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글쓰기 전에 제가 찌질하다는 것,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꾸 생각이 나서 너무 괴롭네요.
그러니 부디 악플보다는 제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를 조언해 주십시요.
전 올해 입사한 사회 초년생입니다.
그리고 같은 회사에서 저랑 동갑인 그녀를 만났습니다.
그녀의 첫인상은 밝고 명랑해 보였습니다. 외모도 나쁘지 않았고, 인간관계도 좋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녀는 회사 동료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저도 그녀를 단지 좋은 동료 내지는 친구로 생각했습
니다. 그러다가 점점 그녀에게 마음이 가더군요. 전 개인적으로 사내커플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친구로 남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지
않더군요. 계속 그녀 생각이 나고 그녀가 다른 남직원과 대화라도 하면 왠지 모를 질투를 느끼곤 했습니다.
결국 저는 입사한 지 한달 하고 27일 지난 시점에서 그녀에게 고백을 했습니다. 지금 내가 너 때문에 많이 흔
들리는데, 솔직히 난 사내커플은 아니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니가 내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달라고. 그냥 니가
아니라고 해 버리면 내가 정리하기 쉬울 것 같다고.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그녀는 저를 매몰차게 내치지 않더군요. 그리고 어이 없게도 5월 5일날 기념으로 선
물을 받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저를 내치지 않을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 5월 5일날 작은
목걸이를 하나 선물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그녀는 회사 회식 자리에서 술에 취해서 집에 먼저 가는 제게
문자를 하나 보냈습니다.
"커피 사줄까?"
제가 사 달라고 하자, 그녀는 잘 못 먹는 술을 연거푸 들이키고 회식 장소를 나와서 제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우리는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후 한달 동안은 제게 정말 꿈만 같은 나날들이었습니다. 매일 그녀를 볼 수 있다는 건, 저에게 너무나 큰
기쁨이었고, 전 다른 직원들 모르게 매일 아침 그녀의 자리로 커피와 메모를 놓아두었습니다. 비록 회사직원
들에게 말은 하지 못했지만 회사에서 저와 눈이 마주칠 때 마다 그녀는 특유의 밝은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전 그 웃음만으로도 행복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그녀와 전 진실게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둘이서 혹시 거짓말을 한 것이 있
다면 서로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는 시간을 갖자고 했습니다. 전 그녀에게 저의 지나온 이야기들을 모두 이
야기 했습니다. 그녀에게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모두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녀 차례가 되자
그녀는 그녀의 집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한참 뜸을 들이더니, 저에게 놀라운 소리를 했습니다.
사귀기 전부터 그녀는 이전에 8년을 만나다 헤어진 남친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다른 회사를 다니고 있다
고 했습니다. 처음에 그 사람과 1년 4개월 정도를 사귀고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1년이 지난 후부터는 서로 약
간 연락이 뜸해지고 그랬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녀가 어학연수를 가는 날 공항에 배웅도 나오지 않았다고 했
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어학연수를 가서 다른 사람을 만났고 다시 돌아오자 그 남자는 그녀를 다시 붙잡았
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그에게 어학연수가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했지만 그는 게이치 않고 그녀를 붙잡았
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런 그가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그와 다시 만났고, 다시 만
난지 7년 쯤 지난 후 그는 그녀에게, 사실은 난 너를 사랑한 게 아니고 니가 나랑 만나는 동안 어학연수가 가
서 다른 사람을 만난 것에 대한 복수를 하려고 지금까지 만난 것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른
사람이 좋아졌으니 그녀와 헤어지고 싶다고 했다는 겁니다.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저는 별 사이코 같은 놈이 다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사귀는 사이인데도
여친이 어학연수를 나가는데 공항에 배웅도 안 나옵니까???? 그리고 어학연수기간 연락이 없다가 다시 그녀
가 돌아오자 다시 와서 그녀에게 메달려 놓고, 7년이 지난 시점에 와서 그 기간동안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둥, 다른 사람이 좋아졌으니 헤어져 달라는 둥, 이런 말을 하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완전히 그녀
를 가지고 논 것 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지요. 전 그 사이코같은 녀석에게 흥분했고, 그런 상처를 가진 그녀를
감싸 안아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상은 그녀에게도 아픈 기억일거라 생각하고 더 이상 묻지 않았
습니다. 또 그녀도 나이가 있고 얼마든지 연애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 또한 이전에 연애를 한 적
이 있으니까 그게 문제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그날 그 남친이 우리 회사 직원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록 같은 부서는 아니지만 같은
회사의 선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순간 저는 뒤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물론 예전 남친이 같
은 회사에 다닌다는 것이 뭐가 그렇게 큰 문제냐마는, 전 그녀가 제게 거짓말을 했었다는 것이 너무나도 크
게 다가왔습니다. 처음부터 말했다면 별일 아니였을 거 같은데, 이제와서 말을 바꾸니 좀 많이 놀랬습니다.
