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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자살..

........ |2009.09.16 00:39
조회 539 |추천 3

저에게는 아버지가 두분이 계십니다..

 

한분은 낳아주신 아버지

한분은 길러주신 친할아버지입니다.

 

저는 2살때부터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고 나서

아버지가 가출을 하시면서

할머님과 할아버지의 손에 키워져왔습니다.

 

저의 어머님은 고아이셨고 저를 낳으실떄의 나이는 19살.

아버지는 22살이라 하셨습니다.

 

할머님과 할아버지 손에 길러지면서..

엄마 아빠 없이도 부족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님의 정성으로

남부럽지 않게 이쁨받고 무럭무럭자라고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중학교 2학년때 벌컥 할머님이 대장암말기를 선고를 받으시고..

2년동안 암 투병을 하시면서 끝내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가 투병중에 할머님의 암 소식을 들으시고 타지역에서 홀로 사시던 아버지가

제가 사는 곳으로 오셨습니다.

처음으로 저를 낳아주신 아버지를 처음봤습니다.

아빠라고하는데..

첫인상은 무서웠습니다.. 본적도 없고.. 낯설고..

제게 아버지는 할아버지밖에 없다 라는 생각뿐이였습니다

 

그렇게 저와 아버지의 동거는 시작되었습니다..

 

할아버지의 집에서는 번번한 화장실도.

요즘같이 뜨거운물이 콸콸 쏟아져나오는 샤워실도

 

10평 남짓 되는 방에서..세식구가 살다가 그렇게 할머님이 돌아가시고..

학교를 다녀야하는 저이기에 거기서는 씻기도. 생활하기도 불편하고

나이드신 할아버님이 밥먹이고 빨래해 옷입히기도 힘들다는 이유로

결국 할아버지의 집 20분정도 되는 거리 집으로 저와 아버지는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어색했습니다..

집이 집이 아니였고..

마냥 무서워서 방황은 하지 않았지만

어색하게..그렇게 그냥 컸습니다..

 

정말 아버지는 저에게 잘해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컴퓨터게임을 실컷 할수 있게 컴퓨터도 새것으로 사주셨고.

핸드폰도. 용돈도 부족하지만 모든면에서 잘해주려 하셨습니다.

학력도 낮으셔서 번듯한 직장도 못구하시는 아버지였지만

자기처럼 살면안된다고 넌 배워야한다고

저 대학 보내겠다고 궂은일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일

일자리만 있으면 달려갔습니다.

 

남들이 한참 자고 있는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5시에 출근하시는 그런 아버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저는 고등학교들어오면서부터..

사춘기가 왔는지 괜시리 아버지가 미웠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저 이 세명이 고생하는게.

일을 다 아버지가 이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문인지 제가 잘못한 일이 있어서 꾸중을 들을때 말보단 주먹이 앞장서시던 아버지였습니다

여태까지 누구한테도 맞고 자랐던 저가 아니기에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주먹으로 얼굴 복부 팔 다리 가리지않고 정말 많이 맞았습니다

엄마라는 사람도 한번 보고싶었고.

할머님도 보고 싶었고

홀로 지내시는 할아버지가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라고. 그렇게 하시고나서는 항상 괜찮냐고.

아빠가 욱하는 성질이 있다고. 때려서 미안하다고.

약을 발라주시면서 그렇게..

미운정 고운정 다 들어가면서..

그냥 그렇게..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그러다 제가 최근에 사고를쳤습니다..

오토바이에 눈을 뜬것입니다..

우여곡절끝에 면허도 따고. 조금씩 돈을 모아서

중고로 하나 사서..

 

아버지도..할아버지도.. 모두 속여서 그렇게 탔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사고가났습니다..

더운 여름날. 중간고사시험치는날에.

그날따라 시험을 좀 잘봐서

아버지께 자랑도 할겸 칭찬도 듣고싶었고.

배도고팠고 빨리 가고싶었습니다.

 

일반 3차선 도로에서 무리하게 속력을 높이다가..

