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사지 멀쩡한 23살 서울의 건아입니다.
영원히 가지 않을 것 같았던 군대
그 입대일이 한달 앞으로 다가오자
뭐라도 하곤 끌려가야겠다는 생각에
계획도 대책도 없이 부산서부터 한반도 횡단 도보여행을 떠났습니다.
부산에서 가고 싶었던 용왕사에 들러 바다와 절도 구경하고
김해에 들러 김수로왕릉과 강아지도 구경하고
지도는 대한민국 전도...를 가져갔더니, 길을 징하게도 헤맸습니다.
이번주 초에 너무 추웠기에 패딩에 헐렁한 청바지를 입고 조깅화를 신었습죠
뒷모습 - 가방에 전날 입었던 옷들을 빨아 걸었습니다.
제 이런 꼴을 보고 'ㅋㅋ 모꼬 거지 아이가 으잌' 했던 진동면 중학생 여러분
잊지 않겠습니다^^;
혼자다보니 거울 셀카와 삼각대 등 온갖 바보짓을 하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네
6박 7일 되는 날 마지막을 진주성 촉석루에 올라 팡파레를 울리고
서울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사실 해남 땅끝까지 가는게 목표였지만 대한민국 전도(...)의 한계로 길을 헤매다 보니
발과 관절에 무리가 와서 이정도에 만족하게 되었습니다.
총 230km정도 걸었습니다. 각 도시를 꼼꼼히 관광하다보니 더 굼뱅굼뱅하였네요.
부산-김해- 창원- 마산에서 통영쪽으로 길을 꺾다가 포기 - 진주
모든 숙식은 음식점과 찜질방에서 해결했고, 하루는 국도에서 해가 져버려서 노숙(...)했습니다. 총 비용은 15만원 정도 들었네요. 무전여행하시는 내공 높은 분들이 보시면 비웃으실 정도로 쉬운 여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말만 듣던 아름다운 금수강산, 그리고 웃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을 보고 왔기에 잘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아들 같다며 밥 한그릇 더 퍼주시던 순대국밥집의 아주머니, 젊은 고생은 훗날 금과 같다며 막걸리를 권하던 할아버지, 자기도 다녀왔었다며 끝까지 힘내라고 팬티한장 더 넣어주시던 속옷가게 형(...)
구절양장 굽이굽은 길을 넘어 남해바다를 봤을 때의 그 감동이란-
제가 느꼈던 감동을 전해드릴수는 없지만
도보여행의 재미를 조금이나마 전해드리고 싶어서 끄적여봅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군대 잘 다녀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