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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0시가 되자 거리는 또다시 화려한 모습으로 치창하고 사람들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휘~~익~~ 아가씨 딱 내스탈인데.. 어때 오늘밤?]
[그 손치워!! 부러뜨리기 전에]
[죄..죄송합니다]
황급히 사라지는 남자를 바라보며 라이가 유진을 응시한다.
[혼자 다니지 말라고 했지?]
[... 내 시간 줄꺼지?]
[단독 시간은 못줘! 원영이랑 같이가]
[형!!]
[임마! 무대 시간 꽉 찼는데..얘들 밥벌이 뺏어서 주랴? 하루만 참아... 새로온 아이들 실력도 구경하고...]
클럽 안으로 들어서자 이미 그곳은 손님으로 꽉차있다.
여기 저기 웨이터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D.JBOX에선 D.J들이 음악 선곡에 바쁘다.
화려한 조명에 신나는 음악들이 울려 퍼지고 무대 한쪽에선 쇼타임에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D.JBOX로 향한 유진 원영을 불러낸다.
[나랑 같이??]
[왜... 싫어?]
[나...팝핀은 좀 약한데... 순서 바꿔 달라해야겠다...너...오버하지 않기다...]
[^^고맙다]
유진은 대기실로 들어가 무대 의상을 고르기 시작한다.
오랜만의 설레임이다.
이곳에서만이 자신의 모든것을 내보일수 있었다.
거짓으로 둘러싸여 살아온 자신이 이곳에서만이 진실할수 있었다.
친구들과 무대에 서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도...그 모습또한 거짓인것이다.
자신이 숨을 쉴수 있는 허락된 공간....
유진은 의상하나를 골라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한다.
그리고 위에 숄을 하나 걸친후 다시 홀로 향한다.
[어? 이봐! 여기 술한잔만 따라봐~~]
막 지나쳐 가는 유진의 팔목을 술취한 취객이 붙잡았다.
[.. 이거 놓으시죠]
[뭐야? 스트립걸 주제에]
순간 라이의 묵직한 손이 그의 멱살을 쥐어 잡았다.
[행패 부리고 싶어졌나?]
[아. 아닙니다. 제가 취해서..죄송합니다]
그는 꽁지 빠지게 그 자리를 벗어났고 라이는 유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괜챦아?]
[응...]
[유진아!! 음악 선곡했는데 어? 라이형.. 뭐해?]
[자식~ 신났구나. 너 실수 하지마!]
[내가 뭘~~]
라이가 막 그들을 지나쳐 가려할때 다급하게 웨이터 한명이 다가왔다.
[형!! 짭새야...]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4~5명의 남자들이 들이닦쳤다.
[뭡니까?]
[아.. 우린 그냥 한잔 하려고 들린거야.. 이 일대에서 유명하던데...구경이나 좀 할까하고 말야]
태식은 피식웃으며 라이 앞을 지나 무대 중앙 한가운데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저 녀석들 무슨 꿍꿍이지?]
원영의 걱정스런 눈빛이 라이를 향한다.
[..유진이 너 무대 나가지마]
난데없이 들려온 소리에 유진 당황해 한다.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느낌이 안좋아서 그래.. 오늘은 그냥 참아]
라이는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는듯 그들을 지나쳐 갔고 원영은 곤란한 표정으로 유진의 어깨를 토닥인다.
[이해해... 이번에 신고 들어가서 꼬투리 잡히면.....형..형님은 왜 안오시지...? ]
원영도 이내 자리를 피하고 있었다.
유진은 홀을 둘러보았다.
그들 모르게 재빠르게 움직이는 웨이터들...
그리고 조금씩 자리에서 사라지는 어린 손님들...
유진은 다시 시선을 옮겨 중앙을 바라봤다.
그들은 연신 웃어대며 술을 비워대고 있었다.
['너무 오버하는거 아냐....']
체념한 유진은 대기실로 발길을 돌렸다.
[어? 선배님!! 저 여자 사람 죽이는데요?]
태식의 시선이 대기실로 향해 걸어가는 유진에게로 향한다.
검은 흑진주처럼 찰랑거리는 머리칼... 새하얀 피부가 눈부셨다.
살짝 치켜뜬 눈꼬리는 매혹적이었다.
순간 태식은 그만 넋을 잃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