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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

몽이* |2009.08.30 10:28
조회 1,054 |추천 1

안녕하세요. 올해 23살인 여대생입니다.

이틀 전에 정말 우리아빠가 맞나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아 많은 분들께 의견을 여쭙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스크롤 압박이 있을지도 모르니 , 양해부탁드립니다.

 

우선 저희 아빠에 대해 말씀드리자면,

솔직히 정말 신세대 이십니다. 저보다 가수이름이며 노래며 유행을 다 아시고, 외모도 동안이시고(48세), 엄하시긴 하시나 저와 남동생한테 맞춰주시려고 하는, 가족끼리 있을 때는 정말 멋지고 제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존경하는 아버지 입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안좋은 점은, 할머니에 대한 과잉 효도 입니다.

저희 아빠는 4남 1녀 중 셋째 이십니다. 어렸을 적 집안이 가난하여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하셔서 지금은 자수성가 하셨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와 아빠 형제들 쪽에 문제가 생기면 항상 제일 먼저 나서시고 ( 솔직히 고모나 할머니도 전화가 큰아빠 말고 저희집으로 바로 옵니다..)  돈문제도 거의 저희집이 전담하다시피 합니다.  일일히 그동안 있었던 일을 쓸 순 없지만 할머니와 관련된 일이라면 눈에 아무것도 안보이신다는 점, .. 

 

저희 엄마는 그동안 동생과 특히 저, 그리고 시댁과 관련된 일과 아빠 때문에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시고 홧병도 있으셔서 몇년전부터 갑상선 약과 눈(항진) 약, 그리고 심장병을 얻게 되셨습니다. 지금도 두달에 한번씩 병원에 꼬박꼬박 가셔서 검사받으시고 약을 드셔야 합니다. 몸도 약하시구요.

 

배경은 이정도로 설명하고 그저께 있었던 일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집은 아빠 직장때문에 친척들 중 유일하게 남쪽 지방에 살고 있습니다.

저도 방학이라 집에 있다가 토요일(어제) 큰집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금요일에 가족모두 서울로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 남동생은 군대에 있어요 )

 

저희집에서 큰집까진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점심먹고 든든하게 출발하기 위해 휴게소를 들렸습니다. 식사하고 엄마가 화장실 가신 사이에 아빠가 할머니께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인천에 사시는데 다리가 편찮으셔서 어떻게 오실지 걱정이 되셨기 때문이라 생각되는데요. 항상 손녀 (넷째작은아빠 딸) 와 오셨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거라 생각을 했습니다.

근데 이번엔 손녀가 학교에 얘기를 안해서 할머니 혼자 오셔야 한답니다.

고모가 있긴 하지만 큰엄마와 사이가 안좋으셔서 안오신다고 하셨구요.

엄마가 돌아오셨을때 아빠가 아무도 모셔올 사람이 없다고 저희가 가는 길에 들려서 모시고 가자고 했습니다.

인천 할머니 댁은 저희 큰집과 완전 정 반대의 위치에 놓여 있기 때문에 길을 바꿔야 해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차도 막힐 께 뻔하고, 무엇보다 이렇게 모시고 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엄마가 싫은 티를 많이 내셨습니다. 이렇게 모시고 가면 집에 내려갈 때 또 저희가 모셔다 드리고 내려가야 하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제가 학교 기숙사에 입사(지방)를 해야되서 미리 아빠께 토요일엔 결혼식이 늦게 시작해서(오후 3시에 시작)  끝나자 마자 가야된다고 미리 말씀드렸습니다. 엄마를 위한 의도도 숨어있었구요. 짐을 차에 다 실어다 놨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집으로 갈 때 할머니를 못모시고 가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나쁘죠..

 

아빠도 갑자기 바꾼 일정이라 그런지 운전하시면서 계속 옆에 계신 엄마 눈치를 조금씩 보셨습니다. 여기선 저희 엄마도 잘못하신게 아빠가 미안한 기색으로 계속 보는거 아시면서도 그동안 쌓인게 많으셨는지 얼굴 표정을 풀지 않으셨습니다.

급기야 화가 나신 아빠께서(다혈질성격)  휴게소에 차를 세우시더니 엄마와 싸우기 시작하셨습니다.

 

아빠는 엄마가 시자 얘기만 들어가면 항상 싫은티 낸다고, 저번에 어머니(할머니)모시자고 했을때 딱잘라서 못모신다고 했던거, 등등 얘기하시면서 그동안 엄마가 시댁에 한게 뭐가 있냐고 하셨습니다. ( 돈문제 그런거 당연하다고 생각하셨나봅니다.) 거동도 불편한 노인네 모시고 가자는데 왜 그렇게 싫은티 내냐고,,,... .

 

엄마는 그동안 시댁에 못한게 뭐가 있냐. 용돈도 결혼했을 때부터 꼬박꼬박 드리고( 저희집만 드립니다.) 철마다 할머니 전화오면 한약 보내드리고 돈문제 일어났을 때도 저희집이 많이 부담하고 등등..

