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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리플들이 왜 대체 이렇게만 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쓴이님, 우연히 글을 보게 되었는데, 굉장히 님께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리플들이 너무 편파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다급함에(?)-님이 나중에 혹이라도 두고두고 후회핧 결정 내리실까봐- 만든지 오래 되어 다 까먹었던 아이디 비번 겨우 찾아 들어왔습니다.

사실, 다른 리플들이 전부 틀린 말이라 생각 된다기 보다는, 반대 성향을 띄는 의견들도 사실 꽤 있어줬어야 님께서 이리저리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싶어서요.

다른 분들께서 쉽게 간과해 버리시는 부분이 우선 있는 것 같아, 그것부터 적어 봅니다.

 

님께서 어머님께 효녀가 되고 싶어하고, 모든 것을 어머님 기준에 맞추고 싶어했고, 그 시점이 특히나 입양아라는 것을 알게 된 후라고 하셨습니다. 대부분의 입양아들이, 아무리 님께서는 별 방황 없이 그 시기를 넘겼다고는 하나, 본인의 입양 사실을 알았을 때 그럼 내가 친자식만큼 사랑받지 못 하진 않을까, 난 우리 엄마 아빠 무지 사랑하는데, 엄마 아빠한텐 내가 친자식이 아닌데, 혹시 내가 잘못하면 언젠가 버려질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잠재의식적인 공포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더 효자 효녀들이 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친자식인 형제 자매들과 같이 크게 될 경우에는 더 하지요. (글쓴이 케이스는 아닌 것 같습니다만) 입양아들이 입양 사실을 어중간한 시기에 알게 되면, 이런저런 심적 타격이 상당히 큽니다. 아무리 잠잠해 보이는 경우도, 내적타격이 없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냥 티내지 않는 것일 뿐이고, 그럴 경우 아이는 꽤 많은 욕구와 감정을 스스로 억압하고 살아가게 됩니다. 정말 그건, 남들이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많은 리플러들님...... 사랑 받는 딸이 되게 위해서, 그리고 친자식도 아닌데 키워준 부모 은혜에 부응하려고 어린 시절부터 마음 속으로 발버둥치는 게 '습관'이 되어버리는 게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보통 아이들은 부모의 사랑이 절대적인 것을 알고 크기 때문에 땡깡도 부려보고, 본인 힘든 일로 '방황'씩이나 해보고 그러는 것입니다. 하지만, 글쓴이는 그 보통 아이들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유복하게 컸어도, 거기 1%도 안 되게 존재하는 그 연이 끊길 수 있는 그 '가능성,' 그리고 평생 가지고 살았던 그에 대한 공포를 글쓴이는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지금 많은 리플 달으신 분들께서 오류를 범하시는 것은, 글쓴이가 입양아라는 전제를 붙여서 이런 저런 얘기하는 것은 못마땅해하시면서, "친자식도 아닌 것 데려다가 키워놨더니, 네가 은혜를 모르고 이러는구나, 정말 어이 없다" 라고 하시는 겁니다.

 

고마움을 아는 것과, 머리 다큰 성인이 자기 평생이 달린 결정을 하는 일은 구분이 되어야 합니다. 친부모든, 양부모든 배우자는 우선 본인이 택해야 하지요. 부모님은 조언을 해주시는 겁니다. 지금 글쓴이는 십대도, 십대를 막 벗어난 새내기 대학생도 아닙니다. 게다가 몇 년을 두고 배우자감을 만나본 듯 한데, 본인은 상대방을 보는 눈이 그렇게 없겠습니까. 심지어는 고생을 하기로 결정을 해도, 그게 자식의 결정이면, 우선은 그래도 쉬워 보이는 길로 밀어밀어 보다가, 정 안 되면, 지켜보면서 응원을 해주는 것이 부모고 또 가족입니다.

