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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란 거 꼭 해야 하나요..

휴.. |2009.11.09 19:12
조회 33,011 |추천 1

자고 일어나니 톡이라더니... 정말 그렇네요...

그냥 싱숭생숭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 두서없이 쓴 글에 좋은 내용으로 함께 고민해

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제 남자친구하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했는데요.

기분나빠하거나 당황해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담담하더군요.

제가 심란해 하는 거 이해한다면서.. 자기가 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하네요.

말이나 못하면 밉지나 않지 하고 웃었지만. 왜 나만 이런 고민 하는지 한편으로는

답답하기도 합니다. 남자친구는 그냥 저랑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 줄 아나 봅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쓸데없는 고민이라고 웃어넘기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좋은 댓글 많이 보고 생각도 많이 해보려고 합니다.

댓글 중 일부에서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게 즐겁다고 하셨는데..

저는 어쩜 우리 엄마같이 희생하는 사람이 되는 게 두려워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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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소개를 하자면.. 딱 30살이고..이제 31살로 달려가는 아가씨(?) 입니다.

요새 저에게 가장 큰 고민이 있다면..

결혼인데요..... 현실적인 고민이니 악플보다는 저에게 도움이 되는 댓글을

달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좀 깁니다. 그냥 제가 이런 저런 생각 한 것 두서없이 적어보았습니다.

 

4년째 사겨온 저보다 1살 어린 녀석이 있는데. 생긴 것도 이쁘장하고 하는 짓도

귀엽고 이 남자라면 괜찮겠다 싶어서 결혼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한해한해 갈 수록 엄마는 계속 아빠 퇴직하기 전에 결혼하라고

장녀가 빨리 시집을 가야 뒤 동생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거라고 압박이 점점 들어오고

있고...

작년까지만 해도 남자친구 있는 거 아시니까 아무말씀도 안하셨는데.. 주변 모임이나

친구들이 자꾸 자식들 시집장가 보내시는 거, 손자손녀 자랑에다가.. 아버지가 조만간

2년내에 공무원 퇴직 하시니 조금씩 애가 타시나 봅니다.

그래서 결혼을 해야 하나 라고 생각하고 조금씩 그에 관해 얘기를 해 오고 있습니다.

일단 조건은 이렇습니다.

 

둘다 같은 회사구요.

같은 직급에 같은 연봉을 받습니다.

팀은 다르고 하는 일도 전혀 다르기 때문에 회사에서 마주칠 일은 우연히 회의하러

가다가? 뭐 이런 식 아니면 없습니다.

둘이 벌면 한달에 600~1200까지 가능합니다. 600은 고정 수입이고 1200은 보너스 달인데 보너스는 1년에 3~4번 정도 받습니다.

 

남자쪽 집은 아버님이 옷장사를 하시다 그만 두시고 지금은 소일거리고 가셔서

도우시고 계십니다. 형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큰 사업이 아니고 조그마한 제조사업인지라 망하거나 이러지는 않을 것 같고요. 유행타는 업종이 아니라 꾸준할 걸로 보입니다.

어머니는 전형적인 가정주부시고 독실한 기독교인입니다.

남친은 집에 용돈을 매달 드리거나 생활비를 드리지 않고 어쩌다 명절이나, 생신,

보너스 받았을 때 이럴때 20~30씩 드리고 간혹   텔레비전이나 커튼을

사드릴 그럴 때 빼고는 고정적으로 드리는 돈은 없습니다.

부모님의 노년 준비에 대해서 남친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아버지가 공무원 어머니가 주부로 퇴직이 2년 남으셨습니다.

퇴직하시면 매달 연금이 나와 지금과 동일하게 생활하실 수 있습니다.

여동생이 2명 있는데 여동생도 교사입니다.

저도 매달 생활비를 드리거나 하지 않고 남친과 동일하게 명절, 생신, 보너스 받았을때

드리고 있고 간혹 티비나 쇼파를 사드리는 등 동일한 패턴으로 드리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300정도 벌고 있는데

저축 180에 전세 이자, 핸드폰비, 이것저것 다 빼고 제 용돈만 100가량 쓰고 있습니다.

