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질대로 망가진 서울의 속경제를 시민들로 하여금 눈치도 못채게 하는 동시에 지지율을 단번에 업시킨 '필살 청계천' 또한 매년 7,80억에 달하는 유지비용과 환경문제로 속을 끙끙 앓는 상태입니다.
시민단체는 생태계를 무시하고 급조한 청계천(시간을 두고 '지대로' 만들 었을 경우, 후임의 업적이 되어 버리므로)에 꾸준히 성화를 퍼붓고 오세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죠.
만약 '가카'의 후임으로 서울시장이 야당쪽 사람이 되었다면 아마 서울시의 속앓이가 드러나 '가카'도 꽤 고생했을 겁니다. 이것도 그의 천운 중 하나랄까요.
그런데 이명박이 오세훈에게 넘긴 폭탄 중에 가장 큰 것이 바로 '서울 지하 상가 민간 위탁'입니다. 뉴스에서 많이 들으셨을 겁니다. 제 2의 용산참사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1년 전부터 지하상가 여기 저기 돌아다니시면서 한나라당과 오세훈을 씹는 위 같은 풍경을 많이 보셨을 텐데요. 요게 꽤 심각한 문제입니다. 우리 불도저 '가카'께서도 청계천처럼 한번 뒤집어 엎어 볼려다가 상인들이 들고 일어나자 '아 씨바, 이거 잘못했다가 진짜 X되겠다'해서 포기할 만큼 좀 씹니다.(뭐, 지금 생각해 보면 대선을 감안한 후퇴였겠지만.)
한마디로 상인들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권리를 싹 무시하고 공개로 입찰을 한다는 건데요. 요게 말만 들으면 '얼레? 공개 입찰 투명하고 댑따 좋은거 아냐?' 이런 식으로 들릴 수 있지만 흐흐,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쉽게 말해서 지하도 상가는 수십년간 상인들이 일군 텃밭 비스무리 한거라 서울시가 권리금등 여러가지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인정해 왔는데 이제부터 요걸 싹 무시한다 이거죠.
예를 들어 님께서 퇴직을 하고 '와- 이 가게 장사 잘되네 얼마요?' '여기 장사몫이 왓딴기라예. 몫값(권리금)으로 한 5억 주이소.' '에잇. 대출을 받아서라도 내 여기 한번 올인해 보겄소!'하면서 계약을 하고 장사를 하는데 서울시가 이제 그런 몫값, 그러니까 권리금을 인정 안하고 연장 계약도 안해 준다 이거죠.
가계에서 장사하고 있는 상인들은 장사를 접을 때도 최대한 손해를 보고 싶지 않겠죠? 그런데 서울시랑 연장계약하고 슬슬 가계도 팔아 볼까 하는데 서울시가 대뜸 '우리 이제 재계발 할꺼야. 보증금 줄께 나가' 해서 '그럼 내가 투자한 권리금은?' '씨바, 그런게 어딨어. 그냥 나가. 그거 너네들끼리 한거지. 나랑 상관 없어'가 된겁니다.
보증금이래 봤자 몇천만원 밖에 안되니 상인들이 미치고 팔짝 뛰는 거죠. 10억까지 내고 들어 온 사람도 있다는데 이제 공개입찰제로 바꿀 거라 연장계약 안해 준다면서 그냥 나가라니 눈이 뒤집히는 겁니다.
여기에 대기업에 대한 특혜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엄청난 충돌이 예상되는 거지요. 상인들은 '우리도 세금 잘내고 열심히 살아온 시민인데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하는 걸 보여 주겠다'라고 하지만, 문제는 출동이 일어날 경우 시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 주냐는 거지요.
어쩌면 시민들은 대기업이 들어와서 지하상가 깨끗해지고 그러면 더 좋은 거 아니냐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갈 수 있습니다. 대기업 마트가 집 근처에 들어오면 근처 상가들이 다 죽어 조금 불쌍하긴 하지만 집값도 올라가고 편하니 좋다는 논리로 넘어 갈 수 있다는 거죠.
만약 서울시가 상인 가족을 포함한 수만명의 희생을 모른체하면서(또는 그들이 거리로 나가 앉는다 해도)용산 참사처럼 무력진압을 해서라도 민심이나 다음 선거에 별 문제가 없다면 이런 일이 계속해서 일어 날 수 있다는게 더 큰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계속 소수의 희생을 눈 감다 보면 언젠가 우리도 그 희생의 대상자가 될지도 모르다는 불안한 생각이 드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