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폭행사건... 사건의 진위는?>
범람하는 기사 속에서 facts를 찾아내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인터넷 기사가 보편화 된 이후 수많은 온라인 매체들이 생겨났고, 그만큼 늘어난 기자들은 좀 더 높은 조회수와 트래픽을 위해 자극적인 기사를 다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취재라는 단어가 유명무실하다고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다. 이 와중에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것은 아무래도 연예인일 것이다. 고위 관직자나 여타 공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어린 시선이 쏠리고, 많은 관심 만큼이나 이유없는 악의도 많기에 연예인에 관한, 특히 '특종' 이라 일컬어지는 그들의 사적인 부분에 관한 기사는 엄청난 클릭수를 자랑한다.
포털 싸이트 메인에 뜨고, 자사 홈페이지로 이어지는 클릭으로 인한 트래픽은 광고수익을 유발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자극적인 제목을 달 수 밖에 없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언론사들의 매출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지금도 많은 연예인들이 자신의 권리와 인권을 침해 당하고 있다.
현 언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려면 족히 논문 한 편이 나올 듯 싶지만, 오늘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지난 16일부터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슈퍼주니어 강인의 불구속 입건 사태를 지켜보며, 또 다시 시작된 인터넷 언론의 무차별 기사 투하와 그에 부응하듯 커지는 논란, 각종 루머 확산과 수많은 악플을 지켜보며 사태의 시발이 된 사건 그 자체가 매우 궁금해졌다. 얼마나 큰 사건이고, 얼마나 강인의 죄가 확실하며, 언론의 기사가 얼마나 정확한지. 거의 대부분의 기사를 꼼꼼히 읽고 강남경찰서의 보도자료와 브리핑의 행간을 읽어내려가며 차츰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인 16일 새벽 세 시 반 경에 일어난 시비에 관해서 정작 알려진 것이 너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 언론은 앵무새처럼 경찰의 보도자료와 브리핑을 반복하며 슬쩍 제목만 바꿔 달았고, 그 보도자료와 브리핑에서도 결정적인 사실들은 모두 빠져 있었다.
게다가 아직 검찰에 송치 되지 않은, 즉 죄가 확정되지 않은 사건을 브리핑하며 경찰은 일견 강인의 죄를 확정짓는 듯한 단어들을 거리낌 없이 쓰고 있었다.
이하의 글은 아직 입증되지 않은 강인의 죄의 여부를 따지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간 필자가 느낀 의문과 궁금증을 되도록 중립적 시각에서, 그리고 철저히 형법상의 무죄추정원칙을 준수하며 기술할 것이다.
(공식 보도된 강남경찰서의 보도자료, 브리핑, 전화 인터뷰 등 강남서의 입장은 빨간색으로,
강인측의 주장은 파란색으로 나타낸다. 이 글에 인용된 기사 및 보도자료, 브리핑 등은 모두 Further Info 카테고리에서 전문을 찾아볼 수 있다.)
먼저 사건을 간략히 되짚어 보자면,
강인은 16일 새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주점에서 지인 노모씨와 술을 마시던 중, 자리를 잘못 찾아온 김모씨 등 두 명과 시비가 붙어 주점 밖으로 나왔고, 지나가던 행인 박모씨가 강인을 편들며 시비에 합세했다. 김모씨 일행이 112에 신고, 강남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사건을 정리해 보려 해도 듬성 듬성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경찰의 보도자료에 나온 혐의사실을 보자.
혐의사실
-피의자 김OO(24세, 예명 강O)는 '09. 9. 16 03:35경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OO주점 내에서, 일행 1명(노OO,35세, 회사원)과 함께 술을 마시던 중, 다른 피의자 김ㅁㅁ(35세, 회사원)등 2명이 착각하여 자리를 잘못 찾아 들어온 것으로 시비 중
-밖으로 나와 위 주점 앞 노상에서, 마침 지나가던 행인 박OO(29세, 무직)도 위 김OO편에 가세하여, 결국 위 김OO와 박OO이 한편이 되어 다른 피의자 김ㅁㅁ등 2명과 상호 주먹과 발로 치고받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임
경찰의 브리핑이 있기 전까지만 간혹 기사에 언급 되었던 강인측의 주장을 보자.
