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1
지하철역을 빠져 나오고 있는 찰라 나보다 약간 큰 키의 곱상하게 생긴 청년이 다가왔다
핸드폰을 빌려 쓸수 있겠냐고 정중하게 물어봤지만 난 핸드폰 정지 상태라,,,
(구체적으론 끊긴 상태)
"죄송한데 이거 핸드폰 정지해둔거라,,,"라며 둘러댔더니,
잠깐 머쓱해 하다가 "그러면 번호줌 알려 주실래요?
핸드폰 쓸 목적은 아니라 그쪽 번호가 알고 싶어서요,,"
했더랬다 근데 찬찬히 살펴보니, 두둥.... 여자네?
아,,,아,,,,아,,,,,아니요,,,, 하면서 허겁지겁 지나던 길을 그냥 마저 지나왔더랬다
이와 비슷한 일은 클럽에서도 한번 있었다
어떤 여자가 쓱쓱 다가오더니 나에게 부비부비를,,,, 아니왜?
난 그냥 쓱쓱 도망쳤다
episode 2
비가 부슬부슬 오던 어느 저녁 맥주한잔 하러 슬금슬금 골목을 지나는데
그날따라 인적이 참으로 드물었다
귀신 겁은 많아도 딱히 사람겁은 없던지라,
쭐래쭐래 직진하고 있는 내 옆을 누군가 휑 빠른속도로 우산을 팍 치고 지나갔다
내 우산은 핑 돌았고 나는 욱 해서 꿍시렁거렸다 욱, 해서 크크
근데 한참을 앞으로 가던 남자가 휙 돌더니 나를 향해 전력질주를 하는거다
나는 빼액 소리를 지르긴 했으나 경황이 없던지라 발이 떨어지질 않았다
내 소리에 놀라 주춤하더니, 실눈을 뜨고는 슬물스물 다시 다가 오길래 왜 이러세요? 했더니 어어어,,,하면서 손을 앞으로 휘저으며 죄송해요, 그게아니라,,,,어,,,죄송해요,,,하면서
자꾸 다가온다 그래서 난 쌔게 "뭐요?왜요? " 했더니,
"아니,,,,뒷모습 보고 제 마누란줄 알았어요, 놀래켜준다는게,,,,죄송해요,,," 하는거다
속으론 완전 휴우,,,했지만 그래도 놀란 마음에
아, 모예요 진짜 아아 하고 짜증을 확 내곤 그사람을 지나쳐 무사히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episode 3
전에 살던 집은 연립 주택이라 가구수가 몇개 없지만 사람끼리 그리 알고 지내지는 못한다
차 빼주러 왔다갔다 하면서 한 두집 본 거 말고는, 그래서 건물에 누가누가 사는지는 모른다
늦은 귀가, 10시 반쯤이면 그리 늦은 귀가도 아니지만 오피스텔과 주택뿐이여서 쫌 스산하다 밤이면,
집앞에 왠 남자가 떡하니 담배를 피고 있길래 모지 저사람은 하면서 그 사람을 지나쳐 현관으로 오르고있었다 우리집은 2층이였고 층사이에 층이 하나 더 있어 총 네개의 층을 올라야 한다
현관을 지나 2개층을 지나고 세번째층을 지나 네번째 층을 올라 현관문을 열고 있던 찰라
다다다다다 소리와 함께 그 남자가 세번째 앞에 서있는거다
갑자기 그남자가 나머지 계단을 단숨에 뛰어오르더니 "저기 물 한잔만 얻어 먹을수 있을까요?" 하면서 현관문 안으로 나를 밀어 넣는 것이다
흉기는 들고 있지 않았지만 내 목소리는 그냥 나오질 않았다
근데 고때 딱, 앞집에서 "잠깐 나갔다 올께" 하는 소리와 함께 문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나자 이 남자는 당황했는지 날 그대로 밀어버리고는 계단 위층으로 뛰어올라갔고
난 벌떡 일어나 문 세개를 다 잠궜다
그러고 있자니 우리집 깜깜하니 아무도 없는거 다 봤는데 무서워 경찰에 신고하자니,
경찰들도 썩 믿음이 가지 못하는지라 엄마며 아빠며 동네방네 전화해서 무섭다고 호들갑 떨며 불이란 불과 소리란 소리는 다 켜놓고 현관문과 제일 멀리 떨어져 있는 안방에 처박혀
덜덜덜덜덜,,,,,, 그 이후 딱히 소란없이 잘 냈다
어느날 밤 자정이 넘는 시간 더운지라 창문을 살짝 열어 놓고 스트레칭을 해주고 있었는데
스트레칭 하던 중 건너 건물 4층쯤 창문에서 담뱃불이 보이는거다 모지? 하고 무심결에
다시 봤는데 그 사람이 담배연기를 빨아 들인 순간
소름이 쫙 끼쳤다 얼굴은 몰라도 모자와 셔츠는 분명했다 아아악 지금도 닭살이 ㅠㅠ
그후로 우리집은 이사했다
episode 4
핸드폰 번호 바꾸는게 취미였던 나는 연예인병 걸렸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바꿨지만 번호가 꽤 좋은지라 계속계속 쓸셈이다
그러던 어느 가을 쯤 친구들과 이태원에서 저녁을 먹기로 약속이 되어있었다
우리는 만나서 신나게 먹을 생각에 부풀어 게코스로 들어가 주문을 하고 수다 떨 참이였는데
친구가 "아니 이기집, 넌 문자를 도대체 왜 이모양으로 보내?" 하는거다
난 문자를 보낸 기억이 일도 없어서
모라고 왔는데 했더니 문자내용인 즉슨,
"저는 ㅈㄱㅈ이란 머저리같은 사람은 모릅니다"라고 왔다는거다 헉, 이건모지?
하면서 친구는 이상하게 니번호가 두개가 있어,
하며 문자 보낸 번호를 알려주니 옛날번호 였다
그래서 아, 문자 잘 못보냈다고 그렇게 온건가부다 하면서 쿨하게 넘기려던 찰라
친구가 "아니, 나는 쟈기 어디야? 밖에 안보냈는데?"
그럼 내 이름은? 하면서 무서워 하다가
에이, 사람들이 그번호로 연락해서 자꾸 나를 찾아서 그랬나부지 했는데
친구가 "아니, 그래도 쟈기 어디야 밖에 안보냈는데 누군줄 알고?"
다시 전화해도 받지도 않고 문자를 보내도 대답이 없었다 아, 모지?
너무 많아서 더는 못쓰겠다 헥,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이 같은 경험을 도대체 몇번이나 겪을까?
지금껏 나에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을 곰곰히 생각해냈고,
이 모든게 나만을 위한 해프닝이였나 싶은 착각
그 또한, 착각이라 넘겨버리엔 기이하다 싶다
재밌긴했다만 반갑지만은 않은 특별함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