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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인가 봐요! 결혼하니 너무 힘드네요

우울해 |2009.12.09 15:41
조회 2,512 |추천 0

댓글 감사히 잘 보았어요

신랑하고 어제 술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눈치가 좀 보였던지 계속 집안일 도와주더라구요

눈 마주치면 괜히 미안해 하고, 저도 미안해서 사다놓은 쭈꾸미 볶아서 도시락 준비 해 놓았구요

다 마음먹기 나름인데 30년 따로 살아온 사람이 합쳐진건데 저도 너무 제 생각만 한거 같아요

멀어도 출근도 도와주고 본인 힘들어도 제 생각 많이 해주는 신랑인데 제가 이기적으로만 군거 같아요

제 자신 반성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외로움 타시는 분들이 많구나 생각도 들었고 위안도 되었어요

앞으로 메신져라도 켜놓고 저녁엔 전화 문자라도 자주 한다고 본인이 너무 신경쓰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네요

신랑이 저보다 연하다 보니 아무리 어른스레 굴어도 아이같은 성향이 있어요

저도 그런 부분 이해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살아보려고 합니다

어젠 신랑하고 저 위가 안좋아서 녹즙기 샀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생각만 하며 지낼께요

정말 걱정했는데 악플없이 좋은 댓글로만 대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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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4년을 했습니다

원래 연애할때도 그랬지만 워낙 자상한 스타일 이었습니다

항상 집에 바래다주는건 기본이었고 집 가까운곳에서 만나서 놀다가 집에까지 바래다 주고 제가 신랑 집 근처 가본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잘했다는건 아닙니다

장거리 연애에서 일년 365일을 만난건 아니지만 아프면 감기약 사다주고 인삼물 끓여주고 생일에 도시락 직접 만든 선물들 그래서 결혼하면 더 행복해질줄 알았습니다

 

집안이 넉넉하지 못했고 자식들이 많으니 제대로 신경써주지 못하는 부모에 둘째딸 학창시절에도 돈이 지긋 지긋하고 싫었고 힘들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후에 imf도 터져서 가려던 회사에서 불러주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년을 보냈고 그렇다고 집에 손벌리고 살지는 않았습니다

작은 돈이라도 열몇시간씩 아르바이트 하며 학원다니고 생활했습니다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 많다는거 알지만 직원 몇분 있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서 아침 8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들어가는게 기본이었지만 원래 직장 다니면 다 그런줄 알며 지냈고 월급이 작고 모아야 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돈도 모으지 못했고 20중반에 조금씩 모아 혼자 살아도 어렵진 않겠다 생각은 했습니다

 

결혼하기도 싫었고 결혼하면 내가 행복할까?

밤에는 불면증에 잠들기가 싫었고 매사에 부정적인 성격 결혼하면 행복해진다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더 결혼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집보다는 괜찮겠지..

신랑이 잘 챙겨주겠지 이런 마음이었나 봅니다

 

결혼전에 집이 구해져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결혼식 올린지 한달여 됩니다)

아침에 6시 30분에 일어나 신랑 도시락 챙겨서 출근하면 차를 3번은 갈아타 1시간 30분쯤 걸리는 직장에 출근하고 퇴근하기 무섭게 불꺼진 집에 들어가서 집안일을 시작합니다

신랑 지금도 자상합니다

음식물 버리는거 결혼생활하며 한번 한적 없습니다

설거지도 잘해주고 돈 허튼대 쓰는법도 없고 돈 생기면 저 다 가져다 줍니다

돈 버는게 저도 벌어봐서 아니까 힘든거 아니까 그런걸로 속상한것도 아닙니다

돈 많이 벌어다주면 좋겠지만 지금 같이 어려운때에 직장에 다녀주는것만으로도 고맙습니다

청소도 잘해주고 제가 힘들면 죽도 끓여주고 그러는 사람입니다

 

그런데도 가끔 신랑이 원망스럽습니다 복에 겨운 투정일까요?

