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 감독이 누구지?
영화 흥행의 방정식이 <원스>로 깨졌다. 흥행을 기대하지도 않았을 듯한 영화가 순전히 관객들의 판단에 의해 되살아나고 있고,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아마도 인디영화의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만들었을 법한 잔잔한 영상과 음악, 그리고 엄청나게 지루할 듯 한 롱샷까지. 그 어느 것 하나도 현대인들의 초 스피디한 감각에 아부하지 않는 영화다.
이 영화를 만든 존 카니 감독은 1972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그는 <샤이닝 스타 앤드 호텔>(Shining Star and Hotel)이라는 단편영화로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고,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의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알려지기도 했다. 1997년 그는 그 해 아이리쉬 타임즈 최고 작품으로 선정된 저예산 흑백영화 <노벰버 애프터눈>(November Afternoon)으로 장편영화에 데뷔했다.
이어 그는 1998년에도 아이리쉬 타임즈 선정 최고의 TV 영화로 뽑힌 <저스트 인 타임>(Just in Time)을 연출하며 연이어 아일랜드 내에서 인기를 이끌며 감독으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후 그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로 넘어가 킬리언 머피가 출연한 <온 디 엣지(On the Edge)>의 각본과 감독을 담당했고, 이 영화로 존 카니 감독은 2001년 Dinard Film Festival에서 ‘실버 히치콕 상’을 수상하고 UIP를 통해 국제적으로 상영되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존 카니 감독은 그 다음 다시 <배첼러스 워크(Bachelors Walk)>라는 인기 TV 시리즈로 돌아왔다. 이 시리즈는 아일랜드 내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며 2002년 아일랜드의 TV 시리즈 중 가장 성공적인 작품이란 평을 받았으며,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크리스마스 특별 시리즈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 영화의 남자주인공인 글렌 한사드는 1970년 아일랜드 더블린 출신으로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의 리드 보컬이자 기타리스트다. 더 프레임즈는 2006년 6번째 앨범을 냈으며, 2007년 유럽 투어에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투어중이다.
여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마르게타 이글로바는 1988년 몬라비아에서 태어나 작사•작곡가로 체코의 프라하에서 자랐다. 그녀는 2006년, 19세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음악적 재능으로 글렌 한사드의 솔로 앨범 ‘스웰 시즌(The Swell Season)’에 참여했다가 <원스>의 음악 작업도 함께 하게 되었다. <원스>의 촬영 당시 19세 나이였던 그녀가 보여준 완숙한 연기는 오랫동안 관객들의 가슴에 남게했다.
<원스> 가 던지는 도전, 상품이 판치는 영화계에 작품으로 승부한다.
관객들은 한국영화와 헐리우드 영화에 익숙하다. 이들에게는 우선 유명배우 가 있다. 영화 제작비의 절반이 배우 출연료로 지불하고 그 배우의 인기몰이에 영화의 사활을 걸거나, 아니면 선정성과 폭력성을 두루 갖추고 인간의 내면을 자극하기 일쑤다. 또 코미디 영화에서는 욕설과 폭력, 그리고 허무맹랑한 구성과 뻔한 결말로 관객들을 우롱했다.
헐리우드 영화는 오직 미국만이 영웅이며, 미국만이 세계 지배자며, 절대적인 선의 기준이다. 그러나 화려한 영상과 기가막힌 그래픽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며 흥행을 유도한다.
한국영화는 유명배우에게, 헐리우드는 거기에다 영상기술에 많은 영화예산을 들이고 있다. 그래서 그런 영화는 상품일 뿐 작품이 되지는 못하는 것이다.
<원스> 가 보여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건 바로 이런 상품화를 과감히 거부했다는 것이다. 유명배우도 없다. 돈을 들인 그래픽도 없다. 흔한 세트도 없다. 해피앤딩도 없다. 더 나아가 결말 자체가 없는 것 같다. 차라리 감독이 연습삼아 찍어본 영화처럼 느껴진다.
결말이 뭐가 중요해? 영화 자체에 푹 빠지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는데..
영화 <원스>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 구멍뚤린 통기타 하나만으로 거리에서 노래부르며 스스로의 꿈을 키우는 무명가수와, 그의 음악을 들으며 공감을 느낀 가난한 여자주인공의 이야기다. 그러나 관객들은 두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에서 눈을 뗄 수 없다. 마치 우리집 바로 근처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는 것 같다.
거기에다 잔잔히 흐르는 음악의 선율, 그 음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롱 테이크로 따라가는 영상미까지, 보는이로 하여금 음악과 영상에 빠지게 만든다. 또 이 영화는 애피소드가 없다. 남여 주인공의 사랑은 결국 결말을 내지 못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가버린다. 그래서 관객들의 애를 태운다.
아름다움보다 슬픔에 비중두는 한국영화계, 새로운 실험정신 되살려야,
이 영화를 보면서 한국영화의 현실과 대비시켜 봤다. 한국영화의 내용구성은 대사 위주의 획일적인 모양새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스> 는 개봉과 동시에 OST 음반 판매량이 영화 판매량에 맞먹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음악이 주인공이 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한국영화에 대한 비평을 보면 대부분 유명배우의 인기에 의존해 영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지불되는 출연료가 영화 제작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상식적인 제작을 한다는 것. 물론 흥행을 위해서 어쩔수 없다고는 하지만 흥행 이라는 미명으로 영화계 전체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수는 없는 노릇이다.
영화서 휴머니티를 제거하라. 주연은 늘 사람 또는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동물...
영화에서 휴머니즘 을 제거하는 과감한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사람 또는 동물 만이 주인공이되는 영화를 만들 필요는 없다. 왜 굳이 사람을 주인공으로 해야하는가. 아니면 사람보다 더 숙달된 동물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야 하는가. 관객들은 사람 과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동물을 보는데 지쳐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원스> 를 보면서 왜 사람 보다는 사람과 함께있는 음악 이 떠오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