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말하는 절대 고독이라는 것을 나는 잘 모르겠다.
자신을 옭아매면서까지 완전한 자유를 추구할 필요가 있을까.
당신은 무엇에 그토록 목말라 있었을까.
당신이 끝없이 갈구한 그 무엇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과연 실존하는 것이었을까.
자신을 길가에 쓰러진 집시쯤으로 여겼으면서도
인생을 그토록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살다 간 당신은
남겨진 이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자 했을까.
어쩌면 당신은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했던 것이 아닐까.
젊고 아름다웠던 한 여자가 자기 스스로에 갇혀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서는 얼마만큼의 고통스러운 진동이 있었을까.
순수한 젊음과 아름다운 치기.
나는 당신을 잘못 만났다.
전혜린 /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