(...)직접 강인을 만나고 온 이 측근은 "강인이 술을 마시고 있는데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들어와 행패를 부렸다. 이 사람은 강인 뿐만 아니라 웨이터, 업소 사장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갑작스런 사태에 강인은 술집을 빠져나와 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 난동을 부린 사람이 이후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했고, 경찰서에 가서 연예인 강인의 이름을 말해 귀가하던 강인이 경찰서에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측근은 "강인은 절대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어디를 맞지도 않은 것 같다"며 폭행 사건과 직접 관련이 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강인측에서 언급한 '김모씨측 웨이터, 업소 사장에까지 폭력' 부분이 경찰 보도자료에는 빠져있다.
또한 강인측은 술집밖으로 나와 집으로 향했다며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시 강인이 없었음을 암시했다. 경찰 보도자료에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시의 상황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
일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지 않지만 현장을 재구성해 보면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경찰이 밝히고 있는 사건 시각은 새벽 3시 35분. 경찰이 현장에 당도한 시간과 거의 비슷할 것이다.
그리고 강인이 경찰서에 언제 도착했느냐가 문제인데, 잠시 유추해 보자면, 강인의 조사 사실이 단독보도된 시간이 오전 8시 42분. 그리고 그 이전에 한 인터넷 싸이트에 자신이 경찰서에서 일한다고하며 강인이 '논현동에서 술마시다 경찰이 오자 도주 중 잡혀서 경찰서에 왔다' 라는 글을 올린 사람이 있었다. 이 시간이 6시 58분 이었다. 이 사람은 MBC기자한테 전화가 왔었다는 사실까지 전하며 곧 기사가 뜰거라 장담했고 약 두 시간 이후 단독보도 기사가 뜬 것이다. 이 글은 현재 삭제되고 없지만 이 사람이 정말 경찰서에 근무하는 사람이든 아니면 경찰서에 근무하는 사람에게 소식을 전해 들은 것이든 미리 소식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강인은 저 글이 올라왔던 약 새벽 7시 경에 경찰서에 당도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피의자 셋 과 비슷하게 경찰서에 왔지만 글쓴이가 단순히 글을 늦게 작성한 것인가?
시간 문제를 잠시 미루고 보더라도 경찰이 현장에 당도했을 시 강인이 없었던 것은 확실한 듯 하다. 강인의 주장과 최초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서 강인이 현장에 없었음을 각기 그 목적에 대해선 달리하며 얘기한다.
그러면 김모씨 일행은 왜 강인을 그냥 보내준 것일까?
강인이 자리를 떴다면 어떤 운송수단을 이용했을까?
사건이 발생한 논현동은 논현초등학교 일대에 형성된 유흥가이다. 대로변에 위치한 것이 아니기에 택시를 이용하려 해도 대로변으로 나가야 하고, 당시 음주상태였던 강인이 운전을 할 수도 없었고, 대리운전을 불렀다 하더라도 대리기사가 당도하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빈다.
즉, 귀가길이건 도망을 치건 그 자리에서 조용하고 신속하게 벗어나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운송수단을 이용하기까지의 시간이 있는데도 왜 김모씨 일행은 강인을 붙잡지 않고 보낸 것일까?
경찰의 질의응답을 참고하면
'실제 이번 사건에서 서로 폭력을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은 지나가던 행인 박 모하고 현장에 맨 처음 시비가 붙었던 피의자 1, 2 중의 한 명입니다'
라는 답변을 볼 수 있다. 바로 위에선
Q) 피의자들 다친 정도...?
A) "많이 다치지는 않았고요. 폭행 정도는 경미합니다."
라고 답변했다.