 

저는 뒤에서 아빠가 나가있으라고 하셨어도 분위기가 손찌검( 저희아빠 때리실 분 아닙니다. 엄마도 가정폭력 있을 시 바로 이혼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구요.) 이라도 일어날 거 같아 계속 뒷좌석에 있었습니다....

  

한참 싸우시다가 아빠가 욕을 하시는 겁니다. ㅆ 가 들어간 거 부터 이년저년에서 한층 더 강도있는 욕을 하시는데 ..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시는데... 저도 욕하고 하지만 그날은 진짜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빠의 저런 모습도 처음에 엄마를 저렇게 대하시는거 처음봤거든요..

정말 상상을 초월한 욕을 엄마한테 하시는데, 그걸 듣는 순간 제가 눈물이 나더군요..

결국 한바탕 하시고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분이 안풀린 아빠가 갑자기 엄마한테

" 너 내려, 너 태우고 가고싶지 않아 " 이러시면서 근처 톨게이트(감곡) 으로 들어가시더니 인근 도로에서 내리라고 하시는 겁니다. 엄마는 못내린다고 하시구요.

 

저희 엄마 절 대 로 울지 않는 분인데. ( 동생군대입대날 빼고 )  손수건으로 눈물 닦고 계시는 겁니다. 순간 제가 빡 돌아서 제 가방 들고 내려서 엄마 차문 열고 엄마한테 내리자고 했습니다.

" 엄마 내려, 엄마가 왜 이런 대접을 받아. 엄마는 내 엄만데 왜 이런 대접 받아야 하는건데. 이렇게 당하면서 왜 계속 여기 있냐고. 나랑 버스타러 가자고. " 이런식으로 울면서 말했습니다.

정말 저도 화가 많이 나면서 아빠가 많이 미웠습니다. 저도 다큰 성인인데 제 앞에서 엄마를 그렇게 욕하시는게 정말 제가 너무 속상했습니다.

결국 엄마는 제가 저렇게 말하고 우니까 엄마가 잘못해서 그런거라고, 그러면서 우셨습니다.  더 눈물이 나더군요...

아빠는 부부사이의 일이라고 니가 상관할 게 아니라고 화를 내셨습니다.

저는 계속 울면서,

" 아빠, 아빠한테 할머니가 엄마라면 엄마 아빠도 내 엄마 아빠야. 왜 엄마가 이런 대접을 받아야되. 엄마아빠 나한테 둘다 소중한데 왜 엄마가 아빠한테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냐고. 엄마아빠도 내 엄마아빠잖아. "

이러면서 계속 울면서 저 말만 계속 반복해서 말했습니다.

 

저까지 울고 말하니, 다시 차를 돌리셔서 고속도로로 나왔습니다.

 

결국 인천들려서 할머니 모시고 큰집까지 가는데 총 10시간 정도 결렸고

저는 너.무 충격먹어서 할머니한테 웃는 모습 보여드릴 수도 없었고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도 안들고,... 그야말로 패닉상태였습니다.

 

저 .

저희 부모님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저희 아빠하고도 엄마 모르는 비밀얘기 같은 것도 하고 메일도 주고받고 상담도 많이하고  다른 부녀못지 않게 정말 재미있게 잘 지냅니다.

엄마하고도 제가 기숙사에 살아서 이틀에 한번꼴로 전화하고 엄마가 속상한 일 있으면 맞장구 쳐주고 ( 곧 폐경기 올텐데 우울증 가지시면 안되니까.. ) 하면서 다른 모녀 못지 않게 얘기를 많이 합니다. 가끔가다 동생과 아빠 흉도 보면서요.

부모님도 저희 할머니나 시댁 관련한 일 아니면 부부싸움도 안하시고, 두분이 동갑이시고 두분만 계신 시간이 많으셔서 정말 재미있게, 토닥토닥 거리며 지내십니다.

 

하지만. 금요일에 있었던 그 일은, 제가 결혼할 생각이 없어질 정도로 엄청난 패닉상태를 가져왔습니다.  그날 얼굴에 계속 싫은티 내신 엄마도 많이 잘못하셨지만, 아빠가 엄마한테 저렇게 욕하시고 대하신게.. 정말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냥 덮어둘 문제가 아닌거 같아 아빠한테 메일을 쓰거나 전화를 하려고 합니다.

무작정 제가 따지고 들면 아빠 입장에서도 많이 서운하실 꺼고 절대 미안하다는 말 안하실꺼 같고, 그렇다고 제가 할머니나 다른 친척들 찾아가서 얘기하는건 아직은 주제 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말을 조근조근 잘해야 아빠가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하시고 제 의도를 아실까요.. ?  미안해 하시는거 뻔히 보이는데 미안해 이 세글자를 말씀 못하셔서..

이 글을 쓰는 내내 금요일의 악몽이 떠올라 계속 눈물이 나네요.

 

가족흉을 보는거 같지만..

어떻게 말을 해야 아빠께서 그날 무엇을 잘못하셨는지 깨닫고 엄마와 다시 사이좋게 지내실 수 있을까요.?

 

많은 분들의 의견.. 정말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긴글인데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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