 

불꺼진 집에 들어가는게 너무 싫습니다

친정하곤 두시간여 떨어진 곳에 삽니다, 친구들도 가까운 거리에는 아무도 살지 않네요

직장에서도 말할 사람이 없습니다

여직원이 저 혼자다 보니 음악 듣거나 하면서 외로움을 견딥니다

일이 많고 적음을 떠나서 외롭습니다

이생활도 오년이 넘다보니 입에 거미줄 쳐진지 너무 너무 오래입니다

 

결혼하면 그러지 않을줄 알았습니다

돈이 적어도 좋으니까 저녁에 식사 같이 하고 오붓하게 지내는게 제 작은 소원이었습니다

힘들고 가정형편이 어려웠어도 가족들이 많아서 덜 외로웠어요

밤에는 울기도 많이 울고 내가 정신병이 있나 그런 생각이 들어도 친구들 만날때 내색하기 무서웠습니다

그 없는 친구마져 떨어져 나갈까봐 두려워서 늘 밝은척 했습니다

어떤때는 이중인격자 같았고 그러면서도 그런걸 고칠수가 없었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우두커니 앉아 있다가 집안일 시작합니다

가족하고 살땐 몰랐는데 해야할 일이 너무 많네요

빨래도 설거지도 음식 만드는것도 외식할 돈도 없지만 외식하는거 싫어하고 신랑 도시락도 싸야하니 항상 반찬 걱정 뿐이네요

예전에 책보던 시간에 음식하고 설거지 하고 방 치우고 빨래하고 그러면 10시 되어가고 11시 되어가고 들어옵니다

새벽에도 재택근무해야 하는 신랑은 저 혼자 자라고 하고 일해요

이게 나쁜다는건 아닌데 외롭습니다

옆에 있어주면 좋겠는데 그래서 저도 안자고 옆에 멀뚱히 있네요

이런 제가 바보라는거 알아요 근데 너무 힘드네요

 

돈 안써서 고맙지만 집안 경제에 전혀 관심이 없어요

연애때도 그래서 걱정이었는데 제가 잘못본게 아니었어요

전 월급에 맞쳐서 적금도 넣어야 하고 생활비도 챙겨야 하는데 통신비 고지서 출력 하나 하면 되는걸 열번을 말해야 그제서야 겨우 가져다 주네요

집안물품 알아보고 사야하는게 있어서 좀 알아봐달라 하면 함흥차사예요

닥달하는거 너무 싫은데 제가 뭐라고 하면 그제서야 알아봐 줍니다

잊어버리기 일쑤고 도무지 고쳐지질 않아요

 

그냥 저녁에 함께 밥먹고 싶어요

박봉이어도 좋은데 저는 그거 하나뿐인데 힘드네요

신랑이 받아오는 월급에서 교통비 빼고 식대 빼고 통신비 빼고 하면 월 100도 못가져오는데 대출도 갚아야 하고 머리가 지끈거립니다

늘 미안해 하는 신랑에게 이런 소리 하고 나면 제가 더 미안해지고 왜 그랬을까 자책하게 되요

지금도 내가 왜 회사를 다니나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들고 어느날은 집에 혼자 있는데 눈물만 나더라구요

토요일도 일나가고 일요일도 어쩔땐 하루종일 당직을 서요

그럼 전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 있다 밥먹고 있네요

친구들도 만나고 싶은데 결혼들 해서 주말에 시간내달라고 하기도 미안하고 회사 집 어느 한군데 가까운 친구들도 없네요

언니라도 만나고 싶어도 언니도 일하느라 바쁠거 같고 제가 바보같아요

 

정신과 가서 상담이라도 받아야 되나 싶어요

너무 힘드네요

결혼하면 괜찮아 질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힘들어 졌어요

넋두리 한거지만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따끔한 채찍질과 조언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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