강인이 현장에서 벗어나려 할 때 상대 피의자들과 박모씨가 싸우던 중이라 미처 강인을 보지 못했다는 가정도 가능하지만, 상대 피의자 중 한 명과 박모씨만 적극적이었다는 답변을 볼 때 다른 한 명이 충분히 강인을 제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측의 주장대로 강인이 폭행을 휘둘렀다면, 가해자인 강인이 현장을 유유히 빠져나가게 두고 보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강인을 도와줬던 박모씨가 시비의 원인이 된 강인을 먼저 보냈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또 다른 의문은 강인측의 주장대로 주점의 웨이터와 사장이 폭행당했냐는 점이다. 일견 강인과 관계없이 김씨 일행과 주점측간의 문제로 볼 수 있겠지만, 강인측과 시비가 붙은 와중에 발생한 폭행은 (그리고 말은 생략되었지만 아마 강인과 김씨측의 실랑이를 저지하려던 웨이터와 사장을 폭행한 것이라 추론이 가능한 만큼) 김씨측의 고의성과 죄의 가중 여부를 가릴 수도 있는 만큼 중요하다.
허나 경찰의 브리핑에서는 웨이터 한 명의 진술서만 확보했고, 이 역시 본인이 폭행 당했는지 여부가 아닌, '강인의 폭행사실을 보지 못했다' 는 내용이었다.
자신의 가게 안에서 일어난 실랑이, 그 중 한 명은 얼굴이 알려진 연예인. 누구라도 말리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다 모두 밖으로 나갔다. 웨이터와 사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말았나?
이 부분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통은 술을 마시다 험악한 분위기가 되면 가게의 종업원이 말리고,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나. 호프집이건 고기집이건 BAR건 클럽이건 마찬가지이다.
헌데 고급주점에서, 가게 안에서 시작된 시비가 험악한 분위기였음에도 아무도 밖으로 따라 나와 말리거나 하지 않았다는 점이 말이다.
게다가 강인측은 웨이터와 사장 역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는데 그 주장의 시비조차 밝혀지지 않았다.
강인의 진술에 경찰이 주점측에 물어봤을 법도 한데 조용한 것을 보면 그쪽에서 폭행당한 적이 없다고 부인한 듯 하다. 폭행사실이 있었으면 역시 조사가 진행되고 있을테니 말이다.
김씨 일행이 그 주점측과 매우 두터운 친분이 있나? 아니면 강인측의 주장이 모두 거짓인가?
예전 연예인-일반인 시비(혹은 폭행) 사건을 참고해 보면,
사태가 크게 보도되는건 우선 누구의 잘못인가를 떠나 일반인측의 주장이 강했기 때문이었다.
(A가 날 때렸어요. 욕했어요. 질질 끌고 갔어요 등...)
이해가 되는건 정말 그 사람이 피해자 일 시, 언론과의 접촉이 용이하고 대응이 능수능란한 연예인측의 소위 '언론 플레이'에 오히려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론은 수사 및 재판에도 분명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연예인이 아닌 측의 강한 언론노출 욕구엔 하등 문제될 점이 없다. 누구나 자기입장에서 판단하고 자신이 겪은 일이 가장 억울한 노릇 아니겠는가.
문제가 커지는건 연옌과 타방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되어 갈등을 빚는 상황일 땐데, 당시의 일반인들은 언론과의 인터뷰도 서슴치 않았다. 당당히 얼굴을 드러내고 자기 주장을 펴기도 하고, 하다못해 전화 인터뷰라도 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기자들도 목격자를 포함, 사태와 관련된 인물들을 찾아 인터뷰를 따내려 혈안이 되었었고 이러한 이해관계가 언론을 통해 폭발적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사회적 이슈로 부상했었다.
허나 이번 사태에 관련된 일반인 김씨측 박씨(지나가던 행인)에 대한 정보는 성과 나이가 전부이고, 그나마도 김씨측의 다른 일행은 성조차 공개되지 않았다.
그들의 신상이 궁금하지는 않지만 하다못해 전화 인터뷰라도 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하는 점이 의문이다.
