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 게임계에선 '삼국지 하면 코에이, 코에이 하면 삼국지' 라는 절대 불변의 공식이 성립되어 있습니다. 80년대부터 유저들에게 큰 인기를 끌어온 턴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 덕분이죠. 삼국지 시리즈는 11편까지 출시되어 20여년간 큰 사랑을 받아왔고 앞으로도 삼국지 시리즈의 팬 뿌리깊은 기반은 큰 흔들림이 없을겁니다. 코에이는 2000년대 중후반 그 기반을 활용해 진 삼국무쌍이란 액션 삼국지 시리즈로 전략 시뮬레이션 삼국지 시리즈 이상의 큰 재미를 보기도 했구요.
그런 코에이의 '삼국지 온라인' 이 국내 첫 선을 보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엔트리브의 새로운 게엠포탈 게임트리에서 클로즈 베타 중인 삼국지 온라인은 일본에선 작년부터 서비스가 시작된 게임입니다. 뒤늦게 우리나라에서 서비스가되는 셈인데,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몇몇 삼국지 소재의 온라인 게임들이 긴장하고 있다죠. 아무래도 삼국지 하면 떠오르는 코에이의 삼국지 온라인 이니까요.
게임을 플레이해본 소감을 먼저 말해보면 '하기 싫다..' 랄까. 대략 10분? 20분? 가량 플레이해보고 바로 게임을 종료했습니다. 소감이라 하기엔 너무나도 민망한 플레이 시간이죠. 충분히 매력적인 '리뷰거리' 라는 생각에 억지로라도 플레이해보려 했지만 도저히 그럴 의욕이 전혀 안나더군요. 지금부터 왜 그렇게 플레이하기 싫었는지 몇가지를 짚어보겠습니다.
언제나 그대로인 코에이표 온라인 게임
대항해시대 온라인이나 진삼국무쌍 온라인을 해보신 분이라면 삼국지 온라인을 실행시키면 매우 익숙함을 느끼실 겁니다. 타이틀 화면 후 게임 진입까지 쭉 마치 데자뷰를 연상시킬 정도로 과거의 게임들과 같습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이 언제적 게임이죠? 국내 서비스는 2005년부터, 일본 서비스는 2004년부터 시작된 게임입니다. 그 게임의 형태를 그대로 삼국지 온라인에서 봐야 한다니. 대항해시대 온라인 질리도록 했던 유저로써 상당히 식상합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캐릭터 생성
삼국지 온라인 캐릭터 생성
삼국지 온라인의 본격적 온라인 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첫 관문, 캐릭터 생성. 정해진 체형 스타일을 선택하고 그 체형에서 얼굴과 특징, 헤어스타일을 고릅니다. 대항해시대 온라인, 진삼국무쌍 온라인에서 보여준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프로세스 그대로군요. 약간의 발전은 있습니다. 선택된 체형 안에서 다시 약간의 체형 수정이 가능하지만 큰 변화는 없습니다. 체형을 선택지로 미리 정해두는 것이 아닌 다양한 체형의 수정을 한번에 다양한 방향으로 가능하도록 해줄수는 없었던 걸까요. 게다가 각 체형을 두루 살펴보기 위해 취소를 누르면 캐릭터 초기 선택 화면부터 다시 시작해야합니다. 이 무슨 불편한 프로세스인지.. 사실 시작 전부터 불만이 일어난 가장 큰 원인은 불편한 캐릭터 생성 프로세스이고 그대로인 커스터마이징은 거기에 딸려 잡힌 꼬투리입니다.
그리고 가장 눈에 띄는 게임의 외형. 대항해시대 온라인에 비해 그래픽이 얼핏보면 좋아진 것 같지만 실상은 같은 엔진이고 좀 더 좋은 텍스쳐를 덧씌워놨을 뿐입니다. 코에이 이 구식 게임 엔진으로 참 오래 우려먹는달까요. 사골무쌍 우려먹듯이.. 뭐 거기까진 그렇다고 치더라도.
그래픽의 두번째 불만은 그래픽 스타일입니다. '진삼국무쌍 온라인'까지는 '이쁜' 캐릭터들의 향연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만 '삼국지 온라인' 에서도 이쁜 캐릭터들의 향연을 봐야하는게 좀 한심하게 느껴진다고 할까요. 삼국지 세계관에 가상 판타지 요소가 가미될 수밖에 없는 MMORPG 인만큼 정통의 삼국지 분위기를 맛본다는게 무리이기는 해도, 이건 뭐 전투 템포가 조금 느려진 진삼국무쌍이라고 밖에..
무엇보다 결정타는 전투 시스템의 불만이었습니다. 삼국지 온라인의 전투는 일반적인 MMORPG 시스템들과 마찬가지로 적을 타겟팅하고 기본 공격 동작이 시전되는 와중에 스킬을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헌데 캐릭터 자리를 잡은 후 기본 공격 동작이 시작된 상태에서 약간의 미동만 있으면 기본 공격 동작은 아예 off 가 되버립니다. 기본 공격 동작의 리치 문제가 아니라 무조건 동작중에는 캐릭터의 이동이 있으면 안됩니다. 이 무슨 무료한 상황이란 말입니까. 스킬이 아닌 기본 공격 동작입니다.. 여기서 전 의욕을 상실하고 게임을 접었습니다.
이같은 초기 플레이의 불만으로 제가 유추할 수 있는 삼국지 온라인이란 게임의 문제점은 다른 어떤 멋진 시스템들이 있다 하더라도 보나마나 그 바탕에 유저 편의와 성취욕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목적을 위한 맹목적인 초절정 반복 노가다의 세계가 펼쳐질 것이란 점이죠. 물론 이는 단지 제 추측일 뿐 10분~20분 가량의 플레이로 반드시 그렇다! 라고 장담할 순 없습니다. 여튼 저로선 삼국지 온라인에 그 이상의 시간을 플레이할 이유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긍정적인 인터페이스 변화
그나마 삼국지 온라인의 긍정적 요소라면 인터페이스의 변화입니다. MMORPG 에서 유저는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얻어야 하는데, 선호하는 정보나 많은 정보 중 효율적으로 얻기 위한 방법은 유저마다 다릅니다. 삼국지 온라인은 다양한 정보를 표시하는 창이 제공되고 이 창의 위치를 유저가 직접 배치하고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코에이표 게임들이 매번 정보창을 열었다 닫았다 하거나 유저의 의도는 고려되지 않는 정보창의 위치로 불편했던 것을 생각하면 긍정적 변화입니다. 아쉬운 점은 각 정보창의 퀄리티와 방식이 기존 게임들의 정보창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그래도 '언제나 그대로인 코에이표 온라인 게임' 이란 타이틀에 비해선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잠깐의 플레이로 느낀 삼국지 온라인은 시대에 뒤떨어진 게임이란 겁니다. 삼국지와 코에이의 골수분자들이나 불편함과 지루함의 역경을 딛고서야 비로소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게임이랄까요. 코에이는 그저 싱글 패키지 게임이나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이 역력히 느껴지는 게임이었네요.
기드의 게임 이야기(원문보기) - http://www.gheed.net/89
공식 홈페이지 - http://samgukjionline.game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