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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과 결혼하고 싶지만, 돈이 없습니다

도대체어찌... |2009.08.19 11:17
조회 3,273 |추천 0

여친 30, 제 나이 33.

소개팅으로 만난지 9개월 째에 접어들었습니다.

 

나이 서른이 넘도록 여자친구라고는 사귀어본 적이 없던 제가 처음 사귄 사람입니다.

제가 연애경험이 전혀 없던터라 너무도 서투르고 어색했던 일도 많았지만,

착하고 이해심 많은 여친 덕택에 서로 싸우는 일 한 번 없이 행복하게 지내왔습니다.

 

둘이 함께 했던 첫 데이트, 처음으로 사귀자고 고백한 일, 손 잡았을 때의 고양된 기분,

첫 키스의 짜릿함, 둘 만의 여행...

 

하지만 그런 행복에 조금씩 괴로움이 묻어납니다.

 

그 원인은 돈입니다.

 

저희 집에 돈이 별로 없고, 저도 모아놓은 돈이 별로 없습니다.

 

아버지는 하시던 건설 사업이 망하셔서 그나마 있던 아파트 한 채를 팔아서

빚을 갚으셔야 하는 처지입니다.

빚을 갚고 몇 천이라도 남겨서 월세나 전세로 옮기셔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일을 찾으셔야 하는데 60이 넘으신 분께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저는 처음에는 대기업 프로그래머, 지금은 공기업 대리에 연봉 세전 4000.

남들이 보면 괜찮은 직업에 잘 살 수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버지 사업에 도움드리느라 모은 돈이 없습니다.

통장에는 1000만원도 없고, 갚을 대출만 1500 정도 남았습니다.

(참고로 여친은 연봉 3000 정도의 평범한 회사원입니다) 

 

여친과 저 모두 나이가 있다보니 여친집에서 결혼이야기가 나옵니다.

여친 부모님께서 여친에게 지금 사귀는 남친과 어떻게 할 건지 계속 물어왔었다고 합니다.

저희 집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대강 들으신 모양입니다.

참고로 여친집은 금전적인 여유가 상당히 있습니다.

여친 부모님 두 분의 평생 노후는 전혀 문제가 없으시겠더군요.

 

결국 여친에게 선보라는 이야기까지 하셨답니다.

 

그래서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제가 여친 부모님들을 뵈러 갔습니다.

 

"지금은 돈이 없다.

하지만 내년 초까지 열심히 모으고, 지금 자취하는 원룸 전세비 등 끌어모아서

여친이랑 1억 정도의 작은 전세집에서 시작하고 싶다."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첫 만남에서는 좋은 인상이었다고 두 분다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앞으로 어떻게든 되겠구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여친 부모님들께서 저를 다시 부르시네요.

 

저희 집 재정상태, 제 연봉 들을 소상히 물어보십니다.

솔직히 고생하시는 부모님 욕되게 하는 듯 해서 속상했지만 진실만 답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몇 일 후...

결국 결혼은 어렵지 않겠느냐는 쪽으로 여친 집안 어른들의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언젠가는 여친과 함께 엑셀을 이용하여, 제 정년때 까지의 누적연봉을 계산해서

육아, 생활비 등에 들어가는 돈을 러프하게 따져본 적이 있습니다.

인생 금전 계획인 셈이지요.

 

남는 돈이 없더군요 --

 

저도 놀랐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직장인으로써 나쁘지 않은 벌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해서 집사고, 아이 하나 낳아 키우고, 부모님까지 모시니 마이너스 인생입니다.

 

사는 게 뭐 이런가 싶습니다.

 

여자친구는 제를 너무 좋아하고 사랑하지만,

지금껏 부모님께 거역해 본적도 없고, 앞으로 육아/맞벌이/언제가 될지 모를 시집살이

등을 자신이 해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합니다.

주변의 부모님, 친척, 친구들이 모두 반대하니 자기가 어찌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저는 필요하다면 언제까지라도 기다릴 수 있고,

여친에게 최선의 선택을 하라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여자친구가 헤어지겠다고 한다면 전 주저없이 따를 겁니다.

 

사랑하는 사람이랑 같이 산다는 게 참 어렵네요.

 

내집 마련 관련 책도 사보고, 금전 계획도 다시 짜보고 하지만 만만치가 않습니다.

제가 어찌 해야 여친과 결혼에 골인하고,

둘이 알콩달콩하게 살면서 돈도 착실히 모아나갈 수 있을 지...

머리를 굴려보아도 답이 안나오네요.

 

여러분들은 현실은 어렵더라도 결혼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어떤 심정이었는지요?

골인하게된 좋은 모범 사례가 있으면 간단히라도 적어주시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이상 모아놓은 것 없이 사랑만 가득한 고민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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