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른 후, 나는 한 이야기를 읽는다.
어떤 마을에,
아마도 유럽인지 미국인지에 드넓은 초원이 있고,
거기에는 진한 갈색의 멋진 종마가 풀을 뜯고 있다.
그 곁에는 그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살고 있고,
그 종마를 사랑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그런데 그 종마가 병이 난다.
밤새 진땀을 흘리며 괴로워하는 종마에게 소년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시원한 물을 먹이는 것 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년의 눈물겨운 간호도 보람없이
종마는 더 심하게 앓았고,
말을 돌보는 할아버지가 돌아왔을 때는 다리를 절게 되어버린다.
놀란 할아버지는 소년을 나무랐다.
"말이 아플 때 찬물을 먹이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 줄 몰랐단 말이냐!?"
소년은 대답했다.
"나는 정말 몰랐어요..
내가 얼마나 그 말을 사랑하고그 말을 자랑스러워 했는지 아시잖아요."
그러자 할아버지는 잠시 침묵한 후 말한다.
"얘야,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아는 것이란다."
공지영 / 봉순이 언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