강인이 조사를 마치고 나올 당시 강남서 앞엔 이미 수많은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강인만 홀로남아 조사를 받은 것이 아니라면 비슷한 시간에 남은 피의자들도 귀가를 했을 터, 카메라를 들이밀지는 않았어도 최소한 "강인씨에게 폭행당했다는 주장이 사실입니까?" 혹은 "강인씨의 무죄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도는 물어 볼 수 있지 않았냐. 하는 것이다.
조사를 받을 당시, 다른 피의자의 존재여부는 알 수 없다. 어느 매체에서도 그 사실을 보도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경찰의 브리핑에도 없었다.
도대체 김씨측은 강인이 어떤 폭행을 저질렀기에 폭행사실을 주장하는 것일까.
지나가던 행인은 어떤 장면을 목격하고 어떤 목적으로 그 실랑이에 끼어 들었을까.
본인들의 입장이 궁금하다. 왜 기자들은 취재를 하지 않았던 것일까.
경찰은 목격자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했다.
(...)현재로선 목격자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현장에서 같이 폭행에 가담한 박모씨(29세 무직)은 "상대방 피의자1명과 정신없이 싸우는 과정에서 강인의 폭력행사 모습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폭행사건이 발생한 논현동의 주점의 종업원 역시 보지 못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상황이다.
문제는 새벽 3시 35분경에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에 범행 현장이 노상인데도 불구하고 목격자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각종 사건 사고에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는 CCTV 역시 현장에 설치 되어있지 않다.
이에 대해 강남경찰서 담당 형사 과장은 투데이코리아와의 전화통화에서 "피의자 김모씨외 1명이 폭행사건을 112에 신고했고 슈퍼주니어 맴버 강인이 강하게폭행을 부정하고 있으나 정황상 폭력이 인정되어 불구속 입건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벽 3시 35분이라는 시간은 논현동에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논현동은 강남 일대 최대의 유흥가 이다. 한신포차를 칠두로 이어지는 골목은 불야성을 이룬다. 옷가게, 미용실 등 다른 곳에서는 열 시면 문을 닫을 가게들도 논현동에서는 새벽까지 성업이다. 술집과 음식점엔 사람들이 꽉꽉 들어차 있다.
이런 유흥가 대로변에서 목격자가 없다는 사실이 이해가 안 됐었다. 하지만 강인이 당시 현장에 없었다면 목격자가 없는 것도 당연할지도 모른다. 강인이 그 곳을 벗어나고 경찰이 오기까지 얼마간의 시간이 있다면 말이다. 유흥가에서 취객들끼리 시비를 벌이는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일은 아니다. 특히 논현동의 특수성을 어느정도 감안한다면 말이다. 경찰이 발표했듯이 피의자 넷의 부상정도는 경미하다. 상해를 입은 사람이 없다는 뜻이 될 것이다. 허면, 강인이 떠난 뒤 일반인 셋이 격렬한 폭력이 아닌 정도로 시비를 벌이고 있었다면 서서 구경을 하거나 말리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강인이 계속 섞여 있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지도 모른다.
경찰도착 당시 강인이 없었다는 가정을 한다면 목격자가 없다는 것도 이해가 된다.
경찰은 브리핑 시 신원미상의 두 명의 시비 가담 여부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씨측의 진술에 따르면 박모씨 외에도 다른 두 명이 더 강인의 편을 들었다가 도주 했다고 한다.
브리핑을 보면 강인은 이 2명에 대해 '모른다'라고 했다는 애매한 말이 나온다. 이 두 명 시비에 가담한 '사실'을 모른다는건지, 아니면 '모르는 사람이었다' 라는건지 불확실하다.
경찰은 이 두 명을 매우 강조하는데 이유가 뭘까?
법적으로 한 번 따져보자.
강인 등 피의자 4명의 죄목은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이다.
