을 대용할 간이 나이프 창을 들고 있었고, 나영누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좀비를 견제하기엔 그만한 무기가 없다고 윤호가 누누히 말한 덕에 모두들 자발적으로 무기를 만들어 자기에 맞게 조정한 것이다.


"다시 한 번 대열 체크! 어제 말한대로, 남자들이 앞뒤와 옆을 막고, 여자들이 안쪽에 서는 거야! 그리고 여자분들, 물품은 중요하지만 생명이 위급할 땐 가차없이 버리도록 해요!"


어저께 상의하에 정한 대열은 방금 태완이가 말한대로 최선두에 나와 태완이, 뒤로 재복이, 그 뒤로 여자들 셋이 주요 물품들을 운반하고, 윤호와 수정형이 뒤. 일행이 더 많다면 옆을 커버할 사람도 있었겠지만, 뭐 어떠냐. 들판을 가는 것도 아니고 골목길에선 이정도라도 벅차다. 사실 나와 태완이 뒤에 서는 재복이가 왔다갔다 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별로 상관은 없지만.


"저기.."


내가 대문 근처에 서서 입을 열자 모두들 나를 쳐다보았다.


"이번 고비만 넘기면 다들 잘 버틸 수 있을거야. 어제 우리가 말한 내용에선 좀비사태가 실제로 무리가 되어 북상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건 나중 일이고.. 지금의 우리로선 길거리에서 만나는 한두마리로도 벅차니까 말야."


나는 우리 집을 올려다보며 말을 계속했다.


"뭐 말이 길어졌는데, 내가 하고싶은말은.. 죽지 말자는 거야."


나는 그렇게 말하고 손을 내밀었다. 대부분이 내가 내민 손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데 윤호가 훌쩍 앞으로 뛰어나오며 내 손 위에 자기 손을 얹었다.


"그깟 좀비새끼들, 저능아 병신들이지."


내 옆에 서 있던 태완이도 그 위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살아남자."


태완이가 말하기가 무섭게 다들 내 주위로 모여 각자의 손과 손을 곂치며 한마디씩을 던졌다.


"엄마아빠를 다시 볼 날 까지."


"제리를 볼 날 까지."


"무슨 소리예요?"


"서영이와 영원히."


"재복이랑 영원히!"


그리고 잠시 조용해지자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손을 위로 뿌리치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나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보는 대신 우리 집을 다시 한 번 올려다보았다. 다시 볼 날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군.


"자.."


나는 대문을 열고 나가며 말했다.


"살기위해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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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장님. 이거.."


"뭔가."


"위성사진입니다."


수많은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는 어느 방의 구석. 두꺼운 헤드폰을 거꾸로 쓰고 한 손은 기계에, 한 손은 귀에 댄 채 여기저기를 만지는 사람들이 가득한 계기판으로 만들어진 이 방은, 영락없는 한 나라 군대의 정보부의 어떤 방임에 틀림없었다.


일반인들은 평생가도 보기 힘든 '별' 을 달고 있는 한 떡대좋은 남자는 부하가 들고 온 사진 몇 장을 차례대로 넘기며 훑어보더니 안색이 창백해지며 말했다.


"어딘가. 이건."


"부산입니다."


"뭐? 이런 망할!"


콰앙


그는 품위있어보이는 외모와는 다르게 험한 말을 내뱉으며 벽에 주먹을 내질렀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모르겠습니다."


"빌어먹을.. 이 나라 방위시스템은 어떻게 되어 처먹은 거야. 국내에서 이런 일이 자연스레 발생할 리가 없단 말이다!"


그는 사진들을 바닥에 던져버린 뒤 뒤쪽 벽으로 다가갔다. 뒤쪽엔 남한의 확대지도가 걸려 있었다. 그는 품속에서 지휘봉을 꺼내 부산을 가리켰다.


"부산.."


그리고 그는 그걸 그대로 죽 그어 경상남도까지 연결하는 듯한 동작을 취했다.


"경상남도."


그리고 그는 살짝 지휘봉을 뗀 뒤 인천과 서울 중앙을 찍었다.


"수도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말이 안 돼."


그는 투덜거리면서 자기가 던진 사진들을 주워모으고 있던 부하에게 말했다.


"정 하사. 그 사진 제출하고, 부산 해역대에 무인카메라나 위성사진을 조사해 보게. 빠짐없이."


"알겠습니다!"


이곳은 군대의 중앙부. 하극상이나 말대꾸는 허용되지 않는다. 정 하사라고 불린 군인은 경례를 붙인 뒤 저벅거리는 군화소리를 내며 방을 빠져나갔다.


준장은 지휘봉을 품에 집어넣고 아까 자기가 지도에 대고 그렸던 선을 다시금 손가락으로 그려본 뒤 말했다.


"절대 내륙에서부터는 아니다. 해안에서 새로운 감염이 시작되었다는 건데.. 지금 수도권 외 감염지역의 경비태세는 완벽하다."


그는 잠시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하더니 말했다.


"육군만으로는 안 되겠군."









최후의 생존까지, 29일-


..혹은, 사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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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위해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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