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이라는 것을 해본 것은 힘좋은 친구를 따라 무작정 우르르 떠났던 제주도 5박 7일이 유일한 경험이었드랬습니다.
(2007년 여름, 동네 친구 7명이서 함께한 제주도 일주)
당시(2006년 겨울)에 친구들끼리 동네에서 조촐한 술자리를 갖던 중 힘좋은 친구의 제안과 설레발 친구의 동조로 다음해에 어느덧 제주도에 가있었죠.
여하튼 그 경험은 매우 유익했고 기억에 오래도록 생생히 남으며 즐거운 시간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이유와 인터넷에서 '정태준'이라는 분의 자전거 여행기에 꽂혀 자전거여행으로 호주 생활을 마감하리라는 다짐을 하고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통보하기 시작했습니다.
" 여러분 나 이곳 브리즈번에서 시드니까지 자전거 타고 가겠소."
돌아온 답은
" 미친놈"
그 말은 나에게 오히려 자극제였고 꼭 가야만 하겠구나하는 결심을 하게 해준 말이었습니다.
미쳤다며 말리던 친구 마카오 역시 가지말라며 말리다가 익명의 지인의 충고로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해서 시작된 마카오와 송곳니의 자전거여행!
출발 전 날 호주에서 생활하던 살림살이를 한국으로 택배로 보낸 뒤 마카오의 집에 모입니다.
여행 중 고기라는 걸 언제 구경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에 마지막 만찬이라고나 할까.
마카오와 난 신나게 마지막 밤을 놀았는데...
일어나 보니 준비를 전혀 하지 아니 했던게지요. ㅎ
당초 출발 예정시각은 8시였는데 훨씬 늦어져버려서는 대략 출발이 가능했던 시각은 11시를 넘긴 후.
그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는 자전거 뒤에 짐칸과 짐을 묶으려던 끈이 너무 짧았던겁니다.
(자전거 여행을 하시려는 여러분 탄력있는 끈을 여러 개 미리 준비하시어요^^)
(출발 당시의 짐은 거대하기 짝이 없었다....)
애초에 여행 경로에 대한 토의없이 각자 어디로 가려고 준비했던 터라 우습게도 서로 시드니까지 향하는 루트가 달랐습니다.
난 내륙도로, 마카오는 해안도로.
그렇지만 우리는 너무도 무대뽀...합의없이 일단 출발합니다.
내 마음 속의 오늘의 목적지는 JIMBOOMBA라는 작은도시!
자전거 여행이라는 것에 적응도 못한 상태였고 준비없는 출발이었기에 정신없이 페달을 밟기만 합니다.
출발시각이 워낙 늦었기에 어느덧 점심시각이라 도로 주변의 패스트푸드 점에서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하고는 화이팅을 외칩니다.
(분명히 화이팅을 외치고 있는 모습! 누가 뭐래도!)
마카오와 나의 자전거들은 쉼없이 체인이탈을 일삼았고 보슬비지만 비도내렸으며 심지어 고속도로 진입로에서 마카오 차량의 페달이 빠지는 불상사가 발생!
시작부터의 좌절...절망적인 순간이었죠.
고치려고 용쓰다 Wrench를 구입했으나, 고치려는 시도를 해본 결과 페달의 볼트부분이 빠가(정식용어를 모르겠네요...군대 일식 용어)나 있었드랬습니다.
어쩔 수 없이 고속도로에서 내려 나름 큰 도시 Logan에서 자전거를 고치고 가기로 합의합니다.
(Logan 진입로)
Logan에서 자전거방을 찾아다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우여곡절 끝에 자전거가게에 도착하게 됩니다.
자전거 가게에 가서 Brisbane에서 Sydney로 자전거 여행 중인데 페달이 고장나버렸다는 사정 얘기를 했더니 페달을 다른 것으로 공짜로 교체해줬고 자신도 좀 더 젊을 때 해본 일이라며 조심하라는 격려도 해주셨다.(고장 나지 않은 내 것도 체크해주신 아저씨~ 고마워요 아저씨 ㅠㅠ)
상호 : PLAINS BICYCLES
(2/65 Grand Plaza Dr, Browns Plains QLD 4118 - (07) 3806 6699)
(고장난 것은 아니었지만 혹시 모를 만약을 위한 아저씨의 배려)
(마카오와 주인 아저씨)
현재 Brisbane에 거주 중이신 여러분 저 자전거가게 많이 사랑해주세요.
자전거 수리 후 다시 Highway에 진입한 무렵이 5시였다. 도로 옆으로 모텔을 발견하고는 들어가서 쉬고싶었지만 5시는 너무도 이른 시각이라 생각되었고 아무리 첫 날이지만 너무 조금 밖에 달리지 못했기에 다음 도시까지만 달리자고 서로를 독려하며 출발....
