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눈 앞에 있었습니다 엄살인줄 알았습니다
아무것도 아닌건줄 알았습니다 내앞에서 쓰러지는 당신을 보며 , 아무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심장이 멎은줄도 모르고 내두손은 야속하게 당신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새파랗게 질린 입에 나의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응급실에 있는 당신을 보며 , 평생 병원이 무서워서 한번도 안가신줄 알았습니다. 처음 당신은 병원에 누워있었습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았습니다. 오직 당신이 심장이 뛰길 바랬습니다. 그렇게 흘렀던 30분, 저에겐 30초였습니다. 미비하게나마 뛰는 심장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그렇게 마지막으로 미비하게나마 심장이 뛰었다는 것을. 흰색가운을입은사람들은 당신을 어디론가 끌고 갔습니다. 참 미워했습니다, 그러면서 가끔씩은 참 행복했습니다. 당신과 함께 한지 3년이 지났습니다. 항상 치매노인을 원망하면서 똑같은 말만 하는 당신이 너무 미웠습니다. 당신의 사진속 모습이 너무 처량해보였습니다. 마지막 당신의 모습은 마치 늘 그랬던것처럼 누워있었습니다. 다만 당신의 얼굴빛과 당신의 몸을 꽁꽁묶은 흰천을 빼고말입니다.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인정하기 싫었습니다. 참 못난 손자를 두셨습니다. 아무것도 해드릴수 없었던 내 자신이 너무 미워집니다. 외로웠던 당신의 91년 인생. 이제는 조금 이해할수 있었는데 이렇게 가시면 평생 전 어떡합니까. 당신 사드릴려고 생각했던 금비녀, 더 좋은 지팡이, 항상 부르지었던 천원짜리 몇조각, 당신은 정말 욕심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다닐때, 여름방학마다 놀러가면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새벽까지 장에 다녀와 닭을 손수 고와주시고, 당신이 주신 용돈 몇푼, 이불자락 밑에 놔두고 오면,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또 고이고이 걸어와 내가 있는 기차역에 돈을 놔두고 갔다며 찾아오신 그런사람이었습니다. 백발의 당신은 참 고운분이셨습니다.빈 소주병에 몇일간 짜내온 참기름을 담아주시고 내 가방에 꼬깃꼬깃 넣어줬는데, 참 그땐 냄새도 많이나고 , 엄청 거북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이쁘다는 말 한마디를 들으면 싱글벙글 하시는 당신이 너무 생각납니다. 그날따라 무슨일이 있어도 어르신마을센터 아저씨의 손을 잡고 아침에 나서시던 당신이, 왜 어린아이처럼 안간다고 떼를 쓰고 벌러덩 누워서 가기싫다고 했을지.
1시에 내과를 가려고했습니다. 점심시간이라는게 참 원망스럽습니다. 1시50분 당신께 나갈준비를 하라고 했습니다. 당신은 앉아서 절보며 속이 안좋다고 하셧습니다. 화를냈습니다. 빨리 일어나라고, 그게 당신의 마지막이 될줄은 몰랐습니다. 마지막은 편안하게 가실줄알았는데.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당신의 목소리가 지금도 들려옵니다. 하늘도 야속하게 왜 그렇게 억대비가 쏟아지는지... 끝나고 나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이 그치고.
이제 추워지는데, 입버릇 처럼 하셧던 당신이 원하는 자리에 고이 모셔놓았습니다. 참 인정도 많고 바보같고 외로웠던 당신입니다.
나의 동생들 친구들 형 , 누나들이 당신을 마지막 가는 길에 찾아뵈서 든든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아니 든든하실겁니다. 언제한번이렇게많은사람들을보았겠습니까. 아파트에 혼자 계시다 누구라도 사람이 오면 그렇게 반가워하시고 손을 잡아주시던 당신.
사람의 손길이 너무 그립고 보고싶었던 당신을 생각하며.
이제는 손길조차 느낄수 없다는게 도저히 믿기지가 않습니다.
내가 지금 무슨말을 하는지는 아무것도 모르겟습니다.
이유없이 눈물이 계속 흐릅니다. 마음과 머리는 괜찮은데 , 좋은데 가셨을꺼라고 생각하는데. 왜 아빠 형은 괜찮은데 난 눈물을 흘릴까요. 함창 오사리에 당당히 기 한번 못펴고 사신 당신을 언젠가는 내가 최고로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꿈에라도 나와서 무슨 말이라도 듣고싶습니다. 당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그 말을 듣고싶습니다. 내가 혼자였다면 지금쯤 엄청 우울할것입니다. 고맙습니다. 나와 언제나 함께 해주는 사람들이.
나의 마음을 자신들 마음같이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그래서 나는 이런사람들이 너무 좋습니다. 사람들하고 있으면 항상 싱글벙글 웃음이 나옵니다.
나는 당신을 참 많이 닮았나봅니다.......
2009.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