(사실, 아버지가 없이 자란 글쓴이가, 그래서 더 가부장적인 지금 애인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신 대목을 보고, 실은 생판 글쓴이 모르는 저도 걱정은 되었습니다. ^^ 아버지가 애인 고를 때, 참 이렇게 저렇게 많은 교훈을 주기 마련이지요, 여러분 많이들 아실 겁니다~. 좋으면 좋은대로, 난 이런 아빠 만나야지, 나쁘면 나쁜대로, 난 이런 특성 가진 남잔 절대 안 만나야지,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저것도 모델이 없어 놓으면 사실 보는 눈이 다른 사람보다 약간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하겠지요.. 또, 부정의 부재 속에 큰 분들이, 연애 시절에, 남편은 남편이고 아빠는 아빠라는 것을 곧잘 잊으시는 듯 합니다. 남편은 아빠를 대신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다 장단점이 있지만서도, 가부장적인 남자만나서 살아보니 행복하다는 여자는 제가 '아직'은 보질 못 한 것 같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잖아요~. 여자가 할 수 있는 일도, 해야할 일도 많은 세상에서 가부장적인 사고 자체가 퇴보의 물결에 퐁당 빠지는 길입니다. 어쨌든 제 논점은 이게 아니고..본론으로 다시 돌아갈께요~.)

 

하여간, 효도하려고 님 인생사에 중요한 결정을 어머니 때문에 좌지우지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님이 친자식이든 아니든,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친자식들도 부모님들께서 반대하는 결혼 곧잘 합니다. 친부모님 반응 물론 똑같지요, 님 어머님이랑. 하지만, 님은 어머님께서 안 보실 듯 나오시니까 무지 겁나시는 거잖아요. 님은 '입양아'니까. 서운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리고 지금까지 마음 속으로 그렇게 발악하며 나름 '기특한' 딸로 살아왔는데, 지금까진 잘 해온 듯 한데, 그렇지만 그게 쉽진 않았는데, 과연 결혼까지 엄마 기준에 맞춰서 '기특한' 딸로 남기 위해 또 내 의견, 내 욕구 접어야 하나, 이런 의구심 드는 거잖아요... 만약에 지금 만나시는 남자분이랑 헤어지고 나중에 어머님께서 구해주신 남자랑 살았는데 행복하지 않다, 그럼 평생 어머님 원망하면서 살 수 없잖아요. 만약에 님께서 신중하게 택한 남자인데 행복하지 않다면, 적어도 내 선택이었으니까, 하면서 누구 원망할 것도 없고, 자기 선택에 책임을 지는 마음으로 살 수는 있지요, 적어도. 많이 심사숙고 하신 것일테니, 뭐 후회도 없으실 테고요. 

만약 님이 똑같은 질문을 외국인 계시판에 했으면 과연 답변이 부모말 들어라 밖에 없었을지 의문입니다. 외국에는 입양아들이 더 많거든요. 은혜 갚는 차원에서 서른 안팎 처자한테 몇년 간 확인한 사랑 저버리고 부모말 들으랄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하네요.. 있어도 인간적으로 반이 넘으면 그건 이상한 것 아닐까요?

 

무엇보다, 님께서 제 눈앞에 있으면 그냥 꼬옥 한번 안아드리고 싶어요. 그간 본인도 모르게 고생 많이 하셨다고.. :)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말씀 드리고 싶어요. 님 행복하게 사는 게 효도에요. 대부분의 부모님은 그러면 결국 용서해 주세요. 그리고 진짜 부모 자식은 안 끊겨요. 끊는 척은 극단적은 케이스에 부모나 자식이나 종종 쓰는 고육지책이지만, 한쪽이 계속 끊임없이 가서 빌고 또 살랑대면 별 수 없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이 그래서 있는 거죠, 절대 또 악용되어서는 안 되는 말이기도 하지만요. 님 어머님은 친부모님 이상으로 님 사랑하고 계실 거에요. 그래서 연 절대 못 끊으실 거에요. 솔직히 삼십년 같이 살아왔음 친구 관계도 잘 안 끊깁니다. -_-; 이건 어디까지나 참고...

