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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대용으로 쓴것은...(사진 없음)

뿌직 |2009.08.21 05:19
조회 111,081 |추천 33

 

옴마야 톡됐다!!! 완전 신기 ㅋㅋ

 

두근거리는 맘으로 댓글 읽어봤더니 이런 줸장 ㅋㅋㅋㅋㅋㅋㅋㅋ

 

길게 써서 죄송

과도한 수식어 죄송

13년전 똥추억을 일기장말고 판에다 써서 죄송ㅋㅋ

 

저도 별수없는 소심한 인간이었네요ㅠ

전 역시 댓글 보면서 동감이나 눌러야 하는 인생인가봐요 ㅋㅋㅋㅋ

 

그래도 기분좋다!!!!! 후후후후후후후후

 

근데 호박잎으로 처리하신분 무지 많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글구 저와 개그코드 맞는 네분... 사랑해요♡

 

 

뭐 너무 길어서 읽기 싫다는 분들을 위해 한줄로 요약해드림.

 

13년전 산에서 똥싸고 휴지 없어서 태극기로 똥닦았단 얘기입니다^^

(스포일러라서..ㅋㅋ)

 

 

 

그리고.. 저... 미천하지만 변명하나 더 하자면..ㅋㅋ

 

진짜 태극기 아님. 숙제로 8절도화지에 포스터물감으로 그렸던 태극기임!!!!!!!!! 

(매국노라고까지 하신 분이 있어서 ㅠ)

 

전 우리나라 사랑하는 정신건강한 대한민국의 자손입니다!

 

 

 

 

 

--------------------------------------------------------------

 

 

 

 

 

안녕하세요, 올해 스물여섯입니다.


금방 팔도비빔면 양손으로 비벼 먹어버려 양심상 최소한 세시간 후에는 자야해요.

 

그래서
평소 톡을 즐겨보긴하지만 글은 물론이고 댓글도 안써본 제가
처음으로 글하나 써볼까 합니다.

 

 

떨리네요.

 

 


1996년... 저는 풋내나는 초등학교6학년이였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당시엔
열린학습이다 뭐다 해서 2주일에 한번은 교실밖으로 나가서 수업을 했었죠.

 

사건이 일어난 그날은 울학교 6학년 전체가 등산을 하기로 한 날이었어요.

아.. 제가 설거지 다음으로 싫어하는 것이 등산인데....
죽상을 하고 학교갔었어요.


아침에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모두 모여서 선생님들과 함께 동네에 있는 산으로 출발했습니다.

 

더운날씨였던걸로 기억해요
아마도 여름방학이 임박했을 무렵이었나봐요.

 

학교에서 산까지는 걸어서 2~30분 정도였는데
산 입구에 도착했을때 저질체력의 소유자였던 전 이미 탈진상태였지요.

 

저혼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것처럼 땀을 비오듯이 흘리고
얼굴은 이미 정상 찍고 내려와서 값진 땀을 흘렸다고 스스로를 칭찬하며 막걸리 한사발 들이킨 사람처럼 벌겋게 달아올라있었어요.

 

아직 산 입구인데 말이죠....

 


보다 못한 한 친구가 정상에서 마시려고 보온병에 싸온
얼음물을 보온병 뚜껑에 따라서 한잔 줬어요.
(엄밀히 따지면 보냉병이지만 보냉병이라는 단어가 입에 달라붙질 않으니 그냥 보온병이라고 할께요 ㅋㅋ)

 

근데 그 보온병은 보통 보온병이 아니었어요!
여러분이 상상하시는 보통 보온병의 두배정도 되는
점보 자이언트 보온병이었어요!

그래요! 보통 물이 아닌 죽이나 국을 넣어 다니는 그 보온병이요.

 

물론 뚜껑도 자이언트.

 

그때의 그 물맛은 아직도 잊을수가 없네요...

 

그 차디찬 생수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을 적신 후 장까지 내려가는 것을 느끼고나서 전 친구를 조르고 졸라 연거푸 두잔을 더 들이켰어요.

 

살것 같았어요.

 

기분좋게 산을 오르기 시작했어요^^

 

체력장에서 5급을 면해본적이 없던 저였기에, 100미터를 23초에 달리던 저였기에
점점점점 뒤쳐지긴 했지만 단짝친구(이단어 정말 오랫만에 써보네요ㅋㅋ)와 함께여서 괜찮았어요.