상기 법률
제1조: 이 법은 집단적 또는 상습적으로 폭력행위 등을 범하거나 흉기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력행위 등을 범한 자 등을 처벌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 상습적으로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자.
(1항) 폭행 (...이하 생략)
제3조: 단체나 다중의 위력으로써 또는 단체나 집단을 가장하여 위력을 보임으로써 제 2조1항에 열거된 죄를 범한 자 또는 흉기 기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죄를 범한 자.
(이하 생략)
제 3조의 단체나 다중은 입법목적상 소위 말하는 '조직폭력단'을 지칭한다.
이 법 자체가 원래는 조직폭력을 규제하려는 목적이었지만, 남자들이 시비끝에 싸움을 하면서 흉기 (깨진 병, 빗자루 등을 휘두르는 것 등등) 를 쓰는 경우가 많아 매우 광범위하게 적용된다.
경찰이 강인에게 몇 조 위반을 적용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흉기는 없었던 점과 이미 언급했듯 부상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 제 2조 1항의 폭행이 아닐까 생각된다. 상기의 폭행은 형법 제 260조의 폭행에 해당하는 것으로,
따라서 보통 폭처법 제 2조 1항, 형법 제 260 위반- 이 적용될 것이며 2명 이상 다인이었을 경우 가중해 처벌받게 된다.
폭처법은 악법으로도 유명했는데, 2006년 법 개정 이전까지 제 1조에 명시되어 있던 '야간' 이란 문구 때문이다. 언급했듯 폭처법은 입법목적상 조직폭력을 규제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라 모두 무거운 실형을 선고한다. 따라서 밤에 사소한 시비 끝에 멱살만 쥐어도 폭처법으로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태반으로, 죄에 비해 형벌이 과하다 하여 법이 개정된 것이다. 강인에게 폭처법이 적용된 것은 '야간' 이어서가 아니라 '2인이상' 이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강인이 '심야 폭행' 을 저질러 가중처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2006년 법 개정으로 형법에서 야간이 들어가는 조항은 '야간주거침입' 밖에 없다.)
이런 싸움의 경우 자신은 싸우지 않아도 일행이 싸우면 함께 처벌받는 경우가 많은데, 상대가 '저 사람도 때렸다' 라고 할 경우 이를 반증할만한 증거를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폭행' 의 법적 정의 때문이기도 하다.폭행을 반드시 사람을 때려야 한다고 생각하는게 일반상식이지만 법상 폭행이란 개념은 사람에 대한 유형력 행사이다. 유형력이란 말은 쉽게 말해서 힘을 쓰면 안된다는 것으로 밀치고 멱살잡고, 침뱉고 이런 것도 모두 폭행에 포함된다.
폭처법 위반이냐 형법 제 260조상 폭행이냐. 이게 왜 문제가 될까?
형법 제 260조의 '폭행' 은 반의사 불벌죄이다. 즉,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확실하게 할 시엔 공소제기가 불가능 하다. 허나 폭처법의 경우 상호 합의를 했다 하더라도 형사처벌 된다.
가볍게는 벌금형부터 실형이 구형될 수도 있다.
벌금형이라 하더라도 아예 기소되지도 않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김씨측 주장대로 강인을 도와준 신원미상 2명이 확인된다면 강인과 박모씨는 매우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다.
하지만 CCTV를 확보한 뒤 경찰은 '피의자 4명'이 CCTV로 확인됐다. 라고 했다. CCTV를 봤다면 신원미상 2명이 끼어들었다 도주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었을텐데 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그리고 브리핑 시 신원미상 2명에 대한 수사의지를 강력히 드러내던 경찰은 CCTV 확보 이후 CCTV 분석에 관한 답변 외엔 입을 다물었다.
이 역시 결정적인 부분이 빠진 느낌이다.
그렇다면 브리핑 당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대목은 어떤가.
경찰측에선 처음에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CCTV를 볼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 브리핑 후 약 10시간 뒤 CCTV를 확보했다고 발표한다.
이 말이 왜 문제가 될까?