      

단, 부모님의 의견을 등지고 행동할 때는 그것에 관한 결과를 이백 삼백 프로 예상해보고, 최악을 감안하고 첫발을 딛으셔야 합니다. 이미 성인이시라, 사실 모든 선택을 할 때 이미 그런 자세가 익숙해져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님께서는 지금 특이한 경우시니까요.. :) 자식이 잘못된 선택으로 실패를 맛 볼 때, 그래서 아플 때, 부모 눈에서는 정말 피눈물이 나거든요. 머리 커서 선택은 본인이 해도, 잘못되서 아플 땐 같이 아프고, 잘 되서 좋을 때도 같이 좋고, 이런 거라서 그게 힘든 거거든요.. 하지만, 우리 다, 그러면서 크는 거잖아요. 불가피 하지요..

 

엄마의 결혼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다시 정리해서 들어보시고, 잘 생각해 보세요. 그래도 정~님의 '촉'이 옳다 싶으실 땐, 님께 사실 히든카드가 하나가 있습니다.

말씀드리기 주저는 되지만 그래도 드릴께요. -_-;

다른 부모님 자식들이 맘에 안 드는 결혼할 때 본다 안 본다, 다 그러는 거 많이 봤고, 그렇게들 하시는 마음 이해도 되지만, 난 엄마가 그러면 혹시 내가 엄마 친딸 아니라서 엄마가 이렇게 쉽게 안 본다고 하는 건가 싶어서, 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난 죽어도 엄마랑 뭐랑 바꿀 수가 없는데, 세상 다 준대도 못 하는데, 엄만 어떻게 나한테 이러시냐고... 엄마가 나한테 아무리 몹쓸 짓을 해도, 난 엄마한테 안 보고 살잔 말은 못 할 것 같다고...나 그 사람이랑 헤어지면 죽을 것 같아서 이러는 거라고, 엄만 내가 설사 죽는대도 그냥 엄마한테 순응하는 딸로만 있다 가면 좋겠냐고..... 라고 하세요. 그리고 그렇다고 하시면서 말 들으라 하시면, 들으세요. 그리고 불행한 딸 연기 들어가셔야지요 뭐... 그 불행한 모습을 대부분의 부모님이 못 견디시는 부분입니다. 자식이 슬퍼하는 모습은 정말 가슴이 아리거든요. 장기전을 약간 생각 하셔야 겠지요 물론. 하지만, 어느 정도 해보았을 때 어머님께서 꿈쩍도 안 하신다... 이 때는 그냥 님께서 과감히 일을 치셔야 할 듯 싶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도 본인만 자기가 입양아인 걸 모르던 내 어릴 적 친구가 생각납니다. 참 밝은 아이었어요. 너무 천진하고요. 오빠둘에 막내딸이었는데, 사실 알고 보면 피한방울 안 섞인 식구들을 두고, 자기랑 못생긴 것만 닮아서 웃긴다며 큰 소리로 떠들곤 했는데.... 그래도 사랑받고 크고 있는 것이 너무 티나던 아이었습니다. 오빠들에게도, 엄마 아빠에게도. 엄마가 그 친구 엄마랑 아직도 종종 연락을 하시는데, 그 친구 없음 어쩔뻔 했는지 모른다고 아줌마가 맨날 그러신답니다. 너~무 효녀고 예쁘다고. 가끔 혼자 생각했었어요. 자기 입양안 줄 알고 더 유난히 효도하고 귀염부리고 그러면서 살지 않았나 이렇게...

 

글쓴님, 행복하세요... :) 세상에 쉬운 게 어디 있나요.

솔직히... 팔자도 좀 있는 것 같긴 한데요, ㅋㅋ... 분명 노력도 있답니다~. 행복하시려면 고생도 하시고 노력도 하셔야죠~.

힘내세요~. 꼭 힘내세요. 그리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님 인생 주인은 님이에요. 잊지 마세요~. 나중에 뭐가 되든 자기 손으로 힘들게 빚은 무언가가 가치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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