그렇게 사고가 났습니다..

 

저는 응급실에 실려갔고..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고.

골반뼈가 으스러지는 정도의

전치 14주라는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연락받고 달려오신 할아버지.입원 수속을 마치시고

제 앞에서 눈물을 훔치십니다.

 

아버지도 곧 이어 오십니다..

전 정말 무서웠습니다

항상 맞고 자라왔고. 아버지와의 거리감도 있고.

그동안 속여서 오토바이를 탔다는걸 아시면

무지하게 혼내실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과는 달리

오자마자 온몸에 붕대를 감고 있는 저에게 한마디 하십니다..

"괜찮아?" 저.. 갑자기 눈물이 났습니다..

슬프지도..않은데.. 그냥 막 눈물이 났습니다..

그때부터 아버지한테..

할아버지한테..

 

지금 내가 하고있는 것 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지내고있습니다..

 

아버님도 굴삭기와 페로다 라는 중장비 기술을 익히시면서

어떻게든 살아 보시려고. 정말 노력많이하셨습니다.

 

제가 입원하는 것 때문에 엄마가 없는 저이기에 돌봐줄사람은 오로지 할아버지와 아버지 둘뿐.

 

할아버지는 연로하신몸에.. 집에서 병원까지 1시간이 넘는 거리였고..

걷지를 못하는 저는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여서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아버지는 회사를 그만두시고..

 

저를 간호하셨습니다..

 

그렇게..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제가 모르는 사이에..

아버지는 우울증에 걸리셨습니다..

 

싸고 후미진 집이라도 하나 장만해서

할아버님을 어서 모셔서 살아야는겠고..

 

하나뿐인 아들놈은 오토바이나 타다가 사고가나서 병원에 누워있고..

 

돈은 벌어야겠는데..취직은 안되고..

췌장쪽에 병이 있으셔서 몸도 안좋으시고..

 

그야말로 설상가상 안좋은일이 모두 한꺼번에 겹쳐버렸습니다..

 

끝내 아버지는..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셨습니다..

저에게 짧은 유서를 남기신 체..

 

모든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와서

홀로 집에 왔습니다..

 

금방이라도 방에서 나오셔서

저의 "다녀왔습니다" 라는 인사에

대답을 하시던 아버지가 없다는 생각에..눈물부터 났습니다..

 

그리고 불러봤습니다..

아빠 저 왔습니다 왜 아들이 왔는데 나와보지 않으시냐고....

지금 어디서 뭐하고 계시는거냐고..

 

아빠.. 아빠가 이 글을 보고 있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한마디 적을께요..

그래야 제 맘이 좀 후련해질것 같아서요..

 

항상 속만 썩이고 공부도 못하고.. 담배나 피워대고

오토바이나 타는 이 못난아들..을 남기고

할아버지.. 모든걸 다 떠나서..

그곳에 가시니까 조금 후련하세요?

 

먼저 가 계신 할머님과 인사는 잘 나누었지요..?

 

아빠 저 아빠가 말씀하신데로 정말 한번 열심히 살아보려고해요..

건들대지도 않고.. 부지런해 지려 노력할꺼고..

공부도 더 열심히 해볼꺼고.. 오토바이도 안탈꺼고..

 

아빠가 없는 이 세상에.. 남겨진건 저와 할아버님 둘 뿐이지만..

할아버진 걱정하지마세요.

제가 고등학교 졸업하고 일을 열심히해서 꼭 성공해서

결혼을 하고.

할아버지 꼭 모셔서 며느리가 지어주는 밥 한번 못드셔보신

우리 불쌍한 할아버지께.. 돈방석에 앉게 해드릴순 없지만

따뜻한 밥이라도 대접할수 있게.. 정말 노력할께요..

 

힘들었던 이승에서의 생활 모두 훌훌 털어버리시고..

저승에서 할머님과 함께.. 오순도순 행복하시길 빌어요..

 

아빠 살아 생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해봤는데..

이제서야 한번 해보겠네요 사랑해요 아빠..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요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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