비싼 걸 좋아한다기보다는 팬시용품을 좋아하고 맛있는 음식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남자친구랑 같이 맛집 찾아다니면서 먹는 걸 좋아합니다.

거의 데이트비용은 반반씩 내기 때문에 용돈 100이라고 해도 데이트비용이 대부분이며

매일매일 만나다 보니 아무래도 지출이 더 큰 것 같습니다.

 

결혼하게 되면 얼마로 시작할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약 8천정도 가져올수 있다 하여

제 돈 보태고 혼수 해서 일억으로 전세로  시작할 예정인데.

집에서 오천 보태고 자기가 모은 삼천이구요.

 

대충 1월에 상견례하고 4~5월에 결혼하는 것으로 대충 입은 맞춰놨는데

남친 형님도 결혼을 안한 상태이고 ..

시어머니가 되실 남친 어머니가 교회에 대해 굉장한 애정을 품고 있으신데다가

결혼한 며느리와아들과 함께 교회를 가고 싶다고 하셔서 굉장한 거부감을 가진

상태입니다. 저희집은 천주교라서요..

문제는 시댁 되실 곳 뿐 아니라 저희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천주교인입니다. 물론 지금 근 10년동안 성당을 나가지 않은 거의 무교지만

제 생활이 안정되면 전 언제든 다시 성당에 다닐 예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회에 가는 것이 달갑지는 않지만 시어머니 되실 분이

원하신다면 한 두번은 가서 함께 예배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독실한 천주교인인지라 제 남친에게 천주교 세례를 받길 원하십니다.

결혼하기 전 2~3달 동안 1주일에 한번씩 가서 교리를 받는 게 있거든요.

남친은 저랑 결혼하기 위해서 교리를 받고 세례를 받겠다고 말했지만 남친 어머님께는

비밀이 된 셈이구요.

남친은 저희 집이 원하는 일종의 종교적인 결혼 조건을 만족 하고 결혼하겠다고 한거고

저도 마찬가지로 시어머니 되실 분이 원하시면 교회에 갈 마음은 있습니다.

하지만 남친도 세례만 받고 안 나갈테고, 저도 교회에 대한 지독한 반감을 가진 채

교회를 가고 싶은 마음도 없는 셈이구요... 그냥 양쪽 집안 비위 맞추는 거죠

뭐 종교적인 문제는 이렇습니다.

 

종교가 이렇다 보니 남친 집은 제사를 지내지 않습니다. 그 점은 매우 환영하고

기쁠 일이지요. 사람이 참 이기적인게.. 기독교라 싫지만 그에 따라 생기는 부산물이

나에게 이롭다면 좋더군요. 그냥 명절 전날 간단히 음식 해서 다같이 맛있게

먹는다고 하는데 뭐 불고기나 갈비, 이런 거 하나정도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여기서도... 저희 집은 지방이고 저는 지금 서울에 있습니다.

명절때 딸만 둘이기 때문에 무조건 집으로 가서 함께 부모님과 있어 드리며 명절을

보냈는데..  결혼하면 부모님은 두분이서 쓸쓸히 제사를 지내셔야 합니다.

사실 두분이서는 아니고 큰집에서 지내긴 하시는데 큰집도 딸이 네명인데.

지금이야 저희 집 딸 세명에 큰집 시집안간딸 두명이라 나름대로 북적북적 하지만

다들 시집갈 때가 되어... 네분이서 아침에 제사지내고 하시는 거 생각하면

마음이 아픕니다. 물론 그때까지 제가 결혼 안하고 같이 있는 걸 보시는 게 더 마음 아프시겠죠? ㅋㅋ

그래서 명절때는 명절날 아침에 밥먹고 바로 일어나서 우리 집에 가고 싶어요.