역시 강남구, 특히 논현일대의 특수성 때문이다.
논현동은 전국에서 최초로 2002년, 5대의 방범용 CCTV가 설치된 곳이다. 범죄취약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2003년에 여섯 대를 추가로 설치했고 다음해에는 논현 뿐 아니라 강남 일대의 방범용 CCTV를 24시간 통합관리 하는 강남구 CCTV 관제센터가 설립되었다. 초기 예산만 40억이 편성된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현재 강남구 일대엔 412대의 CCTV가 저 관제센터를 통해 관리되고 있다. 그 중 논현과 삼성동 일대에 배치된 CCTV가 가장 많다고 한다.
CCTV 관제센터는 16대의 CCTV를 한꺼번에 모니터링 할 수 있고, 50인치 프리젝션이 26대에 경찰관 포함 전담요원 22명이 3교대로 24시간을 채운다고 한다.
즉, 강남경찰서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긴밀한 공조체제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Further Info 카테고리 중 CCTV 관제센터에 관한 글을 보면 자세한 사항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브리핑 당시 강남서에서는 현장에 CCTV가 설치되어있지 않아 볼 수 없다고 했다.
어느쪽의 업무소홀인 것일까? 강남서에서 책임지고 있는 CCTV에 관한 것을, 그것도 수많은 CCTV가 설치된 논현지역에서 발생한 사건에서 그저 몰랐다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지.
이 발언은 어느쪽으로 해석해봐도 프로페셔널하지 못하다.
CCTV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면 80억의 예산이 울 것이고, 당 사건에서만 설치되어있지 않다라고 했다면 분명 수사과정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을 터다.
그리고나서 10시간 뒤의 CCTV 입수.
다음날 경찰은 CCTV 1차 분석에서 강인이 폭행장면은 보지 못했으나 심야시간이고 화질이 좋지 못해 분석에 시일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또한 국과수에 의뢰할 수도 있다는 말을 첨부했다.
상기 CCTV 관제센터에 관한 기사 중 동영상을 찾아보니 몇 년 전의 기사지만, 시뮬레이션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 기사에서는 방범용 CCTV의 우수성을 알리며 '줌도 가능하고' '얼굴 식별까지 가능하다' 라고 기술하고 있다. 여기서 또 혼란스럽다.
사건 장소는 '논현동 주점 앞 노상' 이고 '대로' 라는 말도 혼용해 쓰이고 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지만 그렇다면 새벽에도 꽤나 환할 터이다. 물론 논현동에도 어두운 곳은 있다. 논현 초등학교 담길이라든지 깊숙한 골목은 불빛이 들지 않는다. 그런 곳이라면 화질이 좋지 않다는 말도 수긍이 간다.
허나 그 CCTV를 분석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소요되고 국과수에까지 의뢰할 수 있다는 부분은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어던 CCTV가 쓰이는지 모르지만, 꽤나 어두운 우리 아파트 담 옆의 골목에서 고등학생이 폭행당하고 돈을 뺏기는 일이 있어 CCTV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어둡고 흐릿해 얼굴 식별은 힘들었지만,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 중 가해자를 찾기엔 충분했다. 즉, 사람의 전체적인 덩치와 모습, 옷 등을 통해 충분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할 만 했다는 것이다. 도대체 노상에서 일어난 시비가 얼마나 길었는지 모르겠지만, 몇 시간이고 지속되지는 않았을거라 생각한다. 부상자도 없으니 말이다.
CCTV는 강인이 주장하는 자신의 결백함을 입증할 수 있는 유일한 단서이다.
주점 종업원과 강인을 도운 박모씨가 강인의 폭력행사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측은 상대 피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강인의 혐의가 충분이 인정된다며 불구속 입건을 시켰기 때문이다.
