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ㅆ” 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 욕을 떠올리실 겁니다.
뭐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전 솔직히 ‘개’라는 동물과 함께 우리나라 욕의 양대산맥을 이루는 그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ㅆㅂ-!”
“ㅆㅂㄴ”
“ㅆㅂㅅㄲ”
머 이런 단어들이지요.
욕으로 들렸다면 죄송 ^^;;
아무튼 이런 어감 때문인지 쌍시옷이 풍기는 이미지가 썩 좋지 못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전제품이나 디지털 기기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상품들은 보통 부드럽고 부르기 쉬운 네이밍을 하기 때문에 쌍시옷은 철저하게 배제 당하고 있지요.
물론 쌍쌍바, 쌕쌕 등 쌍시옷이 들어간 이름들도 있습니다만 상품의 특징을 어필하기 위한 불가피한 이름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마저도 극히 일부라 할 수 있죠.
가수 싸이
더 쉽게 말해 사람의 이름에도 쌍시옷을 쓰는 경우는 없잖아요.
물론 사람들의 작명에 일반적으로 ‘ㄲ’, ‘ㄸ’, ‘ㅃ’등의 된소리가 사람의 이름에 쓰이지 않기 때문이지만 다른 된소리보다 쌍시옷이 사람 이름에 쓰인다고 생각해보세요.가뜩이나 쌍시옷의 욕설이 난무한 세상인데 얼마나 더 살벌해지겠습니까!
그러나 이 같은 천대받는 쌍시옷의 신분은 국산차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정반대가 됩니다. 국산 자동차의 네이밍에 있어서 쌍시옷은 절대적인 파워를 자랑한다 이거죠.
특히 올해 출시된 국산차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쏘나타, 투싼, 싼타페, 쏘렌토알, 에스엠쓰리(!)등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나 에쿠스를 제외한 주력차종들에는 대부분 쌍시옷이 들어갑니다. 그리고 내달 출시될 VG의 모델명도 케이 쎄븐으로 결정났다죠.
기존에 출시된 차량으로는 쏘울, 아이써티, 무쏘, 쎄라토, 싼타모 같은 차들도 있습니다.
기아 쏘렌토R
놀라운 것은 쎄라토를 제외하곤 대부분 성공적인 판매고를 올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국내 최장수 모델인 쏘나타를 필두로 쏘렌토, 싼타페와 같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 수명이 비교적 길다는 것이에요. 투싼이 얼마 전 2세대로 태어난 것처럼 말이죠.
그렇담 다른 이름들에는 안 쓰이는 쌍시옷이 유독 자동차의 이름에 많이 쓰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자동차가 우리 생활과 매우 익숙하고 밀접한 것과 동시에 기본적으로 자동차가 보다 강력한 성능을 강조하다 보니 유독 이름에 쌍시옷이 많이 쓰인다고 생각합니다.
쌍시옷이야 말로 우리가 쓰는 언어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자음 중 하나고 동시에 엑쎈트가 빡 들어간 된소리로 강한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이죠. 욕에 쌍시옷이 많이 쓰이는 것도 따지고보면 같은 이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이 글을 쓰면서도 가장 많이 쓰는 자음 중 하나가 바로 쌍시옷일겁니다. 쌍시옷이 들어간 ‘오토씨’같은 명사뿐만 아니라 “했-”, “있-“, “었-”, “겠-” 등 문장의 마지막 받침으로 많이 쓰이고 있기 때문이죠.
말을 할 때면 글을 쓸 때 보다 더 많이 쓰입니다.
습니다를 씁니다로 발음 하는 것처럼 시옷(ㅅ)을 쌍시옷으로 발음하는 것이 일상화 된 거죠.
또 동시에 시옷을 쌍시옷으로 발음하게 되면 어감상 강력한 엑센트를 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소주 한 잔 하러 가자!” 이 말보다 “쐬주 한잔 하러갈까?”이말이 더 강력하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Yo- So Sexy’라는 문구를 ‘요- 쏘 쎅쒸’라고 발음 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화가난 듯 보이는 BMW M3 컨셉트
자동차 이름에 유독 쌍시옷이 많이 쓰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겠습니다.
화가 난 듯한 강렬한 인상의 자동차를 선호한다는 해외의 연구결과와 같이 자동차의 이름 역시 공격적이며 강렬한 느낌을 어필할 악센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쌍시옷이 딱-이었던 겁니다.
욕으로도 쓰이는 쌍시옷이 가지는 공격적이고 사나운 어감이 자동차 이름에 있어서는 더 득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국산차의 쌍시옷 네이밍이 성공한 대표적인 예는 역시 쏘나타를 꼽을 수 있습니다. 스텔라를 베이스로 한 소나타의 실패와 ‘소나 타는 자동차’라는 별명을 덤으로 얻은 것을 거울삼아 새로운 디자인과 ‘쏘나타’라는 공격적인 이름으로 1988년 당시 막강했던 대우의 중대형 라인업인 로얄시리즈의 아성을 무너뜨리게 되죠.
물론 당시 쏘나타의 성공이유로는 시대적 배경이나 디자인, 성능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쏘나타’라는 강렬한 이름 역시 한 몫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프린스라는 모범생스럽고 일차원적인 이름과는 달리 개명한 쏘나타라는 이름은 더 공격적이고 강렬했으니 말이죠.
만약 쌍시옷이 없었다면 자동차 이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소나타! 소울! 소렌토! 무소! 투산!
“…”
짜파게티를 짜파게티라 부르지 못하고
짬뽕을 잠봉이라 부르는 것처럼 어색하지 않았을까요?
출처 http://blog.naver.com/autoc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