또 제가 철이 없어서 그런지.. 저에게 지금 명절이란 쉬는날, 노는 날, 휴식, 기다려지는

날인데.. 결혼한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악몽, 차라리 회사에 가고 싶다, 없애버릴 날 로 표현되더라고요. 저도 평소에 이야기를 들어왔고 저희 엄마가 어떻게 제사 음식을 준비하시는지 봤기 때문에 그런 모습이 사실 끔찍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음식을 준비한다.... 아직까지 저에겐 제 한몸 던져서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숭고한 마음은 없나 봅니다. ㅠ_ㅠ

 

아이..

저는 사실 아이를 좋아하긴 합니다. 대한민국 여성 중에 아이를 병적으로 싫어하시는

분이 몇분이나 있겠습니까..

그냥 저도 남들 좋아하는 만큼 아이를 좋아합니다.

아이를 보면 손흔들어주고 웃어주고 하는 정도..

그렇지만 내 아이라니.. 왠지 무섭네요.

저희 어머니는 전형적인 주부로 말 그대로 자식과 남편에 모든 것을 다 해주시고

희생하시면서 살아오셨고 저희 외할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60이 다되신 지금도 31년째 결혼생활 중인 남편 아침밥을 한번도 안차려주신 적이

없다고 하실 정도로 지극 정성입니다. 아무리 늦어도 6시면 깨서 아침을 준비하시고

꼭 먹이시고 안 먹으면 학교도 안 보내셨고.. 지금 지방에서 2주에 한번씩 바리바리

반찬과 김치를 싸 들고 올라오시는.. 또 자주 아프고 수술도 몇번 한 저와 제 동생 병수발에 마음 졸이시고 이제는 시집가는 걸로 애태우시고..

20대 중반이던 어느날.. 제가 돈만 많다면 애 3명 낳고 싶다고 얘기한 적이 있었어요.

물론 진심반 장난 반이었죠 형제가 많으면 좋겠다 라는 의미에서 얘기했는데

어머니는 질색팔색을 하시면서 그런 생각 꿈도 꾸지 말라고 하나만 낳아서 잘 키우라고

너무 정색을 하시면서 말씀하시는 거예요.

애 키우다가 니 인생 없으니까 하나만 낳아서 잘 키워라.. 하셨던 걸 생각하면.

엄마는 자신의 인생을 무의식적으로 투영하신 걸로 보여요..

아이는 낳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낳더라도 하나만 낳을까봐요..

 

돈 문제..

언제 집사고 언제 애기 키우고...

그냥 돈에 대해서 얽히고 섥히고 마음 졸이고..

나이만 30이지 돈문제나 세상 사는 것에 대해서 완전 무지합니다.

그래서 지금 사는 집도 엄마가 다 알아서 전세로 얻어 주셨고 세금이나 집안 비도

다 동생들이 내고 있고 저는 그것에 대해 계산하고 각출하여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돈을 내고 있습니다.

그러니 실제적으로 살림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고. 저는 가끔 집에 와서

청소하거나 빨래 하거나 옷정리(세명이 같이 살다 보니 옷이 왠만한 가게를 뺨칩니다)

등등 자잘한 일거리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제가 얼마나 돈을 모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대충 계산해 봤을 때 얼마라는 것만 알겠고 엄마한테 매달 돈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뭐 엄마가 제 돈 떼먹거나 속이고 줄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은 없지만.. 결혼하면 제가 돈을 맡아서 해야 하는데.. 골치 아픕니다.

남친은.. 당연히 니가 돈 관리 해야 한다. 자기는 꼼꼼하지 못하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휴.. 머리가 아파옵니다.

 

집안일..

요리도 할줄도 모르고요. 뭐 때되면 알아서 하겠죠.

남친? 요리라면 젬병입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청소? 빨래? 정리? 다 잘 못합니다.

물론 저도 집에 들어가면 매일매일 청소합니다만.. 실질적인 살림은 할줄 모릅니다.