만일 강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강인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자신의 폭력행사혐의로 심적 고통 뿐 아니라 직접적인 활동에까지도 큰 피해를 본 것이다. CCTV 분석이 늦어질 수록 강인과 그의 회사가 입을 피해는 기하학적으로 커지게 된다. 연예인의 최고 자산이라 할 수 있는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어 그 수습이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강인의 무죄를 추정한다면, 그리고 그의 특수성을 고려한다면 경찰은 더욱 수사를 빨리 진행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애시당초 강인의 진술을 '변명'으로 표현하며 보도자료에도, 브리핑시에도, 전화 인터뷰에도 지속적으로 언급한 것 역시 강인의 죄가 확정된 듯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법을 실행하는 경찰에서 단어 하나하나에도 극히 신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태도를 견지하는 것은 당췌 이해할 수 없다. 이의제기 없이 그대로 표현을 가져다 쓴 언론들도 마찬가지이다.
왜 강인의 특수성을 참작해줘야 하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애시당초 저 '브리핑'이라는 것이 강인의 특수성 때문에 발생한 웃지못할 해프닝이다.
앞서 세운 가정대로 강인이 당시 현장에 없었고 몇 시 인지 모르지만 다른 피의자들과 시간차를 두고 경찰에 왔을 때 강인측은 그의 결백을 확신하며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는 것' 이라 말했다. (그는 한 번도 '정당방위'를 주장하지도, 진술을 번복하지도 않았다. 한결같이 무혐의를 주장한다. 경찰의 브리핑 직전까지 간간히 에스엠 엔터테인먼트측의 입장이 기사에 짧게 언급된다. 브리핑 이후로는 그마저 사라졌다)
허나 어떤 연유인지 경찰은 신속하게 입건을 결정하고 보도자료를 돌리고 브리핑을 갖기에 이른다.
이 결정적 이유가 궁금하다. 왜 경찰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인가?
강인의 주장이 변명이 되고, 상대 피의자의 말을 근거로 삼을만한 확정적 증거가 있었다는 것인가?
도대체 김씨측이 어떤 진술을 했길래 경찰이 그리도 확신을 하는건지 그 진술이 궁금하다.
강인의 진술은 변명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공개하고 왜 김씨측의 진술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인가?
CCTV를 확보한 뒤에도 경찰은 CCTV 분석으로 인해 현 결정(폭처법 위반으로 입건)이 번복될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사실상 수사종결을 내비쳤다는 것이다.
이쯤되면 강인이 정말 폭행을 했나 여부를 떠나 경찰측의 수사가 처음부터 상당히 강인에게 불리하게 진행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강인의 죄가 확정된다면 그에 합당하게 처벌받음이 마땅하겠지만 결정적 사실관계는 모두 빠진 채 강인의 폭력혐의만 크게 부각시키며 초지일관을 유지하지 못하는 경찰의 모습에 상당한 의구심이 든다. 게다가 이러한 사실관계에 대해 취재하지도 질문을 던지지도 않으며 '심야 난투극' '취중 폭행' 등 자극적인 제목으로 강인의 도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언론의 모습에도 씁쓸하기 그지없다.
언론과 경찰 모두 외면하고 있는 사실이 있다.
바로 경찰의 '피의사실 공표' 이다.
형법 제126조는 수사기관이 공판청구 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한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피의사실공표와 관련하여 법무부훈령인 ‘인권보호수사준칙’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언론사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오보 방지 등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본죄의 직접적인 보호법익은 물론 피의자의 명예이지만 피의사실의 공표로 말미암아 증거인멸 등 범죄수사에 지장이 초래되는 일도 있으므로 국가의 범죄수사권의 행사도 본죄의 보호법익이 될 수가 있다.
따라서 본죄는 친고죄 또는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가 아니며, 또한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310조)' 것이라고 할지라도 그 위법성이 조각(阻却)되지 아니한다.
공표'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그 내용을 알리는 것이다.
1인의 신문기자에게 고지(告知)하는 경우도 신문의 특성으로 보아 공표가 된다.