함께 풀냄새를 맡으며 도란도란 알콩달콩 즐겁게 산을 올랐어요


그런데............

그 자이언트 뚜껑으로 마신 세잔의 얼음물은
산을 오르는 동안 저의 장에 머무르며 활발하다 못해 폭발적인 장운동을 유발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첨엔 살살 아프더니 "습~ 아 배아파.."라고 두번 정도 말하는 동안

 

아랫배에선 지진, 번개, 지뢰, 핵전쟁, 화산폭발이 동시에 일어나고
엉덩이에선 여차하면 삐져 나가겠다는 꾸르릉 꾸르르릉 하는 경고음이 2초 간격으로 제 몸속에 울려퍼졌죠.

 

그 산에는 공중화장실이 산 입구에밖에 없었어요.
산 중턱에 화장실이 있을리 없었죠.


그렇다고 밑으로 내려가기엔.......그럴수없었어요. 지금 한발짝도 움직일 수 없는 상태.

 

식은땀이 흐르고 입술이 바짝바짝 말랐던..
이성을 잃기 일보직전인 그때..


주변에는 풀냄새인지 똥냄새인지 함께 맡으면서 올라왔던 단짝친구밖에 없었어요.

 

단짝친구도 저를 보고 어쩔줄 몰라하며 그냥 여기에 싸라고...
어쩔 수 없다고..
옷에 싸는것보단 낫다고...

 

그래...... 후.. 그래... 어쩔수 없어.....

 

진짜........... 여러분도 그상황이 되면요.........
...........................
............

자연보호, 사회적 지위, 수치심..
이런거 못따지실거에요..

 

 

근데 문제는 둘다 휴지가 없었다는거..

 

 

정확히 말하면 제 가방속에는 휴지가 들어있었는데
제 가방은 산 입구에서 저에게 호의를 베푼답시고 자기가 가지고 올라간
얼굴이 붉고 과체중이었던 아이에게 있었어요..
(휴.. 정말 고맙고 고마운 아이지만 그당시엔 진짜 내 가방 내놓으라며 패고싶었어요.)


하지만 그 땐,
얼굴이 붉고 과체중이었고 자전거를 탈줄알던.... 제가방을 갖고 쏜살같이 올라가버린 그 아이는 물론, 울학교 애들은 단 한명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 먼저 올라가버린거죠.

 

불과 몇십분전만해도 그렇게 시끌벅적하던 산이 그렇게 평온하고 고요할 수가 없었어요.


얼굴이 하얗게 질려 생사를 넘나들고 있는 저를 보며 안절부절 못하는 단짝친구...
그리고 어떻게든 고비를 넘겨보려 바위 모서리를 엉덩이중앙에 잘 맞춰 앉은 저...

 

제가 마지막 힘을 다해 참고 있는 동안

두분의 등산객이 우리를 지나갔는데 정말 눈물나게도 두분 다 휴지가 없다며 뒤도 안돌아보고 올라가시더라구요.


그러다가 드디어 전 뭔가 끊어지는것을 느꼈고

 

0.01초만에 바지+팬티를 내렸어요.


제가 앉아있던 바위 뒤에서
거의 울면서 쌌어요.

 

그동안 할아버지 한분이 또 올라가셨는데
친구가 물어보니 휴지는 없고 신문지가 있다며 주고 가셨습니다.
(전 그때 계속 진행중)

 

친구가 신문지라며 저에게 보여준 그것은
신문지라고 설명해주지 않으면 도저히 모를 꼬깃꼬깃한 반의반의반페이지정도 되는 작고 너덜한 회색종이조각이었어요.

 

절박함이 한결 덜해졌고
노랬던 하늘도 파랗게 보이기 시작한 저는

 

거만해졌습니다.

 


친구손에 들려지기 직전까지의 용도가 의심스러운 그 지저분한 신문지조각으로
제 소중한 부분을 닦기 싫었어요.

 

친구한테 시크하게 그건 싫다고 버리라고 했죠.

 

전 그때까진 쭈그리고 앉아서 기다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보드라운 여행용티슈를 소장하신 등산객님이 저희를 지나갈거라고 굳게 믿었어요.