설거지는 싫어하고 요리도 못하고.. 회사가 너무 바빠서 시간도 없습니다.

주말밖에 시간이 없는데 일어나면 남자친구 만나느라..,

 

그냥 제가 다 늘어놓은 구질구질한 변명같이 느껴지시겠지만..

결혼이 하기 싫어진 계기는 오히려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생활이 행복해서입니다.

전에 저 혼자 자취할 때 남자친구가 매일매일 저희 집에 놀러왔었습니다.

같이 퇴근해서 집에 가서 부족한 솜씨지만 엉터리로 밥을 하면 남자친구는

청소를 하고 빨래를 돌리고 있고 밥을 먹고 남자친구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저는 그 사이에 빨래를 널고 뭐 이런 식으로 협동적으로 시간을 조절하고 함께

집안 일을 하고 같이 게임하거나 밖에 산책하러 나가는 둥 놀다가

집에 가고.. 혹은 자고 가고.. 뭐 이런 식으로 몇달 동안 지냈습니다.

그때가 너무 좋았거든요.  그래서.. 결혼해서 이것저것 신경쓰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는가봅니다. 저는 너무 이기적이고 못되서 우리 부모님한테도 지금 못하는데

남친 부모님한테 매주 한번씩 전화할 마음도 없구요. 자주 찾아뵈고 싶은 마음도

사실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친구의 부모님인데도.... 선만 지키고 싶습니다.

 

그리고 사실 고부간의 갈등은 너무 흔해서... 물론 남친 부모님이 그러실지

안그러실지는 모르겠지만..

저같은 경우 엄마의 무조건인 희생과 외할머니의 희생, 할아버지의 주사와

딸만 낳았다고 엄마랑 큰엄마를 괴롭히던 할머니.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제 눈에 느껴지고 거부감이 일어났다면..

전 솔직히 엄마의 눈물과 아빠의 한숨.. 큰집과의 갈등.. 시부모님과의 갈등..

보고 자랐기 때문에 친가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죠.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어느날 밤 새벽 왜 용돈을 안주냐며 술에 취해 저희 집

아파트 문을 발로 차며 소리지른 할아버지가 기억나네요..

끔찍해요 사실.. -_-;;

 

그냥 지금처럼 나하고 싶은 거 하면서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 부모님 보시기에도

불효라고 그러고.. 사랑하는 남자친구도 결혼을 원하고.. 또 다들 해야 한다고 하고..

저도 사실 남자친구랑 같이 있고 싶기도 하고...

결혼을 생각하니 마음이 싱숭생숭 해서 철없는 몇마디 적어 보았어요.

 

결혼을 한 제 친구들이랑 모이면 다 결혼을 반대해요.

본인들도 남편과의 문제 보다는 시댁과의 문제가 더 갈등이 깊고 골이 깊대요.

귀가 팔랑귀라 더 그런 얘기 들으면 무섭기도 하고 그래요.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한대요. 물론 농담조로 그러는 거겠지만..

친구들이 나누는 시댁과의 갈등이야기들은 농담이 아니니까요..

결혼을 안할 수도 없고.. 그냥 지금처럼 살고 싶기도 하고..

머리가 정말정말정말~~ 아파요 ㅠ

정말 해도 후회 안해도 후회라면.. 하고 후회하겠다는 말이 진실인가요..

 

추천수1
반대수1
베플11월의 비|2009.11.09 19:39
님 정도 능력되면.. 그냥 독립해서 혼자 사셔도 행복할 것 같은데.... 휴....... 사랑해서 하는 결혼이지만...... 서로 헤어지기 싫어 하는 게 결혼이지만..... 그래도 살아본 친구분들 말 틀리지 않거든요. 교회에 같이 다니길 원하시는 남친의 어머니....... 맞벌이 하면서 피곤할텐데 주말마저 반납해야 하며, 수시로 부르실 것 같네요. 부모님께 불효라 생각돼서 등 떠밀리듯이 결혼하면 분명 후회합니다. 줌 더 신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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