30분 후에 해가 종적을 감추고
달려도 달려도 보이는 불빛은 차들 뿐.
시계가 8시를 향해가던 무렵에 호주의 대표적 할인체인점 Woolworths에 들러서 간단한 요기를 하기로 합니다.(호주는 대형마트체인 시장을 Cloes와 Woolworths가 양분하고 있습니다.)
유통기한의 마지막에 와있는 빵과 우유 그리고 내일 아침용 컵라면을 구입해서는 입구에서 순식간에 처리하고 라면을 싸서 다시 출발!
(한국에서라면 간식으로나 먹을 사이즈의 컵라면)
달려도 달려도 보이지 않는 목적지...어두운 도로...알 수없는 동물 들의 울음소리, 바스락거림, 씽씽달리는 트럭을 뒤로하고 9시 무렵 JIMBOOMBA가 나타납니다.
(JIMBOOMBA 표지판을 발견하고 신난 마카오)
너무도 간절했던 목적지인지라 이제는 짐을 풀고 쉴 수 있으려니 했지요.
그러나...JIMBOOMBA는 구글지도에서 느꼈 것과는 달리 촌이었습니다.
있는 편의시설은 주유소 겸 편의점.
너무 지쳤던 우리는 편의점 직원에서 구석에서 해뜰때까지만 좀 버티면 아니되겠냐 물었지만 단칼에 거절당하고 ㅎ
어쩔 수 없이 브리즈번 씨티에서 단잠을 자던 진주청년에게 SOS를 청했습니다.
"JIMBOOMBA에서 가장 가까운 호텔은 어디뭬요?"
"20km만 가면 호텔이 두군데가 있소"
친구의 말만 믿고 무작정 출발했으나, 2시간 넘게 소비해서 도착했던 두 숙소 모두 문을 닫은지 오래였드랬죠.
어쩔 수 없이 도로표지판에 출발부터 계속 보이는 Beaudesert라는 곳까지 달리기로 합니다.
(Beaudesert 표지판)
(Beaudesert 도착 기념 샷. 송곳니)
(Beaudesert 도착 기념 샷. 마카오)
1시를 넘기고 Beaudesert에 도착하지만 몸이 이미 너무도 만신창이였기에 숙소를 구하지 못하면 맥도날드에서라도 쉬기로 하고 눈에 띄는 모텔부터 찾아갔지만 역시나 문이 굳건히 닫힌상태, 절망했지만 맥도날드가 있기에 바람은 피할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러나 맥도날드 역시 Take out만(호주에서는 Take away라고 하더군요) 가능한 상태.
고픈 배라도 달래려 자전거를 파킹하려는데 금요일 밤이었던지라 술에 쩔은 젊은이 행렬이 다가서며 말을 겁니다.
f**k, f**k 섞어가며 말하길래, 욕 섞어가며 몇 마디 나누다보니 그놈들이 'Night bell service'라는 걸 언급하길래 햄버거만 먹고 후딱먹고 아까 갔던 모텔에 가봤더니...벨은 무슨...(담에 걸리지 마라 콩만한 자슥들...)
주정뱅이 말을 믿었던 우리가 한심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만큼 절박했기에...
밤새 달려야하나 하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애써 웃으며 페달을 굴러 영업 중인 숙소를 낀 Pub을 발견하고는 사정사정해보니 방이 남아있어 다행히 머무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호주에는 호텔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숙소들이 많은데 실상은 주류판매를위해 억지로 명목만 유지할 뿐 실제 숙소를 제공하는 호텔은 드뭅니다. 주로 일본으로표현하자면 빠찡코같은 오락기구와 포켓볼을 즐길 수 있는 Pub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한국의 개념과는 달리 모텔이 호텔보다 고급인 숙소가 더 많았습니다. 모텔은 대부분 별 3.5라고 써붙여져있는데 반해 호텔이라고 적힌 펍들의 경우에는 별을 표시해두지도 않고 실상 묵었을 때 Backpacpers와 같은 느낌의 숙소입니다.)
하루 종일 제대로 풀리는 일이 없는 일정이자 자전거 여행을 첫날밤은 새벽 2시 30분경이었습니다. 이름이 호텔이었기에 가격걱정이 됐지만 너무도 피곤했기에 정신없이 잠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내일은 해지면 무조건 숙박하리라는 다짐과 함께.
당일이동거리 : 45km(자전거수리를 위한 길 제외)
당일이동시간 : 15h (도로 위에서 보낸 시간)
총 이동거리 : 45k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