또한 신문기자가 기록을 열람하는 것을 묵인하는 경우와 같이 부작위에 의한 공표도 있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는 검사 기타 직무상 수사에 관계 있는 자의 비밀 엄수 등에 관한 주의규정(형소198조)이 있고, 소년법에도 조사·심리중인 형사 사건에 대한 보도금지에 관한 특별규정이 있다.
(피의사실 공표에 관한 대법원 판례의 태도 : Further Info 참고 - 매우 읽어볼 만한 글이지만 본 글이 상당히 긴 관계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물론 경찰의 발빠른 브리핑과 보도자료 배부 역시 피의사실 공표에 해당하겠지만, 이와 함께 필자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최초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왔던 글의 작성자에 관한 처벌이다. 그는 자신이 경찰서에 근무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경찰이 아니라 경찰서에 근무하는 다른 직책을 가진 사람일 수도 있지만 소속이 강남경찰서인 이상 '국가기관'으로 인정된다.
허면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된 인터넷 게시판에 강인의 피의사실을 노출한 강남경찰서에 근무하는 누군가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강남경찰서에서는 내부조사를 하겠다는 말이 없었고, 역시 언론에서는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최초 보도를 보면 '다른 제보자에 따르면 강인은 자신 측 사람 1명과 함께 이날 새벽 3시께 논현동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일반인 2명과 시비 등으로 인해 입건됐다.' 는 구절이 있다.
제보자가 있었다는 말이다.
이 제보자가 누구인지 상당히 궁금해진다.
목격자가 언론에 제보한 것이면 왜 그 목격자는 경찰측엔 협조를 하지 않는건지.
목격자가 아니라면 강남서에 근무하는 사람인지.
단순히 경찰서에 갔다. 조사를 받았다. 가 아니라 '입건'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것을 보아 상당히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었던 것인데, 강남서의 사람이라면 역시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피의사실 공표의 위법성이 조각되려면 상기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성이 인정될 경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공개할 수 있다' 는 요건을 만족해야 할텐데, 강인의 기소도 아닌 입건이 '중대한 공익상'의 문제인지, 그리고 아무리 기자들이 몰려갔어도 보도자료를 배부하고 브리핑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인지에 대해 회의감이 든다. 이번일에서 강남서의 초기 대응은 그 '필요성'과 '비례성'을 만족하지 못한다고 보여진다. 강인의 죄가 확정되고 약식기소가 되거나 했을 때 보도자료를 배부했어도 전혀 늦지 않았을 것이고 공익을 해하지도, 국민의 알 권리를 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일 강인의 무혐의가 입증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가?
강인이 상기의 죄를 짓고 경찰이 입건한 혐의가 그대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죄에 비해 그가 치룬 댓가가 너무 크다. 부상자가 없고 상해가 아니고, 흉기가 사용된 것도 아닌 시비사건으로 강인은 그의 커리어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사람들은 그의 사생활과 인성을 악의적으로 논하고 온갖 루머를 만들어내며 도덕적으로 폄하되고 죄인의 딱지를 붙였다.
지난 며칠간 인터넷을 둘러보며 마치 강인이 중범죄를 저지른 듯한 인상을 받았다.
물론 폭력사용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만 유념할 것은 그의 죄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게다가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 글을 준비하면서 경찰의 대응이 성급하고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무혐의가 인정된다면, 강인측에선 명예훼손과 피의사실공표 등으로 강남서를 고소할 수 있을 것이다. 허나 그리 한다 해서 한 번 손상된 강인과 그의 팀의 이미지, 그로인해 발생할 수익과 연예인으로서의 수명 등이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
21일 월요일에 CCTV 분석결과가 나올것이라 한다. 며칠을 끈 일이니 만큼 한 점 의문을 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경찰과 언론은 중립을 지키고 사실만을 전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강인의 혐의가 확정된 듯한 인상을 주었던 강남서는 그러한 서의 입장이 납득되도록 결정적 증거와 상대편의 진술 역시 공개해야 할 것이며, 최초 피의사실 유포자를 찾아 징계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강인의 피의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했듯이 말이다.
출처 : http://meteor.textcube.com/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