그래도 그녀가 밝히고 싶지 않은 이야기일수 있기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얼마든지 이전에 연애를 할
수 있는 이상, 그 상대가 우리 회사 직원이면 어떻습니까? 그냥 말하기 싫은 것이니까 이전에 사귀기 전에는
말하기 싫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그녀는 예전 남친과 헤어진 이유에 대해서 더 놀라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록 그가 공항에 그녀를 배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에 가 있는 동안 계속 E-mail로 연락을 주고 받았다는
겁니다. 그녀는 어학연수를 약 4개월 정도 밖에 가지 않았었는데, 그 동안 계속 연락을 주고 받았다면, 얘기
가 달라졌습니다. 그건 헤어진 게 아니라 그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가운데, 다른 사람을 만났다는 이야
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즉, 바람을 피웠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지요. 장시간 어학연수를 갔다면 이해 못할 바
도 아니지만, 고작 4개월 동안의 어학연수 중에 한국에 남친을 놔 두고 거기서 다른 사람을 만났다는 이야기
가 되는 겁니다.
솔직히 많이 당황했습니다. 그녀는 단순히 다른 사람을 만난 것이 아니라, 그 사람과 2번의 잠자리를 했다는
겁니다. 물론 만나니까 잠자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아직까지 바보여서 그런지, 어학연수 가서 4개월만
에 돌아왔다면 만난지 얼마 안 되어서 잠자리를 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잠자리의 이유에 대해서 그녀는
예전 남친과는 이미 마음이 식었는데도 헤어지자는 말을 못하고 있어서 그렇게 다른 사람과 잠자리를 하고
나면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미국에서 만난 사람과의 첫번째 잠
자리를 한 직후에 너무나 괴로웠다고 했습니다. 한국에 아직까지 남친이 있는데도 미국에서 만난지 얼마 안
된 사람과 다시 잠자리를 한 것에 대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물었습니다. 첫번째 잠자리로 인해 그렇게
많은 죄책감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두번째는 왜 잔 거냐고...그녀는 거기에 대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
니다...
처음에는 그녀의 예전 남친의 복수 운운하는 말들이 이해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런 속사정을 다 듣고 나
니 그의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4개월의 어학연수 동안, 완전히 헤어진 것도 아닌데, 미국에서 다른 남자와
잠자리를 가졌다면, 저 같아도 눈이 뒤집혔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저 같으면 그냥 그 시점에서 헤어지고 말았
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그 사실을 모두 알고서도 그녀와 다시 7년을 만났고, 그녀와 다시 잠자리도
했다고 합니다. 저로서는 그 부분은 이해가 안 갑니다만, 어쨌든 그랬습니다.
미국에서의 두 번의 잠자리 이야기를 한 그 다음 날 그녀는 다시 제게 한번뿐이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너무
나 속이 뻔히 들여다 보이는 거짓말이었습니다. 사실, 그녀는 이전에도 제게 과거에 관해 몇번의 거짓말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남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너무나 그
녀를 사랑해서, 그리고 저 또한 과거가 있기에 그냥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넘어갈 수 있었는데, 거짓말을
하는 그녀를 보면서 조금은 화가 났습니다.
그리고 다른 과거는 모르겠지만, 비록 제가 그 당사자는 아닐지라도 바람을 핀 과거는 솔직히 이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4개월간의 짧은 어학연수기간 동안, 비록 예전 남친과 약간 소원했다 하더라도 계속 E-mail
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다른 사람을 만나서 잠자리까지 하다니요. 그렇게 쉬운 여자인가 하는 생각까지 들
더군요. 어학연수 기간이 1년만 되었어도, 혹은 예전 남친과 깨끗하게 정리하고 그랬더라도, 아니면, 처음의
잠자리는 실수였다고 치고 거기서 그만 뒀더라도....전 그녀를 이해하려고 애썼을 겁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어떤 것도 하지 않았고, 이미 마음이 식었다는 예전 남친을 한국에 돌아와서는 그가 잡았다는 이유만으로 다
시 만났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대해서 제게 거짓말들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녀와 이야기를 하다보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게 됩니다. 알면 알수록, 그리
고 들으면 들을 수록 그녀의 과거에 대한 거짓말이 하나 둘씩 밝혀집니다. 이젠 정말 무섭네요...
개인적으로 남녀 사이에 믿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앞으로 제가 과연 그녀를 믿을 수 있을지 모르
겠습니다.
전 그녀가 바람을 피웠다는 것,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과 잔다는 것, 그리고 제게 계속 과거에 대해 거짓말
을 한다는 것...이런 것들을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드네요. 그럼에도 그녀는 저를 너무 사랑한답니다. 저를 놓
치고 싶지 않다네요...이젠 이런 말조차 믿기가 힘들어 집니다....
여러분, 여자의 과거, 그리고 그 과거에 대한 거짓말...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제가 계속 그녀를 만나야 될까요...?? 아니면 이쯤에서 서로 정리하는 게 좋을까요...저도 처음에는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었는데, 이젠 그 감정에도 솔직히 자신이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