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 술은 나를 배신하지 않지.
지난 5일동안 하루 빼고 연속 소주 그 녀석 로맨스에 빠져있다.
그것은 기뻐서도 슬퍼서도 혹은 외로워서도 아니다.
홀로의 고독낭만에 취하고 싶어서지.
오늘은 주일.
이틀전.
취해 있었던 새벽 5시. 봉천역 5번 출구 앞.
전 날 아침 10시.
집 앞 골목에서 출근하던 날 붙잡고 교회에 나오라며
이름과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던 아줌마를 만났어.
후에 알고보니 교회 전도사님.
'아이구.. 예 사실 저도 하나님 종입니다-' 하고 싶었지만
나의 행태는 그렇지 못했어.
영락없는 속물 그 중심에 내가 서있었으니까-
그 다음 새벽 그 아줌마가 건네준 일회용 휴지에 그려져 있는
교회의 약도를 보고 찾아갔어.
그 아주머니가 입구에서 날 바라보며 그러더군,
"아이구~ 벌써 왔어요.."
"네.. 오늘 회사에서.." 까지 밖에 말을 못했다.
'네.. 오늘 회사에서 회식을 해서 술을 너무 많이 먹었습니다.'
라는 말을 끝까지 할 수 없었어. 정말 할 수 없었어.
'엉엉엉.'
설교하시는 목사님 얼굴도 한 번 보지못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새벽기도가 끝나기까지 한 시간동안
내내 고개숙여 울기만 했어.
정말 미친 사람인양,
'엉엉엉..
작년 교통사고 나서 경찰서에서 새벽에 엄마에게
전화하고 나서 처음인거 같아.
정말 하염없이 울었어.
'하나님. 주님.
내가 이렇게 왔습니다.
그래도 주님을 날 포기하지 않으시네요.
나는 죄인입니다.'
다른 이들이 있음에도
흐느적거리며 울음에 섞어내어 고백을 했어.
우리 사랑의 하나님은 내가 별 미친 속물 짓을 해도
나를 포기하지 않으시더라고.
내가 이렇게 취해있는 이 순간에도-
'좌빈아.
널 언제나 지켜보고 있었어. 사랑한다'
찐득한 콧물이 눈물과 왕창 쏟아져 나왔어.
고백이야-
난 하나님 뜻대로 살겠습니다.
술은 늘 내게 로맨스를 선사해 주지만
녀석이 오늘은 로맨스보단 청승을 내게 더 주고싶어 하더군.
이번주 '엠넷 스캔들' 막방을 끝내고 강력히 요구했어.
난 무조건 한달간 쉬어야 한다고.
한 달간의 내 휴식을 인정못하겠으면 날 퇴사시키라고-
난 무엇보다 지금 휴식이 필요한 상태니까.
훗-
놈들...
사나이로서의 됨됨이를 보아서인걸까?
월급은 쉬지 않고 줄테니 순순히 내게 한 달간의 재충전
시간을 주더라고.
암~ 그렇고 말고-
그래야지. 나같은 실력자가 어디있다고.(제길)
난 잘났어 난 이세상에서 제일 잘났다고!! 으아!!!!!(fuck!)
어쨌든.
내일부터 시작되는 나의 진정한 휴식을 위한
최후의 만찬이라고나 할까?
만찬을 즐기기 전에 지저분한 나의 자취방을 정리하기로
결심하고 대청소를 결심했어.
하는데...
모자가 꽤 많더라고-
옷 서랍 어딘가에 쳐박혀 있을 모자들 까지 도합하니까
한 40여개 되는 것 같아.
제길-
나도 잘 생겼으면 모자 안쓰고 다닌다.
어쨌든. 일련의 과정을 거친 후
만찬을 다 즐기고 나서 지인들에게 문자를 보냈지.
과연 그들은 내가 가진 젊음과 청춘에 대한 낭만에 대하여
어떻게 응답할까-
이렇게 그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좌빈-우리는 아직 젊으니까요-
외칩시다! 우리들의 젊음과 청춘을 위하여~!!!!
그랬더니..
의외로 신속히들 답장이 왔다. 순서대로-
김주연작가-봉창 -_-^
황성호피디-미친~
김지예작가-좌빈이술마셨나봐요-
손지은피디-아파??
이소림피디-청춘조치ㅋ 잘쉬냐?? 나도잘쉰다
권세영작가-또술먹냐 - - 사랑의빠떼리
강은하작가-끝은또다른시작입니다!
우리의새파란젊음을 위해 건배~!
김현정작가-위하여!!ㅋㅋ빨리여행떠나요
좌빈이자꾸술마시지말고ㅋㅋ
후후후- 재미있네 이거.
20여명에게 보낸 문자였지만 바로 답장오는 건 8명뿐.
난 이들과 젊음을 보낼꺼야.
그나마 나의 가슴에 동조 문자를 해주는 강은하작가.
역시 내가 짝사랑했던 인물로서 전혀 손색이 없어-
여러분 신사숙녀!
나는 내일 11월 2일 월요일부터 신세계...
아니, 기존세계의 新 발견을 하러 떠납니다.
나는 내 이상속 최고의 콜롬버스가 되어 떠납니다.
그 안에서 난 역시나 감성에 혹은 술에 취해 있겠지만
분명합니다-
난 새로운 세계를 발견할테니깐요-
여전히 새파란 우리들의 젊음과 청춘을 위하여!
좌니즈카 빈이키치. 27세.
언제까지나 獨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