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억
퇴근하고 야구좀 보다가 컴퓨터 켜니까 톡이 되었네요. 긴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이렇게 글 쓰고도 가끔 아빠한테 땍땍거리는 철없는 나(사실 떽떽거리지 않고 말하기엔 조금 쑥쓰러워..요..) 이지만
절대로 아빠 무시하거나 그런 말은 안하고있어요. 최근에는 아빠랑 자주 외출도 하고
장도 보고 사소한것 하나하나에 정말 많은 것을 느낀답니다.
이 글 보시는 분들도 당장 아버지에게 달려가서 감사하다고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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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19살밖에 안 된 어린 대학교 1학년생 입니다. 지금은 여러모로 사정때문에 휴학중이고
매일 알바로 일하면서 저축도 하면서 제 용돈을 쓰고 있어요.
저는 정말 못난놈이에요. 저는 중학교때부터 무능력한 아버지를 속으로 무척이나 원망해왔습니다.
중학교때의 저희집은 정말 힘들었었는데 간호사이신 엄마는 병원 특성상 명절엔 휴가도 정말 하루, 길어야 이틀로 쉬지도 못하셨고 한달에 거의 1/3이 야근이셔서
정말 힘들게 일하셨는데 그 와중에 아빠는 일도 안하셨고 집에는 빨간딱지 까지 붙은 적도 있었고
돈 5만원 하는 급식비를 못내서 담임 선생님께 재촉 아닌 재촉을 받다가 나중엔 또 그걸 못내서
담임선생님이 10만원짜리 수표를 주시며 급식비 내라고 할땐 정말 부끄러워서 죽고 싶었던 기억도 나네요.
가장 힘들었던 고등학교 1,2학년 땐 급식비 밀리는건 마찬가지였고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학교에선
한 학기 등록금도 두 세번씩 밀려서 학교장 명의의 재촉장이 온적도 있었고 아빠가 잠시 바람난 적도 있었습니다. 정말 이런 아빠가 미웠습니다.
그래도 아버지는 돈벌어 오는거나 엄마에겐 소홀히 하셔도 정말 저랑 제 남동생 한테만큼은
정말 잘해주셨어요. 저도 이런 아빠가 밉긴 했지만 그래도 싫다고 티내거나 하진 않았어요.
하지만 그때부터 은근히 아버지를 무시하던 습관이 생기던거 같아요. 반발심 같은거라고 해야되나요?
돈을 못벌어와서 미웠던게 아니라 그로인해 엄마를 힘들게 하고, 저와 동생을 힘들게 하고
엄마와 저와 동생, 우리 가족을 힘들게 한게 정말 미웠습니다. 그것 때문에 반발심이 생겼던거 같기도 하고요.
얼마전, 아니 최근까지도 그랬던것 같아요. 그래도 아버지는 화 한번 안내시면서 저희한테 정말 잘해주셨고
저나 동생이나 짜증내도 다 받아 주시고 하셨어요. 물론 저희도 아빠를 무시하던 습관이 조금씩 사라지긴 했고 잘 지내기도 하고요.
얼마전에 일하다가 깜빡 졸았는데 꿈을 꾼 적이 있습니다. 꿈에선 아빠가 나왔는데
아마 제가 아빠보고 막 뭐라고 했던거 같아요. 평소같이 은근히 아빠를 무시하던 습관이 꿈에서 나왔나봐요.
아빠가 갑자기 뒤돌아서 가시는데 제가 아빠 얼굴을 자세히 보니 아빠 눈에서 눈물이
흐르셨는데... 비록 꿈이었지만 정말 생생했고 태어나 처음보는 아빠의 눈물에
정말 실제로 아빠가 슬퍼 하시는것 같은 기분이 들고 그동안 너무 죄송한 마음에 잠에서 깨자마자 미친듯이 화장실로
달려가서 문 꼭 잠그고 펑펑 울었어요. 아빠가 정말 겉으론 내색 안하셨는데 속으로는
많이 우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요. 이젠 정말 아빠한테 잘해드려야겠다고 생각한것도
잠시 오늘 또 제가 저질러 버렸네요. 일 끝나고 배고파서 아빠한테 우동 하나만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우동에 물이 많이 들어가고 간도 안맞아서 제가 무심코 뱉은 한 마디라는게
"아빠는 이런거 (우동) 하지마"
라고 정말 아들로써 아버지께 할 말이 아닌데도 아버지는 웃으며
"아빠가 하는 요리가 다 엉터리지? 허허허" 하며 장난스럽게 웃으셨습니다.
평소에 일나가기 전에도 엄마가 바쁘실때가 많아서 아빠가 자주 토스트나 밥을 해주셨는데
그때마다 제가 맛 없다고 대충먹고 투정부린 제가 너무나도 원망스러웠습니다.
아버지의 바보처럼 순수한 얼굴을 보는데 눈물이 갑자기 뚝 흐르더라구요.
아니, 뚝이 아니라 정말 뚝뚝뚝 떨어졌습니다. 심장이 미어 터져서 죽을거 같았어요.
얼마전에도 그런 꿈을 꾸고 바보같이 후회해놓고서 또 이런짓을..
눈물 흘리는걸 아빠가 보실까봐 화장실로 가서 샤워기를 틀고 눈물을 닦고 코를 풀고
다시 화장실에서 나와서 식탁에 앉으며 국물이 뜨거워서 목에 데였다는 핑계로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그 눈물을 켁켁거리며 그 간도 안맞고 물도 많이 들어간 우동을 마구마구 먹었습니다.
먹는데 정말 눈물 콧물이 정말 미칠듯이 흐르는데 정말 아빠한테 이런 바보같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아빠한테 '나 컴퓨터 앞에서 먹을꺼야' 하고 내 방으로 가져와서 정말 미친듯이 우동을 먹었어요.
분명 아까 내가 맛없다고 간장까지 탄 우동인데 금새 눈물때문에 또 우동이 묽어졌나봐요.
이게 우동인지 아니면 그냥 물인지 모를정도로 그냥 마구 들이켰어요.
저는 그냥 배고파서 먹고싶던 우동을 아버지는 일하고 힘든 절 챙겨주시려고 했던건데
왜 저는 그런말을 해놓고 이렇게 후회를 하는걸까요..
제가 아버지나 어머니나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지만 정말 부모님께 사랑하고 감사하고
매번 못난 아들 챙겨주시느라고 매일 힘들게 돈 버시는 우리엄마, 바쁜 절 위해 항상 아침 저녁 밥 챙겨주시고 항상
집에 올때쯤이면 어디쯤 왔냐고 빨리 오라고 전화 해주시는 우리아빠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고 사랑합니다
이번달 월급 나오면 항상 변변찮은 외식 한번 못해준다고 미안하다고 하신 부모님께
정말 맛있는거 사드리고 싶어요. 부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