헌데... 그 할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사람이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다리는 저려오고
슬슬 산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는 제 엉덩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양말 벗어서 대충 닦아도 됐을텐데
그땐 그런 편법을 생각하지 못했나봐요.

"뒷처리 = 무슨일이있도 휴지" 라는 공식이 머리속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나봅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쭈그리고 있는 제 시야에
"나라도 괜찮다면.."이라고 말하고 있는듯한 잡초들이 들어올 무렵..

 

 

친구가..

 

 

"아 맞다!!!! 나한테 태극기 있어!!!!!!!!!!"

 

 

 


태극기..
아닌밤중에 무슨 태극기냐구요..
태극기를 가방에 넣어다니는 초등학생이 어디있냐구요...

 

 

후후후후후

 

 

의심하지마세요, 그리고 혹시 다음일을 상상하며 두려워마세요.

 

진짜 태극기는 아니었습니다.

 

그 당시에서 하루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저희반 담임선생님께선 8절 도화지에 태극기를 그려오라는 숙제를 내주셨었어요.


바로 그 태극기였죠!!!!!


8절도화지에 포스터물감으로 그린 태극기.


돌돌 말아 가방속에 넣어두었던 태극기를 펼쳐보이며 웃던
단짝친구의 얼굴에서는 이제껏 본적이 없는 성스러운 빛이 났어요.

 

(물론 제 태극기는 제 가방속에 있었구요..ㅠㅠ)

 

코찔찔이 1~2학년과는 비교도 안되는 고학년 6학년 언니오빠들이었기때문에

마음대로 그려선 안됐고, 그당시 도덕책 제일 앞장에 나와있던 태극기의 비율에 맞춰서 그려야했기에 너무 고생하며 그렸을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지만...

 

정말 너무 미안했지만..

 

고맙게 받았습니다.

 

 

 

 (혹시나 네이버 찾아보니까 있네요 ㅋㅋㅋㅋㅋㅋ
지금보니까 저걸 어찌 계산해서 그렸을까 싶네요)

 

 

암튼..


그리고....
비록 그린 것이긴 했지만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얼굴인 태극기로 참..그... 허...그참..... 닦으려니까..
죄스럽기도 하더라구요...

(전 애국심이 대단하다구요!!!

1학년때 애국가 가사쓰기 대회에서 최우수상 받았다구요!!!!!!!!!!!후후)

 

 

그래도..
어쩔 수 없었어요...


물감이 안묻게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뒷면으로, 경건하게... 깨끗이 닦았어요
(사실 연필로 학년,반,번호 이름 써있었음)


친구한텐 정상에 올라갈때까지 고맙고 미안하다고 연신 머리를 조아렸지만
산을 내려와서 제가 그린 태극기를 주지는 않았어요.
(뒤에 물감으로 내이름써서 너 못준다는 구차한 변명을 하면서..)

 

대신 담임선생님께 사정을 말하고 다음주 월요일까지 그려오라는 허락을 받았죠.
(그때 선생님께선 교무실 떠나가라 폭소하심..ㅠ)

 

지금이야 이렇게 얼굴도 모르는 여러분들께 막 떠벌릴 수 있는 일이 되었지만
그땐 진짜 챙피했어요. 너무너무 웃기기도 했구요.


하.. 쿨해지기까지 1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네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같은동네 살고있기땜에
요즘도 가끔 그 산에 올라가요.


전날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야식을 즐겨쳐먹고나서 사죄하는 마음으로 가~~~끔요.

그때마다 생각나서 씁쓸하게 웃곤 합니다.

 

다 쓰고나니 세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다시 배고파졌어요..

 


만약 톡 되면 다른 이야기보따리도 구성지게 풀어보겠습니다.
유독 6학년때 웃긴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산에서 노상방변하다가 걸리면 벌금 내야하나요?

 

이거 다 쓰고나니 갑자기 누가 신고할까봐 겁나는군요.


 

 

 

추천수33
반대수0
베플qt|2009.08.22 00:18
나는 왜 지금 13년전 똥에 대한글을 읽고있는가?
베플야마카시|2009.08.22 11:10
한잔하고 그때일은 잊어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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