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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의 사랑 1 - 만남

지니 |2009.09.08 20:56
조회 98 |추천 0

나는 인간의 엄지 손가락 크기 만한 청거북입니다.

나의 주인은 눈 빛이 슬퍼 보이는 여인입니다.

나는 그녀를 아가씨라 부릅니다.

아가씨는 제가 주인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던 상점에 매일같이 와서 나와 제 여자 친구를 무표정한 얼굴로 한참을 처다보고 가곤 했습니다.

일주일쯤 5분씩 우릴 멍하니 바라보며 상점앞에 서 있던 아가씨가 어느날 부터 보이질 않았습니다.

여자친구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그 여자... 재수없어... 맨날 우울한 눈빛으로 우릴 뚫어져라 바라만 보구... 안 보이니까 속이 다~ 시원하다!"

하지만, 전 궁금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왜 매일 지나던 상점앞을 지나치지 않는 것일까?

제 걱정스런 모습에 여자친구는 절 쿡 찌르며

" 뭐야? 그 재수탱이 기다리는 거야? 흥!! 그여자가 우릴 데려갈 것 같아? 그냥 구경이나 한 거라구... 쳇~"

그렇게 매일 아이들도 우릴 구경하고 연인들도 우릴 보고가고....

하지만, 우리의 주인은 쉽게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전 여자친구와 알콩 달콩 둘만의 즐거운 시간이 많은 것이 나름 좋았습니다.

그날도 우린 어떤 인간에게도 선택되지 못한채 상점에 불이 꺼지는 것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비틀거리는 한 여인이 막 가게문을 나서려는 주인 아저씨를 다급하게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저씨~~ 잠시만요... 제네들... 제들 둘... 얼마인가요? "

아저씨는 상점의 꺼진 불을 다시 켜시며, 저와 제 여자친구가 지내고 있던 집을 번쩍 들어 올렸습니다.

그녀였습니다. 아가씨가 술이 잔득 취해서 몸을 비틀거리며, 지갑을 부시럭 부시럭 뒤지며, 아저씨에게 돈을 건내주곤 우리가 담긴 집을 건내 받았습니다.

그리곤, 우리 집을 번쩍 들어 우릴 바라보면서 한 번도 본 적없는 환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제 여자 친구가 눈을 게슴치레하게 뜨곤 볼맨소릴 합니다.

"아휴~~ 하필 저 여자가 우리 주인이 되다니... 분명 우릴 굶겨 죽일꺼야... 에이..."

전, 비틀거리는 아가씨의 손에 들려 멀미가 날듯 했지만.. 그래도 그녀를 가까이 볼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기대로 가득 차 오르는 걸 느꼈습니다.

 

 그녀는 조그마한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조금은 실망스럽게도, 예쁜장한 외모와는 다르게 엉망인 집 안...

여자친구는 여지없이 한마디 합니다.

"거봐~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원래 지 얼굴만 가꾸는 것들이 집안 꼴이 이래... 아휴~~ 우리 걱정이다... 저 여자 우리 밥이나 제대로 챙겨주겠니? 아잉~ 난 몰라... 배고픈 게 젤 싫은데...."

아가씨는 우릴 들고 한참을 두리번 거립니다.

그러더니 산더미처럼 책이며, 고지서며, 잡다한 이것 저것이 쌓인 식탁을 쫘악~ 훑어내고는 우리가 들어있는 집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곤 의자에 앉아 두 손으로 덕을 괴고는 눈은 반쯤 감고, 미소를 지은채 우릴 바라봅니다.

나도 그녀의 눈을 바라봅니다.

서로 한참을 그리 바라보고 있는데, 아가씨가 갑자기 손가락으로 우리집 벽을 톡톡 칩니다.

깜짝 놀란 나와 여자친구는 등껍질 속으로 온 몸을 쏙 집어넣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가씨...

"어머나.. 미안.... 놀랬니? 미안해...."

그리곤, 플라스틱 벽을 검지 손가락으로 살며시 쓰다듬습니다.

저는 살며시 고개를 내밀어 아가씨를 바라보며 괜찮다는 표현을 해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친은 고개도 빼지 못하곤 궁시렁 거립니다.

"내가 저년 성격 더러울 줄 알았어... 아이씨~~ 짱나...."

그렇게....

우리의 만남은 시작되었습니다.

 

                                                                                          To be continuo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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